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4년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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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6.10
2007-06-10 창세기 44:14-34 ‘AD 4년’
33 이제 주의 종으로 그 아이를 대신하여 머물러 있어 내 주의 종이
되게 하시고 그 아이는 그의 형제들과 함께 올려 보내소서
오늘 본문 유다의 말을 보면 설득력에 겸손함까지 갖추었을 뿐 아니라
형제에게 닥친 위기를 외면하지 않는 의리와 아비를 생각하는 지극한 효심으로
그에게 언제부터 저런 면이 있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내가 당하겠습니다’ 하고 희생을 자처하는 유다를 보면
두 자식을 먼저 보내며 그가 겪은 인생의 고난과 며느리와의 일로 당한 수치가
그를 구원으로 이끄는 축복의 통로가 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수치에 ‘그가 옳도다’의 고백을 하는 순간 그는 새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똑 같은 상황이 지금 펼쳐진다면 유다와 같이 나설 수 있을까?
학창 시절 또는 군 시절, 누군가 잘못을 저지르고 모른 체 할 때
범인을 찾으려는 사람과 한 사람 외에는 잘못이 없는 공동체 사이에
심리전을 동반한 잔인한 진실게임이 펼쳐집니다.
범인이 갈등하다가 나서야 할 때를 놓치면 공동체 전체가 기합을 받습니다.
훈련소 시절에는 한 사람이 싸 놓은 X을 하후생 전체가 나눠 먹은 기억도 있습니다.
요셉은 형제를 사랑하여 그랬다지만 당시 일을 꾸민 소대장은
그저 전통이라고, 그래야 전투력이 강해진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구태를 답습하여 추억이라고 하기엔 너무 지저분한 기억을 남겨주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잘못을 제 때에 고백하고 회개하지 못해서
절망했던 아픈 기억은 고난도 아니고 추억도 되지 못합니다.
현재 진행형의 아픔이 있습니다.
분명 내려놓아야 할 때인데 그 알량한 자존심이, 어렵게 얻은 한 줌 명예 때문에
나서지도 내려놓지도 못하고 비겁하게 외칩니다. ‘네가 당해라’
대제사장이, 빌라도가 그리고 내가...
유다에게 백성들에게 그리고 아내, 자식, 형제에게...
아내에게 한결같지 못한 남편, 자식의 아픔을 체휼하지 못하는 아비
목원의 실족을 모른 체 하는 목자, 그래서 점점 작아지는 나를 봅니다.
고난으로 넘어뜨려 땅 짚은 두 손을 펴게 하시려는 아버지 앞에서
아직도 내려놓지 못해 움켜쥐고 싶은 게 너무 많습니다.
다 내려놓고 내어드리면 더 많이 채워주실 텐데 지금 가진 게 너무 좋습니다.
유혹은 피하고 고난에는 맞서라 하시는데
유혹에는 타협하고 고난은 외면하고 싶습니다.
돌이켜 다시 태어난 나의 AD 4년
우리들교회 창립 4주년을 맞아
포기하는 삶, 양보하는 삶,
나를 내어 주는 삶을 다짐해봅니다.
항상 내 안에 계시는 아버지께
의뢰하는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