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의 여왕
작성자명 [이민영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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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6.19
요셉은 두 아들을 야곱에게 데리고 나가 축복을 받습니다.
아버지의 전 생애가 하나님의 신비하신 인도하심이라는
고백을 들으며 순간 흐뭇합니다.
노예로 팔려갔던 자신이 애굽의 총리가 되어서
아버지를 부양하고 있고..
아들을 둘이나 데리고 찾아 왔으니... 므흣^^
그런데..순간..
요셉은 야곱이 손을 어긋맞게 얹은 것을 보고 마음에 안들어 합니다.
그러지 마세요...므낫세가 장자라니까요.
오른 손을 얘한테 얹으셔야죠!
No, my father, this one is the firstborn; put your right hand on his head.
강한 부정... 확인.... 명령.... 아버지에게 이런 심한 말을…
그래도 아버지는 나도 안다 내 아들아 나도 안다 하시며
꾸중하시지도 않고 요셉을 축복하십니다.
왠지 제게 낯이 익은 대화투라서 눈길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세 딸 중 둘째 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귀여워해주시는 아버지께
대학 들어가서 부터는
왜 이렇게 세상 물정 모르시냐고...
그러니까 사기 당하셨죠..
생활력이 강하시지만 아버지 뒷바라지 하는 어머니께
힘들게 번 돈 전부 아버지 사업에 대지 말고
적당히 꿍쳐 두었으면 집이라도 여러 채 샀겠다..
어쩜 그렇게 재테크를 못하시냐...
시어머니 노릇 하시는 할머니께는
왜 이렇게 엄마를 미워하시냐...
엄마가 못하는 게 뭐냐...
할머니 너무 하신다...
할 말 못할 말 다 하면서
집안에 재판관 노릇 혼자 다 했습니다.
엄마 아빠처럼 살지 않을 거라고.. 시어머니 절대 안 모실 거라고..
결심했었습니다.
그래도 부모님은 늘 저를 믿어 주셨습니다.
저 애가 하나님을 믿는 애야. 얼마나 착한데... 하시며..
가난한 가정에서 공부 열심히 해서 원하시는 학교 들어가
부모님 체면 세워 드렸지...
부모님 전도했지...
부부 싸움 하실 때마다 화해시키지...
할머니 돌아가실 때 회개기도, 예수님 영접기도 시켰지...
어느 부자 친척 집에 가도 기죽지 않고 잘 놀고 어른들께 칭찬 받아서
부모 체면 살려주지...
믿음 좋은 신랑 만나서 결혼했지…
와우, 진짜 요셉 같습니다.
(잘난 체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또 대학 1학년 때부터 믿음의 배우자를 위한 기도를 심기 시작,,
6년 만에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그도 새벽기도 다니며 배우자 기도 했다고 합니다.
결혼 후에 과연 저의 믿음대로..(?)
지하 전셋집에서 2년마다 집을 옮겨 지금은 집이 몇 채,
게다가 남편의 전도로 시어머니가 교회에 나오시고
어머니의 구원의 열정으로
10남매 모두가 교회로 인도되었고
이만하면 저 시집 잘 온 것 같았습니다.
아이도 셋이나 낳아서 얼굴 안 찡그리고 열심히 키웠습니다.
업고 안고, 밀며 끌며.. 저 혼자 연극, 박물관, 과학관, 미술관, 일본, 캐나다....등등
안 다닌 데 없이 데리고 다녔고
잘 길러 보려고 자격증까지 따서 직접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만하면 저 잘하는 것 아닙니까?
결정적으로 제가 잘난 체 한 것은...
큰형님이 사업하다 사채를 써서 어머니의 재산을 몽땅 날렸을 때,
어머니를 모시자 한 것도 저였고,
저희 집을 줄여서 어머니 집을 마련해 드리자 한 것도 저였습니다.
큰 형님은 유다가 되어 시골에서 조용히 지내시지만,
저는 요셉이 되어
강남에 살면서 왕생색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억울한 것은 정작 제 남편이
아무 것도 제 수고라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들 교회에 오니
제가 입 밖에 꺼낼 수 없었던
죽을 것 같았던 제 고난이
공동체 안에서 체휼되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첫 심방 때 생색 병 이라는 처방을 받았습니다.
부끄러움과 창피함 때문에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이 생색이라는 죄를
우리들 교회에 오기 전엔 전혀
전혀 몰랐기 때문입니다.
남편에게 너무나 인정을 못받다 보니
스스로 무가치하다는 자기 연민에 빠져
나도 이만하면 괜찮은 사람 아닌가?
자기 최면을 걸 듯 내 수고를 세어 보았었습니다.
남편 때문에 우울증이 걸렸다고 말했지만
사실 우울증과 열등감은 이미 이전부터 있어온 것이었습니다.
남편이라는 벽에 부딪히기 전에는 제 잘난 맛에 살다가
남편을 계기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표출된 것입니다.
결국 교만한 저의 또 다른 모습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어머니를 모시게 된 것도
저 혼자 있다가는 아이들 밥도 굶기고
자살이라도 하게 될까봐 무서워서
방어막으로 쓴 방법입니다.
