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하고 불의한 나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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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6.23
2007-06-23 시편 43:1- 43:5 ‘간사하고 불의한 나’
며칠 전 한 때 동업 관계였던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내용증명을 보냈으니 그리 알라는 일방적인 통보에
순진한 사람, 싸움을 걸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알려주나?
어제 집배원의 전화를 받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그 사람은 내 주소를 정확히 몰라 ‘00동 00빌라 박종열’이라 적고
그 밑에 내 휴대폰 번호를 적었던 것인데 나는 집배원의 전화를
간단히 따돌렸습니다. 나 사는 곳 알려줄 수 없다고....
3년 전, 어떤 회사에 들어가 추진하던 사업이 있었는데
그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중단될 상황에 처하자, 경쟁업체 대표였던 그가
자기 선배가 장으로 있는 모 정부 기관에서 ‘000 사업 자금’을 받아
그 돈을 종잣돈으로 하여 동업을 하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그 자금은 조건이 좋아 누구나 선망하는 소위 ‘눈 먼 돈’이었습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기에 심혈을 기울인 사업 계획서를 건네기 직전,
자금 수령 후 사전 합의된 내 몫에서 정산하기로 약속하고
목돈을 받아 그 사업에 관계된 교회의 지체 한 분을 도와주었는데
그 기관장이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지원 업체 선정 심사에서 탈락하자
그 돈에 대한 반환 요구가 시작되었고 결국 송사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내 노력은 무시하고 돈을 돌려달라는 그를 불의한 사람이라 단정 짓고
나는 법적, 도의적으로 떳떳하니 송사를 벌이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며
그의 요구를 무시하면서도 내용증명 수취를 거부한 게 찔리던 차에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명색이 동업자인데 사는 곳도 ‘00동 00빌라’밖에 모르는 건
이런 저런 이유로 주민등록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사업계획서를 내놓기 전에 신뢰를 주어 돈도 미리 챙겼습니다.
일이 잘못되니 가끔 전화하면 바쁘다고만 할 뿐 잘 만나주지도 않습니다.
불의한 사람이라고 생각되는데, 더 화나는 건 평소 사무실에서
늘 성경을 보며 경건한 사람으로 행세를 했다는 점입니다.
원만히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내용증명을 보내고 받아달라는 뜻으로
미리 전화도 했는데 고의로 수신을 거부했습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릅니다.
‘예수 믿는 놈들은 다 그래’ 욕이 절로 나옵니다.
나는 법적으로 그 사람보다 하자가 많음을 압니다.
내가 그 돈을 안 썼어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알면서 돌이키지 못해 주님의 빛과 진리를 가리고 있습니다.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내 것도 아닌 불의한 돈을 내놓기 싫어
한 영혼의 구원을 막고 있을 뿐 아니라
‘믿음’을 이기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요예배 강사로 오셨던 유해석 선교사님의 말씀,
‘한국 그리스도인은 이기적’이라는 꾸짖음이 나를 향해 날아옵니다.
간사하고 불의한 나를 회개합니다.
깨달았으니 돌이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