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10편
아들놈 데리고 목욕탕 가는 꿈은
딸기 아빠들의 숙원 사업입니다.
옛날엔 대중 목욕 탕 이 마을에
하나 밖에 없었고 일 년에 딱 두 번 갔습니다.
40년 전처럼 어머니 성화에 못 이겨
울 아버지 손잡고 단지 내 사우나를 갔습니다.
-
벌써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이 많아서
헬스클럽도 목욕탕도 한산했습니다.
샴푸에 면도질은 굴곡이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초벌 비누칠을 하고 세신을 하는데
밀어 도 밀어도 떼가 많이 나옵니다.
-
올해 82세 되신 아버지의 육체는 영양분이
다 빠지고 검은 버섯이 온 몸에 피어있었습니다.
엉덩이부터 사타구니 쪽은 욕창이 진행되기 직전입니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내가 미쳤습니다.
-
울 아버지하고 밥도 같이 안 먹는 놈이
아버지를 덥석 껴안아 드렸습니다.
아버지 아파요?
아니, 시원해.
이제 보니 제가 울 아버지를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
저는 목욕탕 가면 비누칠 한번 하고 나옵니다.
어지간 만하면 탕에도 들어가지 않고
목욕을 끝내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은
사지 육신이 멀쩡한 놈이 다른 사람에게 몸을 맡긴답니다.
-
이발소 아저씨에게 아버지를 소개하고
칡즙 하나를 시켰습니다.
그 옛날 울 아버지 따라 욕 간에 갔을 때처럼
2000원의 행복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집에 들어오다가 아버지께 물었습니다.
아버지, 저 낳기를 잘했지요?
믿음과 도덕성이 내게 더 이상 안전보장을 해주지 않을 때
하나님이 얼굴을 가리셨으니 영원히 보지 아니하시리라며
하나님이 없는 것처럼 내 멋대로 산 죄를 용서하옵소서.
연약한 자들의 보호자가 되어 주시지만
스스로 군림하려고 하는 횡포 자들을
용납 치 않으시는 주님,
당신이 내 인생의 목표이기에
오늘도 거룩을 지키며 살게 도와주옵소서.
2013. 2.9.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