어머니께 집을 구해드린 것도
어머니랑 계속 같이 살다가는 제가 진짜로 죽을 것 같아서…
한시바삐 처리한 일이었습니다.
내막이야 어쨌든 남편은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었습니다.
아내를 인정해 주거나 칭찬해주는 법을 모르는 우리 남편..
아무 대화도, 시간도, 정서적인 교통도,
감정의 나눔도 주지 않는 남편..
저는 13년 동안 고독의 감옥에서
질식사 당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아이들의 목도 조르고 있었습니다.
잔소리와 신경질과 공부와 학원으로….
급기야는 제 첫 번째 희생자인 큰 아이를
멀리 있는 대안학교로
피신시켜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리들 교회에 와서 말씀으로 제 인생이 해석되니
하나님이 제 교만함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남편을 수고케 하신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원초적 교만을 밟아줄 사람은 남편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면서 가장 무서워 하는 남편..
그런데도 아직도 마음에 들지 않아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저는 제 남편이 기쁘지 않습니다. 손이 어긋나셧어요.
제 머리가 아니라 남편 머리에 손을 얹으소서.
그가 변화되어야 합니다. 주님 그를 만나 주시고
그의 마음을 열어 주소서.”
하며 간구했는데,
주님은 허락지 않으시며
“나도 안다. 내 아들아. 나도 안다.”
하십니다.
“저 너무나 부족합니다. 세 아이들에게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아십니까?
저에게도 좀 나눠주라고 하십시오.
이 집안의 가장은 그가 아닙니까?” 할 때도
아버지가 허락지 않으시며
“나도 안다. 내 아들아. 나도 안다.”
“저는 우리들 교회에 와서 이렇게 죄도 잘 깨닫고
양육도 받고 이렇게 잘 대해주었는 데도
남편은 하나도 안 변합니다.
남편이 좀 내 변한 모습을 알게 해주세요.”
할 때도 아버지는 허락지 않으시고
‘나도 안다. 내 아들아. 나도 안다” 하십니다.
다 아신다는 말씀이
저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하나님은 제가 남편의 구원보다 남편을 통해
얻는 유익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아신다는 것입니다.
만일 그가 다정다감형이 된다면
행복에 겨워 멀리멀리 주님에게서 떠날 것을
아신다는 것입니다.
제게 돈이 있다면
사치하고 방종할 것을,
아신다는 것입니다.
또 주님은 제가 회개했다고 해도
진짜 회개하지 않은 것을,
여전히 교만한 것을
아신다는 것입니다.
변해야 할 것은
남편이 아니라 저란 것을…
아신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나를 “내 아들아”하고 불러주셨습니다.
요즘 제 남편은 더욱 더 침묵의 동굴로
깊이 들어가 버렸습니다.
제가 10개월 동안 우리들 교회에서 쌓은
내공을 간직하지 못하고
혈기로 쏟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그의 무시와 침묵의 시위를 통해 또다시 저의 죄를 봅니다.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저의 인격 장애..
좋았다 미웠다 내 멋대로인 감정적 사랑..
깔끔한 그를 괴롭히는 내 게으름...
준 만큼 받으려 하는 이기심..
하나님보다 남편을 더 사랑하는 우상 숭배…
인정 받으려는 욕심…
자녀를 나 혼자서 다 기른 듯 하는 교만...
남편을 내 멋대로 조종하려 하는 교만…
그가 믿음에서 떠났다고 정죄하고
은근히 무시하는 교만….
교회에 다니는 내가 옳다는 교만…
부모님을 무시했던 교만…
남편이 벌어다 준 돈을 하찮게 여기고
감사치 않았던 교만..
믿는 자의 흉내만 낼 뿐 오히려 불신자보다
더 지독하게 이익을 추구하고
율법주의에 매여서 옆의 믿는 사람들 질리게 만든 죄…
비록 아프지만
“옳소이다” 하게 하시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제 남편이 아니었다면
저의 죄를 결코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 남편을 보석으로 볼 수 있는
믿음의 눈을 열어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오늘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도 안다. 내 아들아. 나도 안다.
너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그러니 이제 적용해라.
말씀 듣고 깨달아 해석이 된 은혜와 믿음..
남편에게는 안주고 네게만 주었으니
먼저 받은 네가 지켜야 한다.
믿음과 순종의 영토는
저절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야.
칼과 활을 잘 사용하도록 훈련하여
홀로 영적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
말씀 앞에서 내 죄를 칼같이 적용하겠습니다.
쏘아버린 화살처럼 죄로 다시 돌이키지 않도록
행동을 바꾸겠습니다.
남편 앞에서 이제는 유다가 되어 입을 다물며
잠잠하며, 희생하며, 기다리며, 섬기며...
그의 마음에 들어가
생명의 구원을 위해 그를 설득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기까지,,
저의 죄를 회개하며
날마다 십자가의 적용을 하는
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저를 위해 울어 주시고 안아 주시는 박희경 목자님,
꿩 모자 벗겨 주시고 배 밖으로 꺼내 주시려 애쓰시는 김양재 목사님
사랑하고 감사드립니다.
목장 식구들 모두모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