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의 의복을 벗고 창녀의 옷을 입다...
작성자명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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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6.01
제 이름은 김영환이라고 합니다. 작년 11월에 우리들교회에 등록하여 이제 7개월 정도 여러분과 교제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서두에 제 이름 석자를 밝히는 것은 오늘 여러분께 드릴 고백이 저의 수치스러운 부분을 드러내는 것이라, 혹시라도 제가 이 글을 마치면서 이름을 밝히고자 했던 저의 결심이 흔들릴까 염려가 되어서 입니다. 정말 어렵게 오픈하고자 마음을 먹었는데, 정말 힘겹게 골고다까지 올라왔는데, 막상 올라와보니 십자가에 못박히는 것이 싫다며 도망할까 두려워 미리 못을 박고자 함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얼마 전 목사님께서 설교시간에 김지영집사님의 사연을 소개하신 적이 있었지요. 저는 우리들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김집사님의 오픈을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말씀에 사실 충격을 좀 받았습니다. 우리들교회는 오픈을 통해서 살아나는 사람들의 공동체라는 믿음이 제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를 자신이 있다고 장담했던 베드로가 막상 사건이 닥치자 예수님과 멀찍이 떨어져서 쫓았던 것처럼, 자신이 체험하지 않으면 (김지영 집사님과 같이) 십자가 길을 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고, 그래서 그런 사람들로부터 멀찍이 떨어지려고 하는 마음이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다말의 결단을 통해 수치가 드러나고서야 유다가 자신의 죄를 보게 되었고, “그는 나보다 옳도다 , She is more righteousness than I” 라고 죄를 시인함으로써 예수님의 조상으로 택함 받은 자 된 것처럼, 자신의 죄를 시인하고 공동체에 드러내는 오픈이야말로 우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임하는 사건이 된다는 것입니다. 분명 오픈에는 그를 통해 치유와 위로를 주시는 주님의 힘이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 역시 오픈을 통한 주님의 치유를 체험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수치를 오픈하고자 마음먹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체험한 사람들이 침묵하며 증거하지 않는데 어떻게 체험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라는 데에 생각이 미쳐서, 믿음의 계보를 잇기 위해 결단했던 다말과 같이, 이제 여러분 앞에 저의 수치를 드러내고자 합니다.
저는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 그리 어렵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왔습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께서 바깥일을 하셨고 꽤 알려진 의류업체를 운영하실 정도로 사업수완이 좋으셔서 경제적으로도 크게 부족함이 없이 지내왔습니다. 청소년기에도 (부모님 눈을 피해 술, 담배를 즐기긴 했습니다만) 가출을 하거나 크게 방황한 적 없이 지냈습니다. 대학도 비록 명문대학 인기학과는 아니지만 재수없이 진학했고, 대학 졸업 후에는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대학원에 다니면서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고, 대학원 졸업 후에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박사학위를 마치고 작년 말에 귀국하여 현재 국가기관 산하의 연구소에 근무하며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강의도 몇 과목 맡고 있습니다
저를 소개하고 나니 제가 생각해도 참 부러운 환경에서 자라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작 너무나 감사해야 할 저 자신은 늘 불평과 불만 속에 살아왔다고 하면, 여러분은 아마 복에 겨워서 그런다고 나무라시겠지요. 하지만 그랬습니다.
