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선생님 맞아요?
작성자명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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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5.01
새 학교로 와서 담임을 맡으면서 이 아이들을 사랑하며 품고 가야지..
그게 아버지의 뜻이지...머리로는 되는데
3, 4월을 지나며
아이들의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아버지는
참, 내가 사랑이 없구나..
내 힘으론 안되는 구나...를
절실히 깨닫게 하신다.
23일 오픈을 한 이후로 아버진 문제의 원인을 깊게 생각케 하시더니,
나의 실체를 보게 하시며 새 조직이 되게 하는 한판 굳히기를 하신다.
작은 자를 용납하지 못하는 마음이
내 안에 뿌리깊게 인박혀 있구나...!!
왜 이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봐줄 수가 없을까?
왜 좀 되는 듯하다가
결정적인 사건들을 저지를 적엔 화가 나는 것일까?
혼줄을 내야 속이 시원할 것같은 생각에 이를 악다물게 하시는 걸까?
일단 아이들은 나보다 아래라는 생각에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혼낼 수 있다는 생각에
내가 좀 봐주면 되는데...용납하지 못하고
사사건건 마음에 걸려 있었던 것이다.
아, 내가 문제구나!!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용납하지 못하는 내가 문제구나!!
육아 휴직 3년과 병 휴직 6개월을 제외한 교직 생활 20여년!
그동안의 나는 율법적인 규칙에 따라 아이들의 생활지도를 해왔다.
규칙을 어기고 산만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기 보다
인본적인 방법으로 혼내고 훈계하고 때로는 매를 들기도 하고...
야단 친 아이들을 설득시키고 깔끔하게 마무리 짓기도 하면서....
그러면서 속으로 아, 난 참 괜찮은 교사야...
자부심은 하늘을 찌르면서 겉으론 겸손한 척 하고 살았죠.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숱하게 인본적으로 훈화하면서
스스로 도취되기도 하면서요.
그리곤
아이들을 무질서하게 놓아 두는 것같은 동료 담임교사들을
겉으론 위로하는 듯하면서 속으론 많이 무시했죠.
“당신들이 제대로 지도를 안하니까 그렇지...”하면서...
그렇게 무시해 보았기에
난 올해 3,4월을 지나면서
동료교사들이 무시할까봐 전전긍긍했다는 것을 깨닫게 하신다.
그들이 직접적으로 우리 반 아이들 문제 일으키는 것에 대해
나에게 무시하는 발언을 한 적도 없는데...
미리 무시할 것이다 라고 지레 짐작하며 힘들어 했다.
참으로 무시받기를 두려워하는구나...!!
태동이를 통해 연단받아 어느 정도 작은 자를 용납한다고
스스로 생각해 왔는데
또 내 아이와 남의 아이를 차별하는 마음도 보게 하셨다.
내 아이라면 용납했을 텐데
학급 아이니까 더 엄하게 권위를 내세우려는 모습에서
아, 내 자식, 남의 자식을 차별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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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자주 청소를 도망가던 남자 아이가 도망을 안가고
말없이 청소합니다.
다가가서
아이구, 성욱이 도망도 안가고 청소하니까 예쁘네..
머리를 쓰다듬으니 멋쩍어 합니다.
늘 혼나기만 했을 그 아이..
무시만 받아 자존감이라고는 없을 그 아이..
다음날도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 아이 엄마가 상담할 적에 사 온
음료수 비타 500 1개를 주니 살포시 웃으면서 인사를 꾸벅합니다.
손톱만 뜯고
진심을 담아 얘기할 적에
딴전만 피우고 뻗대어
내 마음에 마지막까지 걸려있던 소진이..
봉사시간 준다고 해서 자원했던 화장실 청소를
늘 도망가고...변명하기를 반복했던 그 아이
빠알간 립스틱을 칠한 그 아이에게 다가가
웃으며 저절로 머리를 쓰다듬게 됩니다.
아이구, 소진이 청소를 다하고...
옆에 같이 있던 다른 반 친구들이 까르르~~웃습니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내 마음에 전쟁은 끝났습니다.
평화입니다.
어제는 시험이 끝난 후라
다른 반은 떠들고 시끄러운데
우리 반은 조용한 편이더군요..
내 마음에 평화가 임하니
학급에도 평화가 임하는 구나..생각하며
예수님의 피와 살을 받아 먹지 못하고
오히려 배반하며 팔았던 내 속의 모습들을 보게 하셔서
새로운 조직이 될 때까지 다시 먹게 하시고 먹게 하시며
나를 양육해가신 아버지께
찬양을 드리며...
학급 아이들에게 신이 나서 얘기합니다.
목사님의 주일 설교 말씀 중에
레나마리아 얘기와 조승희 얘기를...
얘들아..
스웨덴의 천사 가수 레나마리야가 말이야....
아이들은 조용히 듣습니다..
5반 수업을 들어갔는데 미소천사 동철이가 묻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맞아요?
왜 이렇게 착해요?...
빙그레 미소지으며...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