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를 사랑하신 어머니의 마음
작성자명 [박종열]
댓글 0
날짜 2007.07.03
2007-07-03 잠언 1:20-33 ‘며느리를 사랑하신 어머니의 마음’
20. 지혜가 길거리에서 부르며 광장에서 소리를 높이며
어제, 전철 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위 ‘잡상인’을 만났습니다.
부채를 파는 경증의 뇌성마비 장애우였는데, 간단히 장점을 설명하고는
무릎을 꿇더니 “선생님이여, 선생님이여! 이렇게 빌깨예,
다도 말고 하나만 팔아주이소. 부채 하나만예.....”
여기저기서 1000원짜리 지페를 꺼내고 있었습니다.
고향에 노모와 백일 된 아들을 두고 왔다는 딱한 사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인지상정이겠지만
무릎 꿇는 모습에서 느낀 또 하나의 생각은
그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마케팅의 전략으로 신선했다는 점입니다.
몇 년 전 어느 오리구이 전문점에서 까만 양복을 입은 남자 종업원이
방 안의 손님 앞에 무릎을 꿇고 절도 있는 말투로 주문을 받는 아이디어로
화제가 된 적이 있었고, 곧이어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테이블에 앉은 손님 앞에 무릎을 꿇고 주문 받는 매뉴얼을 도입했습니다.
이제 눈높이 선생님도 등장하고,
‘눈높이’라는 말은 마케팅 용어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전철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본 것인데
부채 하나 팔기 위해 무릎까지 꿇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릎을 꿇은 게 마케팅 전략이었다면 아이디어가 뛰어난 것이고
안고 태어난 장애가 준 겸손한 성품으로 그리 한 것이라면
그 사람에게 장애는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람은 눈높이를 맞춘 게 아니라 고객의 가슴에 머리를 조아려
감싸 안아주고 싶은 모성애, 인간애, 연민의 마음 등
고객의 가장 순수한 감정에 호소하여 지갑을 열게 만들었습니다.
31. 그러므로 자기 행위의 열매를 먹으며 자기 꾀에 배부르리라
그 장애우를 생각하며,
하나님 앞에 온전히 무릎 꿇지 못한 나
그렇다고 생업을 위해 자존심 죽이고 무릎 꿇지도 못한 나
내 꾀에 배불러 말씀에 갈급함이 없었던 나를 돌아볼 수 있었고
불순종의 열매를 먹고 사는 지금의 삶은 벌써 멸망했어야 함에도
아버지의 보살핌으로 과분한 축복의 열매를 허락받아
의로움의 금실로 짠 옷에 살진 염소를 대접받는
과분한 은혜의 삶을 살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글을 마치려는데 결려온 미국 사는 동생과의 통화에서
과거는 생생하지만 최근의 기억을 못하시는 치매 증세의 어머니가
교회에서 성도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에 아들이 하나 더 있는데
그 며느리가 얼마나 착한지 모른다는 자랑을 하시며
무척 행복해 하신다는 동생의 말을 들었습니다.
결혼 전에는 자신의 콤플렉스인 학벌 때문에 못마땅해 하시더니,
내가 우겨 결혼한 후에는 시집살이는커녕 우리 며느리 최고라며 칭찬하셨고
오히려 아들의 잘못을 엄히 꾸짖으시던 일이 생각나 목이 메입니다.
며느리를 사랑하신 어머니의 마음이야말로
그 사랑이 아들에게 전해지게 만드신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지혜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은 며느리는 그 아들을 사랑으로 섬겨
그 아들은 아직 되었다함이 없지만 말씀을 사모하며 자기 죄를 보게 되었고
감히 선한 열매를 소망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 세상의 학문에서 얻기 힘든 지혜를 허락하시어
아들을 구원으로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