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벽력같이 갑자기 닥쳐 온 남편의 이혼 요구와 별거 사건 이후로
지난 3개월의 시간동안 저는 늘 진정한 회개에 목이 말라 있었습니다.
창자를 모두 뒤집어 놓을 정도로 속속들이 회개하고 싶은데,
입이 터지지 않고 말문이 열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 영혼 깊은 곳에서 강력한 아귀 힘으로 나를 꽉 조여 붙잡고 있는
자존심과 회피와 핑계와 교만과 가식의 질긴 뿌리들이 좀처럼 변하지 않아 괴로웠습니다.
자존심을 떼어내면 핑계가 더 강하게 나를 조이고,
회피를 걷어내면 교만과 가식이 쏜살같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말씀의 거울에 내 죄를 비춰보고 공동체에서 내 실상을 오픈해야 한다 하는데,
막상 오픈하려 하니 뼛속 깊은 내 죄의 시작이 어디부터인지 알 수조차 없어 힘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어디까지 오픈해야 합니까, 주여......
천 벌을 받을 수치스러운 죄 목록이 발 끝부터 머리 끝까지 온통 가득 차 있어
어디가 거룩한 말이 나오는 입이고 어디가 더러운 배설물이 나오는 항문인지 분간할 수 없을 지경이 되어
저녁마다 터져나오는 탄식과 눈물로 지쳐 잠이 들기 일쑤였고
다시 덧없는 하루 해가 떠올라 밀려가듯 회사에 출근하는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회개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아니, 회개를 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는 심정인데,
한 번 시작하면 삼박사일을 먹지도 자지도 않고 회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정작 마음만 가득할 뿐
실제적인 회개 기도는 단 한 단어도 입에서 내뱉을 수 없는 요상스러운 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이유가 뭘까? 예전에는 그토록 줄줄줄 잘도 읊어대던 기도 소리가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 이유.....
그저께는, 밤 기도를 드리면서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침대 위에서 엎어졌다 뒤집어졌다 굴렀다 앉았다 울다 한숨 쉬다를 반복했습니다.
미칠것 같은 심정이 되면 기도도 이렇게 하는구나 싶었고
우리들 교회에는 나보다 더 지독한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나처럼 우스꽝스러운 기도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제 풀에 지쳐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퇴근 길에 김양재 목사님 설교를 듣던 중 갑자기 죽은 첫 남편 생각이 났습니다.
불신 결혼이었습니다.
죄와 음란으로 똘똘 뭉친 인생이기에 그 중에서 뭐 하나를 고르기도 민망하지만,
가장 먼저 회개해야 할 첫 머리가 바로 하나님을 버리고 믿지 않는 사람과 내 멋대로 결혼한 것에 대한 회개임을 깨달았습니다.
결혼 후에도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내 멋대로 불신 결혼한 죄의 답은 남편의 죽음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세월이 20년 흘러서야 간신히 깨닫는 죄인입니다.
분명히 회개했다고 생각했고 몸서리쳐지는 죄값 (남편의 죽음과 20대에 과부가 된 것으로) 을 달게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진정한 회개가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회개한다고 하면서도 온갖 핑계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쉬지않고 둘러대면서 겉으로 회개하는 척했을 뿐입니다.
하나님이 깨닫게 하시는 자기 허물을 보게 될 때 죄에서 돌이키는 진정한 회개를 할 수 있음을 오늘 말씀을 통해서 확인시켜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갈급합니다. 목마릅니다.
회개 때문에.
내가 할 수 없고 내가 스스로 깨달을 수 없기 때문에.
이제 주님께서 꿀보다 더 달고 귀한 말씀을 통해 하나씩 내 죄과를 명명백백히 가르쳐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요상한 밤기도를 계속 드리겠습니다.
쉬지 않고 매일 뒤집어지고 엎어지고 구르고 앉았다가 또 울면서 잠이 들겠습니다.
죽는 날까지 다 세어도 모자랄 죄를 지닌 죄인이기에 죽기 직전까지 매일 이러다 잠이 들어도 말씀 보고 따라가며 하나님께서 깨닫게 하시는 회개를 하며 내 허물을 보겠습니다.
인도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