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끝에서 터져 나올 울음
작성자명 [오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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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4.18
99년 말.. 세상이 New millennium 으로 흥분과 들뜸으로 떠들썩하던 무렵..
난.. 2000년 새해 정초를 수술대위에 오를 남편과 맞이하고 있었다
99년 초..40대초인 건강하던 남편이 쓰러져 심장에 이상이 있어
거의 1년동안 내집 드나들 듯 다니던 병원.
생각지 못했던 남편의 쓰러짐에 병원을 드나들며
눈물을 쓸어 내렸지만 남편 앞에선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내가 강해져야 했고 마음 한구석엔 두번의 음주운전 후에
하나님이 준 쉼이라는 내 방식의 안식이 있었다
너무도 음주운전에 대한 속앓이를 해서였는지
남편의 병간호는 나만 겪으면 되는 그 정도의 육적인 고통쯤이야
얼마든지 감당해 낼수 있었고
적어도 그 1년동안은 음주운전에 대한 염려는 하지 않았다
계속되는 검진을 받으러 다니면서도
틈틈히 마시는 술..남 못주는 그 술버릇은 내가 잊을만 하면 상기시켜주었고
그의 안식은 모든 길이 통하는 로마가 아니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안 좋을 때나 그의 통로는 모든 길이 술이었다
병이 생긴 원인이 내가 준 스트레스라며..나 때문이라며
어지간히도 날 힘들게 하며 내 가슴을 후벼파곤 했다
그건 두배의 고통이었다
아픈 사람과 싸울수도 없고, 참으로 억울했지만..
어찌 견뎌냈는지 모른다..지금 생각하면.
온갖 검사에 진이 더 빠져 안 아프던 사람도 아프게 할것 같은 병원에서
최종 병명이 심장 판막증이라며
수술날짜를 1월2일로 잡고
심장수술이 얼마나 위험하고 큰 수술인지
모르는게 약이라는 명언에 맞게
그만큼 무지 했던 나와 남편은 수술 전 날.
목사님께 받은 기도로 믿음 없던 우리들이
갖을수 있는 최대의 평안을 누리고 있었다
유태인의사가 5시간 이면 족하다 하던 수술이 9시간을 끌었고
난 휴게실에서 긴장은 커녕 성경도 아닌 잡지를 들추어보며
중간 중간 의자에 기대어 느긋이 눈도 붙이고
지금 생각하면 이 어인 은혜가 아닐수 없다
수술을 마친 담당 수술의가 최종적으로 먹을 약과
조심해야 할 주의 사항등을 알려주며
이제 그의 일은 다했다는 듯 등을 돌리는데
그 여운이 왜 그리 싸늘했는지 나중에야 알게 된다
평소의 건강은 괜찮았는지 회복은 빨랐고
일주일만에 퇴원하며 난 그 때부터 긴 장정의 심장병을 앓는
남편을 간호하는 심장학 박사가 되어간다
기계로 돌아가는 벨브에 도움을 주는 피를 묽게 하는 약
혈압을 유지하는 그린 야채는 필수..
절대..금주..금연..
그러나 목숨이 두개인 남편은 의사들은 다 그런 말 한다며
게의치 않는 별일 아닌 일로 여기는데...
정확히 2개월후,
목이 탄다는 명목으로 맥주 한 캔을
아내가 내 쉬는 한숨과 함께 다시 마시기 시작했고
또 2개월 후,
담배 한개비를 몰래 피우고 냄새를 없애려는 수고를
냄새만으로도 마신 술의 양을 눈치 채는 예민한 아내를 무색하게 했다
다시 시작된 술과 담배의 전쟁은 그 이전보다 무게를 가중시켰다
저 사람 환잔데..술 담배 안되는데..
참다..참다..견디다..견디다..한마디 하면
되돌아오는 말은 넌 그린 야채나 신경쓰라고..
눈물을 쏙 뺀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어디 내 건강인가..
정기적인 check-up 은 잊지 않는 남편이
먹으면 안될 술,담배는 왜 그리도 무신경한지..
위태..위태하던
남편의 술은 해와 달이 떨어지는 세번째 음주운전을 부른다
난... 하늘을 저주했고
내가 아는 최고의 언어로..
톤이 올라간 갈라진 음성으로 남편을 죽였고..
바로 그때,
눈물도 마른 지친 내 영혼이 죄인임을 고백하며
날 찾아오신 하나님..
지금도 그 순간을 영원히 잊을수 없다
로마서 8장 35절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그 한 말씀에 눈이 짓무르도록 울며
적나라한 내 죄가 보이기 시작했고 ..