어릴 때부터 저희 집의 경제권을 쥐고 있던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에 대한 열등감으로 평생을 살아오신 아버지는, 너무나 자주 집기가 부서지고 옷이 찢겨지도록 심하게 다투셨고, 그럴 때마다 저는 방에 틀어박혀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 그러나 머리가 자라면서, 저에게서 눈물이 말랐고, 왜 내가 이런 집안에서 태어나 이토록 마음 고생을 해야 하느냐며 세상에 대해서, 그리고 이런 세상을 만든 하나님에 대해서 이를 갈게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세상적으로 성공해서 이 지긋지긋한 집구석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만이 제 머리 속에 가득했고, 그래서 유학을 가서도, 학위를 받아 미국에 정착해서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내 아내 내 자식을 데리고 가나안을 떠나있던 어느 날 주님께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저는 학위과정 동안 미국 국가기관에서 지원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연구 결과가 나와서 그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1년 반 동안 이 문제를 붙들고 씨름하였지만 큰 진전이 없었고, 연구보고 시한은 6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장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여도 6개월 안에 후속연구까지 마쳐야 하는 상황이라, 학위를 마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막막해하던 제게, 평소 저를 위해 기도해오던 형제가 새로 한국에서 교환교수님으로 오신 김한호 집사님께서 로마서 성경공부를 시작하시는데 같이 하자며 권하였고, 일부러 제 오피스까지 찾아온 그 형제의 배려 때문에 권유를 받아들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형제의 권유를 받아들였던 알 수 없는 이끌림은 분명 성령의 인도하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로마서 성경공부에서 저는 매주 “우리 조상들이 예수를 믿지 못해서 모두 지옥에 갔는데, 나 혼자 천국 가서 살겠다고 예수 믿는다면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 “인간이 그렇게 100% 다 죄인인데, 왜 하나님은 이 죄 많은 인간들을 한번에 싹 쓸어버리지 못하고 골치를 썩으시는가?” 등등의 완악한 질문들을 쏟아내며 집사님을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집사님은 오래 참으시며 저로 하여금 주님의 사랑에 눈뜨도록 인도하셨습니다.
결국 주님께서는 평생을 스스로 의인이라 자부하며 살아왔던 저로 하여금,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사람의 은밀한 것을 심판하시는 그날이라” 라는 로마서의 말씀(롬2:16)을 통해, 저의 죄를 보게 하셨습니다. 평생을 스스로 의롭다 여기며 살아왔던 제가, 사실은 음란의 포로가 되어 허물어져가던 포르노 중독자였음을 보게 하신 것입니다.
죄의식 없이 즐기던 때에는 중독임을 알지 못하다가, 막상 죄라는 것을 깨달아 끊으려 하였지만, 이미 심각하게 중독이 된 상태였던 것입니다. 정말 끊으려고 결단한 순간부터 유혹은 시시때때로 찾아왔고 끊임없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하루라도 동영상을 보지 않고는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심한 금단증세를 겪으며, 제발 이 유혹을 끊어달라고 새벽마다 주님께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교회에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가대에 세워주셨는데, 아무 생각 없이 서게 된 성가대가저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자리였습니다. 그 더러운 모습으로 주님 십자가 앞에서 성가를 부르는 저의 모습이 너무나 가증스러워서 찬송을 부르다 말고 눈물을 흘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죄가 그렇게 주님 십자가 앞에서 눈물로 씻겨 지기를 바라며, 아프고도 은혜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후 주님의 은혜로 학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한국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영혼구원을위해 미국에 남겠다던 저의 욕심을 내려놓고서 인도하심을 따라 지난 겨울 귀국하였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뒤로도, 여전히 음란은 끊임없이 저를 유혹했고, 그런 저의 곤고함 때문에 유혹 많은 한국에서 버텨낼 수 있을 지 사실 두려웠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런 저를 우리들교회 공동체로 인도하셔서, 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오픈을 하는 여러 집사님들을 통해 용기를 주셨으며, 지난 2006년의 마지막 날 12월 31일 주일 예배에서 목사님을 통해 저의 중독을 오픈하게 하셨습니다. 비록 연약한 믿음이라 당시 저의 이름 석자를 밝히지는 못하였지만, 다말을 통해 수치가 드러남으로써 유다의 그 질긴 정욕이 끊어진 것처럼, 저의 수치를 그렇게 오픈함으로써 저를 옭아매온 음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게 하셨습니다.
처음 오픈한 날로부터 정확히 5개월이 지났습니다. 전과 비교하면 너무나 많이 자유로워진 저를 보게 됩니다. 그렇다고 유혹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유혹에 넘어진 적도 몇 번이 됩니다. 어쩌면 평생을 이렇게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롬 7:24) 를 외치며 싸워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시 한번 저의 수치를 오픈함으로써 과부의 의복을 벗고 창녀의 옷을 입고자 합니다. 저를 통해 오실 예수그리스도를 위해 또 한번 낮아지고자 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오픈하는 저를 어리석다고 손가락질하시는 분이 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님께서 치유해주셨으면 되었지 꼭 이렇게 드러내야 하느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제가 왜 이렇게 까지 해야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주님께서 제게 이 마음을 주신데는 뜻이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부디 중독의 틀에 갇혀 있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될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칩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