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금요일
제목: 선한 목자
요한복음 10:1-21
나는 선한 목자라 나는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
마음이 무겁고 허허롭다.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은혜인 것이 그래야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오늘 말씀에서 선한 목자라는 주님의 음성이 잔잔하게 내 마음을 울리며 위로가 시작된다. 선한 목자 되신 나의 주님, 나를 잘 아시는 주님, 나도 주님을 안다.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리신 분, 또 앞으로도 버리실 분... 그렇게 나를 사랑하심에 또 감격한다.
요즘, 허둥대는 게 내 일상이다. 하루 종일 동동거렸더니 맥이 풀리면서 오는 허허로움...무능감에서 오는 무거움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인정하면서 왔지만 내 한계에 부딪히면 막막함이 먼저고 의존할 대상을 찾느라 두리번거린다. 그때는 주님의 음성을 못 듣는다. 내 한계와 내 상황 속에 묻혀서 보지도 듣지도 못 한다.
나는 책임지기를 싫어한다. 그게 두렵고 무섭다. 내가, 내가.... 를 때때로 독립적으로 외치고는 있지만 내가 선두에 나서는 건 두렵다. 책임지는 상황은 피하고 싶어 한다. 남편 뒤에 숨어있는 게 좋고, 내 것에 대한 선택은 가볍고 즐겁게 하지만 다수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의 선택에 있어서는 주저하고 내가 결정하는 것에 부담감이 드니까 자꾸만 물으며 가고 싶어 한다. 상대에게는 그게 배려고 존중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나의 회피다. 두려움에 대한 회피다.
나는 다수 가운데 묻혀있는 게 더 익숙하고 편하다. 그러면서도 내가 눈치를 많이 보고 있으며 그렇게 에너지를 많이 쓰는구나를 알게 된 것도 요 근래다. 내 멋을 즐기는 건 내 공간과 내 영역에서만이다. 거기서 조금만 벗어나도 상대의 반응에 내 에너지가 쓰인다. 나의 의존성... 그렇기에 내 주변에는 나를 돕는 사람들이 많다. 또 그렇기 때문에 나도 돕는 게 익숙하다. 나의 단점이 결국 나의 장점이기도 한 것 같다. 나의 의존적인 경향은 예수 그리스도, 나의 선한 목자를 분명하게 알아봤다. 가장 큰 단점이 가장 큰 장점이 된 거다. 사람을 기대고 기대고 기대면 기댈수록 또 뚫리는 마음의 구멍들, 한쪽 부분은 성장하지 못하고 멈추는 것 같은데 선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내게 생명을 선물하신다. 생명은 자라고 변화하고 열매 맺게 하고, 만족하게 한다. 그래서 기쁨이다.
나 같은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리시는 가장 선한 목자 되신 주님, 나는 그 주님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내 목숨이 중하고 귀해서 벌벌 떨고만 있는 삯꾼이다. 내 기억에 한 번도 죽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죽겠거니 하면 피하고 죽겠거니 하면 도망치고, 죽은 척 숨만 죽이고 있었지 죽지를 못했다. 그래서 생명을 못 낳았다. 나는 자각을 잘 한다. 그 자각도 여기까지만이다. 그래서 슬프다. 적용까지 못가는 나의 한계....
어제 동료와 미팅을 하면서, 나의 모습을 또 한 번 봤다. 간이 작다. 배포가 없다. 그것에 만족스러워하며 살고 있어서인지 그 부분을 못보고 살았는데 거울에 비춰진 나는 상대의 마음을 안 상하게 하려고 애쓰는 나였다. 애교라고도 하겠지만 남편에게도 아양을 떨며 살살거리고, 엄마 아빠에게도 그랬다. 또 동료들에게도 그런다. 내가 맞춰주는 것에서 내 것을 더 찾아가는 균형 잡기를 하고는 있지만 나는 거기서도 내가 죽을까 봐 그렇게 맞춰가는 것 같다. 그렇게 나를 만들어왔다.
한 번이라도 죽는 적용을 해봤더라면.... 예전에 무서운 놀이기구를 엉겁결에 용기를 내서 탄 적이 있는데 그때, 정말 나는 죽기를 무서워하는구나를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 무서운 상황에서도 살아야 했기에 그래 죽으면 죽으리라! 하는 마음으로 일부러 편안하게 만들어가니 순간, 좀 수월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역시도 죽는 적용이라기보다는 그렇게 하면 내가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그렇게 한 적용이었지 정말 죽는 적용은 아니었다. 나는 높이뛰기도 못했다. 뛰어넘지 못했을 때 그 막대에 걸려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었다. 몇 번이나 독려 받으며 시도는 해봤지만 일껏 달리다가도 그 앞에만 서면 딱 멈춰 서서 넘어가지 못했다. 될 것도 같은데도 안 되는 그 경험, 꼭 지금 같다.
♡ 선한 목자 되신 나의 주님, 주님이 나를 알고 내가 주님을 알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자각에서 그치지 않고 적용으로 이어지게 하소서. 이제 나도 죽어지게 하소서. 생명 낳게 하소서. 주님의 음성 듣고 반응하게 하시고, 듣고 안심하며 따르게 하소서. 책임지는 두려움에서 주께 맡기는 믿음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