일어나 걸으라
작성자명 [두하나]
댓글 0
날짜 2007.09.07
결혼하고부터 지금까지 무던히도 제 속을 아프게 하던 남편이
결국 오늘 한국땅을 떠나 영영 미국으로 가 버렸습니다.
그동안 혼자 손바닥만한 고시원에서 지내다
마지막 가는 길에 아무의 배웅도 받지 못하고 가야하는 남편이 안쓰러워
어젯밤 늦게 짐을 다 챙겨서 집으로 오라고,
단 하루도 살아보지 못한 집에 와서 한번이라도 편하게 자고 가라고,
라면만 먹고 살았다는 남편에게 따뜻한 아침밥이라도 먹고 가라고,
떠나가는 그 사람을 집으로 오라 했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하고 싶었고
많은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다 소용이 없다는 걸 알기에 할 말이 없습니다.
아침 비행기를 타야하는 남편을 공항터미널까지 배웅해주고
집으로 돌아와 오늘 말씀을 폅니다.
도대체 오늘은 무슨 말씀을 주시려나....
눈으로 아무리 말씀을 읽어도 무슨 얘기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이 앉은뱅이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구원받지 못한 우리 남편이 앉은뱅이란 말씀이십니까...
전혀 깨달음도 없이
말씀은 혀 끝에서만 맴돌고
머리 속으로는
하나님...기도하면 다 들어주신다고 하시더니
남편이 구원받고 돌아오길 그렇게 기도했는데
왜 그 사람은 돌아오질 않고 떠나야만 하는 거예요...
기도하면 다 들어주시는 거 맞나요....
그저 남편이 떠난 것이 너무나 슬픕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으로 이 날을 담담히 준비해왔으면서도
결국은 떠나버린것이 너무나 슬프기만 한 나 때문에 너무나 슬픕니다....
그렇게 이 사람의 영혼 구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면서...
결국 버려진 자의 마음으로 슬퍼하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 슬픕니다...
내가 얼마나 그 사람을 내려놓지 못했으면
하나님이 그 사람이 내 곁에 있지도 못하게
나를 떠나가게 하시는걸까...
내가 얼마나 안 되는 사람이면...
내가 얼마나 하나님만 바라보지 못했으면...
지혜롭지 못한 나 때문에 수고하는 우리 남편...
그런 내 모습에 또 마음이 아픕니다.
너무 안 되어지는 내 모습을 회개하고 다시 말씀을 봅니다.
갑자기 앉은뱅이는 우리 남편이 아니라 바로 저란 걸 깨닫게 해 주십니다.
나면서부터 불순종의 자녀로 태어난 내가
날마다 교회를 왔다 갔다 하며 하나님께 남편을 돌려 주세요...하고 구했던 것이
앉은뱅이가 날마다 성전 앞에서 먹을 것을 달라 구걸하는 그것과 별반 다름이 없다고 하십니다.
예수님만 바라보면 남편이 구원받고 돌아오지 않을까 했던 내가
무엇을 얻을까 하여 베드로와 요한을 바라보는 앉은뱅이와 같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남편이 떠나서 쓰러져 걸을 힘도 없는 나에게
일어나 걸으라 말씀하시고 내 손을 잡아 일으켜 주신다고 하십니다.
내 발목에 아무런 힘도 없지만 예수님이 내 발과 발목에 힘을 주시고
내가 일어나 걷고 뛰고 하나님을 찬송할 수 있게 힘 주신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앉은뱅이와 같았던 내가 사람들에게
나를 일으켜 세워주신 능력의 주님을 증거하며
그들로 인하여 심히 놀랍게 여기게 되기 원하신다 하십니다.
앉은뱅이인 나를 사랑해 주시고
일어나 걸을 수 있게 하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나는 힘이 하나도 없지만
나의 힘이 되어주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힘이 하나도 없는 저를
새로운 목장으로 가서 주님을 찬양하고 예배하고 나눌 수 있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저는 하나도 이해할 수 없고 알지도 못하지만
저를 위해 심히 놀라운 일을 예비해 놓으신 주님께서
저와 함께 써내려가실 성령행전을
신나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