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야! 네가 모욕을 당해서 분하니?
작성자명 [김상수]
댓글 0
날짜 2007.05.27
5월 23일 퇴근무렵이었다. 이날은 아내의 목원중에 한 분이 인사동 화랑에서 개인전시회가 열리는 날이라서 목장식구들과 함께 내 직장(을지로 2가 명동)에서 가까운 인사동에 출동을 하였기에 사전에 퇴근무렵 우리회사에 와서 같이 저녁을 먹고 수요예배에 가자고 아내와 약속이 되어 있었다. 모처럼 아내와의 단 둘이 저녁식사를 그것도 서울 명동에서 한다는 기대감에 무엇을 먹을까 한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우리회사의 모지점 지점장이고 나이는 나보다 작지만 영업을 뛰어나게 잘해서 얼마 전 임원으로 진급한 사람이었다. 지점공사로 서로 얘기를 하다 의견이 맞지 않았는데 이미 그 지점장은 영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화가 난 상태에서 전화를 했던 터였다. 그러니 평소의 말투가 아니었고 나도 불쾌하게 답변을 하면서 해서는 안될 말을 하게 되었다. 그 말을 꼬투리로 지점장은 계속해서 나를 모욕주는 언사를 하게 되었고 아주 불쾌한 대화가 잠시동안 지속되었다. 어째거나 수습이 되는 듯이 마무리가 되어 전화를 끊었지만 그 이후 멍한 기분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 이 나이까지 학교, 군대, 회사에서 항상 공부와 일을 잘해 윗사람, 아랫사람으로부터 늘 칭찬만 듣고 살아왔던 터라 이 날 직급은 위지만 나이가 어려서 잘 인정하지 못했는지 윗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사람으로부터 모욕적인 말(“이 사람 안되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함)을 들으니 분해서 어쩌지를 못하고 마음이 요동을 친 것이다.
아내와 저녁이고 뭐고 수요예배에 가기도 싫고 마음이 찢어져서 어쩌지 못하고 있는 터에 아내가 왔고 마음을 거듭 추스려 저녁은 굶고 겨우 수요예배(아내가 없었으면 수요예배에 가지 않았을 것임)에 참석했다. 목사님 말씀이 들릴리가 없었다. 무시를 당했다는 모욕감에 영혼이 갈갈이 찢겨 나가는 것 같았고 집에 와서도 소파에 그냥 누워서 잠을 잤다. 하루가 지났건만 도무지 나아지지가 않았다. 분한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영혼이 지쳐갔고(잘 이해 할 수 없으시겠지만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짐) 그렇게 그렇게 석탄일 목장예배(부목자로 시작기도를 해야 하는데도 영적으로 다운되어 아내에게 맡기고 기도도 못함)를 하면서도 회복하지를 못했다.
5월 25일은 우리회사 주총이 있는 날이어서 새벽 6시부터 출근한 직원들을 보기 위해 나도 6시 45분경에 출근을 하였다. 여전히 마음은 요동을 하고 있었고 평안이 없었다. 잠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피해 로비에 나와 창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그 때 갑자기 주님 말씀이 들린 것이다.
“상수야. 네가 모욕을 당해서 분하니? 너는 그래도 상대방에게 꼬박꼬박 네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더구나. 나는 얼굴에 침뱉음을 당하고 주먹으로 맞고 했는데, 그리고 죽음까지 당했는데 나는 그들에게 한 마디도 안 했단다”
그러자 주일 목사님 설교말씀과 어제 저녁 목장예배로 목자님이 다시 한 번 리마인드 시켜 주었던 마태복음 26장 57절~68절 말씀이 생각(이상하게 이 날은 본문을 2번이나 읽게 되었다)나게 되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인간들에게 그렇게 모욕을 당한 것과 정말 따지고 보면 너무도 보잘 것 없는 내가 당한 모욕은 비교가 되지도 못하는 것인데 이틀 동안 그것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 했단 말인가. 주님께 너무나 부끄럽고 죄송하여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주님, 제가 당한 모욕이 뭐라고, 정말 주님과 비교도 되지 않는 모욕을 당해 놓고는 그것으로 이틀 동안이나 그렇게 괴로워하고 주님 부끄럽습니다.”하니 일순간 마음에 평안함이 찾아오고 무엇인가가 쑥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오전 주총이 끝나고 오후에 순천에 출장을 갔다 와서 밤늦게 아내에게 이번 사건을 오픈하게 되었다. 이때 아내 말이 “그래 정말 당신에게는 범접하지 못하게 자신의 방어벽을 철저히 쌓고 어느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있었어, 아마 어렸을 때부터 어려웠던 가정환경을 스스로 극복하는 한 방편이었는지 몰라. 당신은 가까이 하기에 편한 사람은 아니었어. 하지만 하나님이 이제 그게 필요 없으니 내려 놓으라고, 그것을 버리라고 당신을 이번 기회에 인도하셨구만”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싫은 소리를 듣기 싫어했던 나는 철저한 자기방어벽을 구축하였고 그 반대로 얕보지 못하게 열심히 하였는지도 모른다. 그 주에 들은 말씀인데도 불구하고 말씀을 미리 적용하지 못해 이틀동안이나 무척 고생하였지만 그로 인해 나의 죄악을 깨닫게 해 주신 주님께 정말로 감사할 따름이다. 또 하나의 나의 옥에서 해방된 지금 나는 하늘을 날 것 같은 자유함을 얻었다. 기쁨으로 신앙생활을 못한다고 고백한 나는 예수님을 멀찌기 따라가는 사람일 뿐이라고 오픈을 한 바로 그 순간 하나님은 신앙생활의 기쁨을 준비하고 계셨다.
하나님 아버지! 부족한 저에게 다시 한번 은혜를 내려 주시니 감사합니다. 김양재 목사님! 연약한 저에게 말씀의 은혜를 주시니 감사합니다. 함문석 목자님! 부족한 저를 항상 용납하시니 참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