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좋아!
작성자명 [안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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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6.14
오늘도
어제처럼
아름다운 침묵으로 다가오는 아침
한 잔의 커피를 사이에 두고 그 아름다운 침묵과 마주 앉아
나는 그 오래된 신성한 침묵의 숨결이
어디서 목련꽃처럼 눈부신 속살을 터뜨릴 것인지 숨 죽인채 오늘의 본문을 바라봅니다
인자는 머리 둘 곳도 없다
주님!
제가 여기 있나이다
이 빈한 몸위로 당신의 머리를 두고 이제는 편히 쉬소서!
그런 한 순간이지만 좀처럼 떠나지 않는 기도를 길어 올리며
야곱의 아들들과 딸 그리고 손자들을 거쳐 22년만에 이루어진 부자 상봉을 멍청하게
바라보는 나자신에게 스스로 퍼뜩 놀랍니다
구속사적인 한 가문의 피가 오늘날까지 내 속에서 흐른다면
나도 펑펑 울어야 하는데.........
야곱의 마음과 요셉의 마음을 안답시고 살아왔던 내 체휼 지수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아니 아예 거짓부렁이 체휼지수였을까?
사람이란 그런 것이야
내가 직접 그리 안되면 정말 모르는 것이야
그런데
그런데
왜 이리 야곱이 요셉을 끌어 안은 뒷소감으로
거침없이 내 뱉었던 고백은
딱정이 수억마리 살고 있는 이 무딘 가슴 도려내는가?
지금 죽어도 가하도다!!
이젠 여기서 이대로 죽어도 좋아!!
22년간
시도 때도 없이 바람만 숭숭 드나들던 야곱의 영혼켜켜로
사랑
사랑에 지나쳐
애물
애물
단지였던 요셉의 얼굴이 박차고 들어 올 때
내뱉는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어
그 한 마디에
수억 마리 딱정 벌레들은 온데 간데없이 사라지고
내 속 어디엔가도
이제껏
그 숨결을 기다렸다는듯
숨어 산
요셉과
야곱이 부등켜 안고 흐느끼네
둘이 그렇게 한 몸속에서 살았는데도
22년간
만나지 못한채
겉돌며 살아 왔단 말인가?
우리가 그 얼굴을 보니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하나님의 독생자의 영광이였더라
주님과 한 솥밥을 먹을 때는 몰랐다가 그 분과 아득히 헤어지고 난 후에야
기껏 알게 된 요한의 고백처럼
나역시
그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독생자의 얼굴과 목을 부등켜 안고 흐느낀 적 없어
내 영혼 야곱처럼
바람 숭숭 뚫린채 살아 오지는 않았을까?
내가
고작 안다고 안 예수는 짐승에 잡아먹혀 죽어 버린 요셉처럼 잊혀져 있던 예수는 아니였을까?
왜 이리
안보였던고?
날 위해
노예로
죄수로
온갖 고생 다한 요셉보다 더한 고생으로 우껴쌈당하시던 예수가 왜 안보였던고?
아아
나는 정녕코 끝간데 없는 소경이라
채색옷
눈망울 가득
밤새
우주적인 꿈을 싣고 와
아침이면
엄마 아빠 옷자락에 풀어놓던
요셉아!
요셉아!
나는 그렇게 내 아버지
내 어머니에게 요셉이였는데...........
아니
울 천상의 아빠에게도 정녕 그러했거늘
아빠야~
아빠야~
당신께서 육신을 입어 지상에 왔던 그 시절로 나를 돌이켜 줄 수 있다면
그래서
주님의 목 얼싸안고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독생자의 영광에 입 맞추며
펑펑 울 수만 있다면
아니
내 발을 사슴같이 당신 보좌로 끌어 올려
부활의 주를 부등켜 안고 펑펑 울 수만 있다면
나
편히 눈감을터인즉
국무총리가 된들
왕이 된들
통일이 된들
아빠없는 지상은 여전히 고아인 것을.................
역으로
아들들 없는 아빠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 인식과 깨달음의 주체인
진리와 은혜의 목덜미를
서로
부등켜 안고 펑펑 울 때까지는
죽을래야
죽을 수 없는
오래된 한이
일체의 언어를 잃어버리고
날마다
날마다
아름다운 침묵이란
아침으로 내게 다가오는 줄
이제사
눈으로 보는
나는
누구인가?
추신 - 오늘의 묵상은 진정 나로 인해 요셉처럼 온갖 수고를 다하신 남편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