잘못했습니다를 수도없이 고백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이 나의 전신을 적신 그 만남은
내가 지금껏 보아왔던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은 대 지진이었고 흔들림이었다
거리의 가지들이 날 위해 춤을 추었고 세상도 날 위해 만들어진
그 짜릿한 만남은 한 곳에 빠지는 외골수인 날 예수님께 올인하게 만든다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생명책에 오른 난
가장 먼저 집을 차압당하는 고난을 겪고
그것이 좀 더 가깝게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만나는 축복의 통로임을 깨닫는 믿음의 장족의 성숙에 이르며
물질의 첫 관문을 통과한다
썩 잘하던 아이들의 성적에 B가 보이고 C가 늘면서
뼈가 녹아 내리는 아픔을 맛보며 오로지 청지기로서만이
내게 맡겨진 아이들이 내 소유가 아님을 알게하며 내려놓게 했고
그 대신주신 엄마의 눈물의 기도를 져버리지 않은 하나님이
아이들의 구원을 허락 하셨다
마지막으로
왜..를 수도없이 되뇌이며
왜 이리 남편의 구원은 돌아 돌아 멀기만 하냐고..
남편의 구원은 언제쯤 허락하실거냐고..
4년의 내가 뿌린 눈물은 어디 갔냐고..
따지고 싶고 이젠 지쳐 내 팽개치고 싶었는데...
남편의 구원의 때가 이르렀나 보다
남자에게 일은 삶의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지금 남편의 직장은 난간에 걸쳐진 위태함속에 있다
내게는 축복의 고난이지만 남편에겐 실패랄수도 있는
이 시기에 난.. 내가 보인 것이다
이쯤이면 되지 않았냐는 나의 완고한 자아가
내 남편의 구원을 점점 멀게 했음을 이제야 안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40년을 돌아오게 만든 장본인이 나였던 것이다
남편보다 낮은 자리로 내려가본 적이 없었다
영적인 코드가 안맞는다고 무시했고
집안의 무슨 일을 처리하는 과정도 내가 우선이였고
남편을 갈수록 작게 만들고 있었다
직장의 요동으로 인해 날마다 더 하는 술..
갈수록 뒤틀어져 가는 성격..
위기의식을 느낀 남편은 어디 하소연 할때 없는 스트레스를
내가 하는 말과 행동으로 일일이 꼬투리를 잡고 있지만..
어느 저녘 쉴 날 없는 전쟁속에 있지만..
아이들과 난 이미 훈련되고 숙달된 조교들처럼 잘도 견뎌내고 있다
아빠가 가장 불쌍한 영혼임을
내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아는 아이들...
비록 때론 저주를 퍼붓고
버리고 싶은 인간적인 마음이 들때도 있지만
그래도 우린 가족이기에 잘도 견뎌낸다
우리를 위해 수고하는 남편과 아빠이기에...
구원에 이르는 아픔을 우린 너무 잘 알기에..
며칠전 저녘..
국수가 먹고 싶다는 작은 아이를 위해 다 해놓고
불렀더니 남편도 먹고 싶었나보다
방에서 나오는 남편에게 귀도 밝네 하는 내 한마디에
그렇지 않아도 꺼리를 찾고 다니는 남편에게 가시가 되었나보다.
이미 취한 남편,
내려오자마자 국수 냄비를 부엌 바닥에 패대길 쳤다
야 내가 벌어온 돈으로 먹고 사는데 그 국수가 그렇게 아까우냐
너 내가 요즘 충분히 벌어오지 못한다고 우습게 보는데..
찬란하고 현란한 욕과 함께..
듣고 있는 난 화가 나기보단
가슴 싸한 아픔과 안타까움이 먼저 일었다
여보 내가 잘못 했어.. 장난으로 그랬는데..
이렇게 말할수 있었음은 절대 내 성정으로 한게 아니다
이미 물질의 고난을 거쳐왔고
있는 것에 자족하며 살고 있고..
충분치 않다고 단 한번도 말 한적 없건만..
물질 부분에 대해선 이미 숙달된 조교이상의 삶을 사는 것..
남편이 누구보다 잘 아는데..
그의 자격지심이 남편을 너무 초라하게 만든다
요즘 얼마동안 너무 지나친 남편의 술 때문에
애통해 하던 기도도 않고 포기했었다
그런 오늘 어느 지체가 그런다
내가 받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내 양인 가족들에게 먼저 먹이라고..
하나님의 사랑을 남편에게 먼저 주라고...찔렸다
직장의 위기에 있는 나에겐 축복으로 가는 길이지만
남편에겐 치명적인 실패일수 밖에 없는 그 마음을 난 헤아리질 못했다
남에게 주는 것엔 익숙했지
정작 내 옆의 마른 영혼인 남편을 적시는 일엔 소홀했음에
회개가 일었고
너무 심한 그의 강퍅함에 아마도 난 피할수만 있으면
피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남편은 내가 전해야 할 나의 땅 끝이다
전도 한다고..선교한다고
페루로..몽고로..돌아 돌아온 남편의 구원을 위해
난 다시 애통해 할것이다
육적으로 힘든 존재였던 남편이
바로 주님이 내게 주신 동산이였음을..
그 동산이
나의 구원을 이루게 했고
아이들의 영혼을 구했으며
이젠 마지막 자신 조차도 힘에 겨운
자신의 영혼을 구하는데
죽을 힘을 다하고 있지만
육적인 남편이 영적인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신랑되신 예수님을 만나는 그 날..
씨를 뿌려 열매맺고 추수 하는 그 날..
난 그 땅끝에서
주님을 찬양하며 터져 나오는 울음을
맘껏 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