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투며 성내는 부부라 해도...
작성자명 [김영순]
댓글 0
날짜 2007.08.11
잠 21:15~31
저는 이번에 베트남에서 9일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며칠있는 동안에,
떨어져 지내는 동안 잠시 잊어 버렸었던,
남편의 생활습관이나 일상적인 생각들과 다시 부딪혀야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으로만 부딪혔을 뿐,
외적인 부딪힘은 한번 뿐이었는데...
제가 물건을 고르며 흥정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옆에 있던 남편이 호치민은 버스가 7시에 끊어진다며 짜증을 냈습니다.
아마 평소에 쇼핑도 싫어하고,
또 날씨도 더워 땀은 비오듯 하는데, 제가 느긋하게 물건을 고르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르던 물건을 얼른 놓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일단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정류장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러나 사실 마음으로는 불평을 했습니다.
내가 저녁 7시에 버스 끊어지는 것을 알았나.
그리고 왜 젊었을 때 부터 그렇게 쇼핑을 싫어하는거야.
아무리 그래도 6개월만에 만났는데 짜증을 내다니...하며 점점 토라져 갔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에 그러고 있는 우리가 미련한 자라는 생각이 들어,
제가 먼저 왜 그 물건을 사려고 했는지 설명해 주며...말을 걸었습니다.
이번엔 이렇게 한번 밖에 다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다시 함께 있으면 아마 또 다툴겁니다.
이번에 한번만 다툰 것도,
서로의 믿음이 좋아져서라기 보다,
저희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어서,
서로 참았기 때문일 겁니다.
지난 날 저도 남편과 참 많이 다퉜습니다.
그리고 성도 많이 냈습니다.
지나치게 감성이 풍부했던 저에 비해,
남편의 감성은 평범 그 이하였고,
저는 그 감성을 채우고 싶어,
남편과 책 읽은 이야기도 하고, 영화도 가고, 그럴 듯한 곳에 가서 차도 마시고,
믿음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싶은데,
남편은 그렇게 넘치는 나의 감성을 오히려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았고..
그럴수록 저는 환상적인 사랑을 상상하며,
이 현실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가장으로 나와 아이들의 리더가 되어 주기를 바랬지만,
남편은 외아들로 귀하게 자라 못 하나도 제대로 박지 못했고,
성품이든 믿음이든 어떤 권위로든,
남편에게 성내는 나를 다스려 주기를 바랬지만 그러지도 못했고,
논리정연한 것을 좋아하는 저의 기대치에 비해,
말 주변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남편의 부족한 것만 나열하고,
그것을 손으로 꼽으며,
스스로와 다투고, 하나님과 다투고,
사건이 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남편에게 성을 내며 다퉜습니다.
오늘 다시 이렇게 남편에게 불평했던 것들을 나열하고 보니,
참 제가 대책 없이 교만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성이 풍부하지 않았던 남편 때문에,
세상의 좋아하던 연락을 끊을 수 있었고,
남편이 내가 바라는 만큼 가정의 리더가 되어 주지 못해서,
하나님을 더욱 붙잡을 수 있었고,
남편의 말 주변이 좋으면 우린 더욱 다퉜을텐데,
그나마 말 주변이 부족했기에 다툼이 빨리 끝나거나 아예 남편이 시작도 안했던 겁니다.
또 다시 함께 있으면 여진히 다투고 성을 내겠지만,
그래도 서로 삼키는 역할만 하다 인생이 끝나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을 만나는데,
서로 귀한 보배와 기름 같은 역할을 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남편의 부족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저의 허물과 죄를 이제라도 깨닫게,
저를 인도해 가시니 감사합니다.
얼마나 다투고 성을 냈으면 지금 이렇게 각자의 광야에서 혼자 지내게 하시는지...
그러나 떨어져 지내는 동안 서로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지혜로도, 명철로도, 모략으로도 당할 수 없는 주님께서,
서로에게 아주 합당한 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 숨막히게 하는 재주를(?) 가진,
저 같은 여자와 살아준 남편에게도 감사합니다.
앞으로,
남편을 보며 나의 악을 보고,
남편은 나를 통해 자신의 악을 보며,
서로에게 있는 악을 대속해 주는 우리 부부 되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