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것이니 아버지 마음대로 하세요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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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6.07
2007-06-07 창세기 43:1-15 아버지 것이니 아버지 마음대로 하세요
인생의 가치관을 형성하던 시절, 정신세계의 심오한 문제보다는
현실 문제, 세상사는 잔재주에 더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또래의 친구들이 생각 못하는 기발함과 엉뚱한 아이디어 때문에
대학 시절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이 ‘뇌파검사’였습니다.
제대 후 공부보다는 돈 버는 일에 일찍 나섰고
거기에도 나만의 아이디어와 방식을 적용하여
과외를 해도, 집 한 채를 빌려 학원처럼 꾸미고 과목별 선생을 정하고
학생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기업 형 학원으로 운영하다가
단속에 걸리면 권력 기관 선배에게 부탁해서 해결하는 식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돈 버는 일을 인생의 목표로 정해 전공도 경제학을 택했고
세상사는 지혜랍시고 일찍부터 배운 것은 편법과 처세술 등이었으며
호기심이 왕성하여 미아리 방석집의 독특한 놀이 방식을 스스로 터득하여
순진한 고향 친구들에게 계까지 조직해서 전파시킬 정도였습니다.
졸업, 취업, 결혼을 하고 본격적인 세상살이에 나서면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점점 체계를 갖추어 간 나만의 방식은 나의 신앙이 되어
당시에는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던 하나님과 말씀보다도 윗자리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자부심으로 신봉하고 나중에는 오기로 붙들었던
내 방식을 내려놓는데 걸린 시간이 30년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앞에서 너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사람으로 너희 다른 형제와 베냐민을 돌려보내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오늘 드디어 베냐민을, 아니 라헬을 내려놓는 야곱을 묵상하며,
30년 동안 깨지고 넘어지고 수치를 당하면서도
내려놓기 힘들었던 내 방식을 돌아보니 그저 웃음밖에 안 나옵니다.
김상용 시인의 싯 구절 ‘왜 사냐건 웃지요’가 생각납니다.
하나님 방식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도 어쩌면 내 방식의 산물일지 모릅니다.
강한 것에 대한 동경과 강한 자에 대한 본능적인 추종...그건 ‘전능하심’이었습니다.
다 하실 수 있다고 해서 한 번 믿어보기로 했는데 사실이었습니다.
태초에 그 많은 아버지 계획 중에 한 자녀를 다루는 방식이 있었고
덜 떨어지게 만드셨기에 멀리 돌아오게 하시면서 30년을 두드려주신 것 아닐까....
지나온 30년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하겠지만, 지나고 보니
참 오밀조밀하고 다이내믹하고 어찌 그리 재밌게 짜 놓으셨는지...
우리 아버지 계획은 그 수와 깊이를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못 하시는 게 없다는 겁니다. 안 하시는 거지요...
그래서 마음 편히 삽니다.
죽이려면 죽이고 살리려면 살리고 마음대로 하세요.
자식 아프게 하고 마음 편할 아버지 없을 테니...
아버지 것이니 아버지 마음대로 하세요
그저 아버지께 붙어 있을랍니다.
아버지만 믿고 살게 해주시니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