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라는 이름으로
작성자명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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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7.06
잠언 2장 16절~22절
아주 예전
예빈이가 제 딸이 되기 전
미혼모란 단어는
제겐 참 낮선 언어였습니다
왠지 부끄럽고
정결하지 못한 그런 단어로
제 안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예빈이의 생모는
스물 한 살 꽃같은 나이였지만
많은 미혼모들은 대개가 더 어린 나이였습니다
열 여섯
더 어린 미혼모는 열 셋
때론 아주 나이 많은 미혼모들
그녀들을 만나보기 전
그녀들에 대해 알기 전
저는 그렇게 생각했었지요
얼마나 철 없이 살았으면
얼마나 주변에 도울 이 없었으면
이 지경까지 왔을까 ? 하는 선입감이
제 안에 있었음을
입양하기 전에는 잘 몰랐습니다
뿌리를 모르는,
누구의 핏줄인지도 모르는,
근본도 모르는,
이런 철저하게 성경적이지 못한
뿌리깊은 유교 사상때문에
이 땅의 많은 여자들이 고통받아 왔음을 .
말도 안되는 칠거지악 때문에
내 안에도 그런 악한 관념들이
자리잡고 있었음을.........
제 딸을 만나면서
또한 많은 목회자 가정들이
입양을 통해
자기의 자녀들로 맞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그런 선입견을 회개할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제가 생각했던 영악한 아이들은
절대로 미혼모가 되지 않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열 달 내내
따가운 눈총과 주변의
곱지않은 시선들을 참아내면서
뱃 속의 자기 아이를
너끈히 혼자서 지켜냈을 그녀들
그리곤 자기 품을 기꺼이 떠나보내는 그 마음을
저는 감히 체휼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적어도 그들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눈과 마음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물론 미혼모가 된 것이 장한 일은 아닙니다
또한 잘 한 일이라고 두둔하는 건 더욱 아닙니다
하지만 기꺼이
여러가지 사연들과 선택 때문에
뱃속의 생명을 지켜준 그녀들에게
결코 돌 만을 던질수는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들도 어찌보면 피해자이고
우리 모두는 가해자일 수 있기에
아니.저는 오히려 수혜자일 수도 있기에......
정직한 자는 땅에 거하며
완전한 자는 땅에 남아있으리라는 ............21절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저는 요즘엔
미.혼.모.라 부르지 않고
어.린. 엄.마.라고 불리우는
그녀들이 떠올랐습니다
정직하게 이 땅에 거하며
자기 삶의 한 일부인 생명을 지켜내고 있을
많은 이 땅의 어린 엄마들을 생각했습니다
때론 낳아 한 달 만에
다른 가정으로 보낼 텐데도
기꺼이 자기 젖을 물려 초유를 먹이는 어린 엄마들......
저는 부끄럽게도
제 아이들을 모유로 키우지 못했습니다
가슴이 망가진다는 말도 안되는 그 당시의 여론 때문이었지요
저는 어쩜 그녀들보다 인생을
더 정직하지 못하게 살았습니다
완전하게 살고자
정직함을 버리면서
산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자기 삶에 최소한 정직했던
어린 엄마들을 통해
새로운 나라를
새로운 생명을
새로운 이름을 얻을 수 있었던 우리 아이들......
그래서 전 더욱
저희 아이에게도
입양은 아름다운 거라고
입양은 축복이라고 말해줄 수 있는 거겠지요
악인은 땅에서 끊어지겠고
궤휼한 자는 땅에서 뽑히리라.............22절
저는 이 구절 때문에 안심합니다
아니, 위로를 얻습니다
생명길...............19절
선한 자의 길..................20절
어린 엄마들이 기꺼이
그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감히 기도합니다
땅에서 끊어지지 않으며
땅에서 열매맺는 그런 삶으로 인도해달라고
그렇게 그네들을 축복해 달라고
생명길을 간다는 건
죽는 것보다 훨씬 어려우므로
혼자서
또 한 생명을 지켜준다는 건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기에
더운 여름 날
지리한 장마 비를 바라보면서
낳으면 보내야 하는 이별을 알면서도
기꺼이 출산을 앞두고 있을 어린 엄마들에게
미혼모라는 이름의
주홍글씨를 평생 달고 살아야 할
자기의 운명을 기꺼이 안으며
어린 생명들을 이 땅에 내어놓으려는 그녀들을 위해
죄스럽고
미안한 심경으로
악하고
궤휼한 자...........괴수인 제가
말로 다 할수 없는
애통함으로
오늘.
기도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