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겠노라
작성자명 [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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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4.20
남편이 안 들어왔습니다.
저는 그 긴 시간을 잤다, 깨다, 말씀 보다, 기도하다, 창밖을 쳐다봤다, 말았다를 반복하며 기다려야 했습니다.
역시 저는 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나쁜 생각들이 스쳤지만 도리가 없습니다. 말씀 보고 기도하면서 기다리는 것 밖에는...
병원에 가기로 약속한 날인데 그냥 같이 병원에 갈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새벽 6시가 다 돼서 남편이 회사에 있다며 데리러 오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남편은 여기 저기로 데리러 오라는 주문을 많이 했었는데 그 때마다 저는 엄청 인상을 쓰면서 데리러 가거나 수상한 시간에 하는 전화는 잘 안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번에는 잠 도 못잔 상태에다 그 시간에 데리러 오라는데도 고마워서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우끼지요?
술 마신 것을 엄청나게 후회합니다.
‘지금은 힘들 때여서 더욱 술을 마시지 말아야하고 술을 먹더라도 회사 직원이랑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고, 실수한다고, 정 먹어야겠으면 내가 함께 해주겠다고’ 하니 ‘마누라랑 술 먹는 인간이 어디있냐’고 합니다. ‘마누라는 전천후거든요.’ 라고 하니 기분이 좋은가봅니다.
약속된 시간에 병원에 갔습니다.
남편과 의사 선생님은 1시간 조금 넘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저는 밖에서 기다리는데 역시 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말씀 보면서 기도만 했습니다.
스가랴 8장 21절-23절
이 성읍 거민이 저 성읍에 가서 이르기를 우리가 속히 가서 만군의 여호와를 찾고 여호와께 은혜를 구하자 할 것이면 나도 가겠노라 하겠으며
많은 백성과 강대한 나라들이 예루살렘으로 와서 만군의 여호와를 찾고 여호와께 은혜를 구하리라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그날에는 방언이 다른 열국 백성 열 명이 유다 사람 하나의 옷자락을 잡을 것이라 곧 잡고 말하기를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하심을 들었나니 우리가 너희와 함께 가려 하노라
어떻게 이렇게 꿈같은 말씀들인가? 생각하며 ‘우리 모든 식구가 다 저, 유다같은 저의 옷자락을 잡고 천국에 입성하도록 역사하여 주세요’ 라고 쓰고 나의 죄가 무엇인가 생각하며 기도했습니다.
‘남편이 예수님만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남편이 조금 태도가 바뀌고 병원까지 와 주니 ‘남편과 잘 살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스멀 스멀 올라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 마음 때문에 또 슬펐습니다.
상담이 끝나고 나온 남편의 얼굴이 나빠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남편과는 비정기적으로 다시 만나기로 했답니다. 저와는 잠깐의 만남을 통해서 의사 선생님은 저와 남편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해 주십니다.
‘남편은 겁이 많은 사람이다. 틀을 깨는 일을 하지는 않는다. 한 시간동안 남편이 자신에 대해서 많이 설명하는데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더라. 성취지향적이고 남성우월적인데 저와 비슷한 부분이 너무 많다고, 아주 똑같다고, 두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능력이 없다고. 좀 보자. 여자문제는 심각한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덮고, 남편은 다시 부르겠다. 우리 문제가 부인과는 상관없이 100% 자신의 문제라고.’ 했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남편이 저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해줄까?’ 라고 합니다. ‘나랑 시간을 같이 보내달라고, 여행을 가달라고’ 하니 ‘지금은 상황이 전혀 안되고... 음.. 교회에 갈게’ 라고 합니다.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교회에 간답니다. 궁극적으로는 교회에 같이 가는 것이 저의 소망이었지만 이 얘기를 먼저 하지는 않았었습니다. 언제 어느 때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계속 생각 하고 지혜를 구하고 있었을 뿐이었고 근본적으로 예수님 없이 남편이 변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며 지금 잠시 바뀌어 보이는 것에 대해서 미혹되지 않으려고 깨어있기를 기도만 했었습니다.
너무 호들갑떨며 좋아하다가 또 뭐라 할까 해서 정말 조심스러웠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말씀을 보면서 ‘너무 꿈같다’라고 생각한 말씀. ‘나도 가겠노라’ 하겠으며 한 말씀. 그냥 제가 유다가 되어 저의 옷자락을 잡고 다 같이 가게해달라고 한 기도...
제가 믿음이 없어서 지금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냥 주님이 말씀을 이루어 가시는 것을 본 것 밖에는 없습니다.
말씀을 부르짖으며 눈물을 흘려주시는 나의 목자, 목사님... 닮고 싶습니다.
기도해주시는 나의 공동체. 지체 분들...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습니다. 문자를 본 날보다 더 정신이 번쩍 듭니다. 더욱 깨어서 예수님의 신부가 되는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교회가겠다는 남편의 고백에 주님이 기름 부어주시고 예수님 만나는 인생이 되어 여호와의 성전을 지어가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