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행위의 열매를 먹으며...
작성자명 [김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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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7.03
잠 1:20~33
지난 토요일,
딸과 함께 성령집회를 갔습니다.
그런데 화기애애하게 출발했던 분위기가,
그만 차 안에서 화기애매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저는 여름철 에어콘의 냉기를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서워합니다.
갑자기 그 냉기가 배 안으로 들어가면,
감기가 걸리든지, 배탈이 나던지, 머리가 멍해지기 때문에,
온도를 낮춰서 틀거나 서서히 온도를 높입니다.
그런데 날씨가 후덥지근하고 끈끈해서인지,
딸은 차에 오르자마자 에어콘을 강하게 틀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제가 옷을 좀 두껍게 입었으면 괜찮았을텐데,
그렇지 않았기에 참고있자니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에어콘 온도를 낮추라고 했더니,
어#46971;게 이 더위에 낮출 수 있느냐며,
자기가 운전을 할테니 저보고 뒷 좌석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딸의 말이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이런 대화는 이렇게 들으면 그냥 평범한 대화같지만,
사실 딸의 말은 제 약점을 찌르는 말이었습니다.
그 때는 이미 출발한 상태라,
그럴 수도 없었고,
또 함께 탈 때는 어지간해서 딸에게 운전대를 안 맡기기 때문에,
그 말은 엄마의 잔소리를 미리 막아버리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가끔 그렇게 직선적인 말을 하거나,
그 당시 상대방의 약점을 잘 알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행동이나 말을 하는 딸을 보면서 제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제가 남편에게 그렇게했기 때문입니다.
순하디 순한 남편의 말을 무시하거나,
약점을 잘 파악해서 꼼짝 못하게 하고,
나름대로 논리정연한 이론을 들이대고,
나도 적용 못하는 것을 왜 못하냐고 책망하고,
상대방을 배려해 주지 않고...또 지금 생각나지 않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저보다 훨씬 성격이 클하고 솔직 담백한 딸이지만,
가끔 딸의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지난 날 남편을 이겨 먹으려던 저를 보는 것 같아서 가슴이 뜨끔뜨끔합니다.
그래서 그 날도 딸에게,
그런 너를 보면,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위만 닮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어린 시절부터 큐티하는 엄마를 봐 왔기에,
딸도 고난이 오니까,
큐티 노트에 빽빽하게 기록하며 큐티를 하고,
예배에 열심히 참석하고,
기도 시간도 길어지고, 눈물로 기도하며,
어떻게해서라도 말씀에서 길을 찾으려 하고,
아침 금식도 했습니다.
오늘, 딸을 흉보고,
딸의 믿음을 칭찬해 주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자기 행위의 열매를 먹는다는 것을,
53년을 살아 온 지금 더욱 절절히 깨닫기 때문입니다.
내가 먹지 않았던 것은,
자식을 통해서라도 먹는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죄를 다 용서해 주셔서,
우리가 먹는 열매는 우리가 행한 것들 보다 아주 약하지만,
지금의 현실이,
지난 날 행위와 무관하다고 말 할 수 있는 인생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건강도,
물질도,
사람관계도,
자식도,
가정도,
그리고 지혜도, 믿음도,
모두 자기 행위의 열매를 먹는 겁니다.
부모가 어리석어 자식이 그 어리석음을 좋아하게 되고,
부모가 거만해서 자식이 거만한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당연히 기뻐하고,
부모가 지혜의 말씀들을 경휼히 여겨서 자식도 경휼이 여긴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말이 아닐 겁니다.
늘 지혜만 찾을 수 없는 인생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지혜를 멸시하는 것을 회개하고,
거만했던 것을 부끄러워하고,
미련한 것을 수치로 여기며,
지혜를 구하는...남은 인생 되기 원합니다.
지금도 내 사건의 걸거리에서,
이제 시작 되는 고난의 길머리에서,
이미 다 아는 광장에 있는 고난에서,
내가 거하는 공동체인 성중에서,
지혜를 구하는...남은 시간들이 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