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밤..난 죽음을 생각했다
작성자명 [오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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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4.06
저만치 오려던 봄이 되돌아갔다
뭐가 그리 섭했을까
그러나 그 봄은 언제고 올테고..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제고 만나지겠지.. 하는 많은 생각으로
피곤에 못이겨 익숙지 않은 초저녘 잠으로
정작 자야할 시간엔 눈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이 긴 시간을 뭘로 채우나 깊은 생각까진 않아도 된다
이미 내 가슴을 후벼파는 아픔이 스멀스멀 나를 조여오기 시작했다
그 일이 있은 후로 단 한번도 기억되지 않던 것이
모두들 십자가를 부르짖을 때..
부활을 꿈꿀때 다시 되살아나는
기가 막힌 타이밍에 난 거스리지만 않으면 될것이다
부활을 기념하자시는 당신께 순종하는 마음으로
나의 죽음을 살리신 예수님을 노래하면 되는 것이다
두 아이들이 아직 어릴때
일상의 삶속에서
남편의 술에 취한 모습은
그리 낯설은건 아니었다
바로 삶이었으니까
되려 그렇지 않은 날이
우리에게 일상이 아니라면
너무 과장 된것일까
적어두 우리에게 익숙한 그 모습이
새삼 스러울건 없는데..
술 취한 남편이 무서워
영화관 가는 것도 이젠 서러웠고
내가 나가면 남겨진 아이들은
새우등이 되어 숨도 못 쉰체
선택조차 없는 눈물을 흘릴것이라는
생각에 집에서 그냥 있어보기로 했다
죽을 각오라는 것이 아마 이럴때 쓰는 것이리라
뱃속에 들어간 술이 소화되어 나온 냄새는
역겨움을 넘어 오장육부를 뒤흔든다
그러나 그것조차 사치였다
한밤중의 빛 소리 냄새에 예민한 난
베게를 들고
아이들의 방에 자리를 폈고
내 숨소리에라도 남편이 깰까하는 두려움으로
조심조심 하며 그러다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누군가 내발을 발로
툭툭 치는 인기척에 깼다
여러번인듯 했다
바닥에 누워있는 내가
서 있는 남편의 얼굴과의 거리는 꽤 멀었다
순간적으로 훔칫했다
저 사람이 깰 시간이 아닌데..
왜
너 나가
이유도 변명도 없어야하는 건
난 ..너무 잘 안다
술에 취해 있기 때문에..
무조건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밤중 아이들이 깰테고
더 크게 치러야 할 숨도 못쉴 일들을
난 너무 잘 안다
못들은 척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나
빨리
선택의 여지도
뭘 챙길 여유도 없이
파자마에..맨 발에.. 겉옷 하나 걸치지 못하고
난..겨울의 문턱에 있는 11월에
키 하나만을 겨우 들고 집에서 #51922;겨 났다
나왔는데 숨이 쉬어 지질 않았다
왜 를 하지 못하는 숨막힘이 서러웠다
차안에서 눈물도 안나오는 정신이 나간 체로
한참을 보내고
맨발에..속옷 차림에 갈곳이 없었다
누구든 그 때의 내 모습에 놀래지 않을 사람이 없을테니까
다행히 남편 사무실엘 갔다
사무실 키가 내 키에 어찌 있었는지
문을 열고 아무도 없는 그 공간에
무서움도 모른체
난
울기 시작했다
짐승 같은 소리로..
서러움도...쌓인 한도 다 내어 놓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것같아서..
그렇게 얼마나 울었을까
끝도 없고 죽는 순간까지 겪어야 할것 같은 이런 생활.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들이
아주..아주..
집채만한 무게로 오면서
난 24시간 운영하는 상점을 몇군데 돌며 약을 사 모았다
그런데
죽질 못했다
아이들 때문이 아니었다
아침에 그의 얼굴이 보고 싶었던 것이다
기력이 다했던 것이다
살아갈 힘보다
죽을 힘이 더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난 이렇게 버젓이
살아 있는 것이다
죽으려는 마음이 오히려
날 살린 것이다
그는
내 십자가 인 것이다
죽을때까지 같이 가야만 하는
내 십자가..
이젠 안다
아직도 무겁기만한 그 십자가를
여전히 난 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혼자 져온 그것이 아니였음을
난 이제 아는 것이다
죽음을 생각했던 그 마음으로
난 기꺼이 질것이다
맨 발로 이유도 없이 #51922;겨난
그 때가 내겐 가장
거룩한 순간이였음을
난 이제야 아는 것이다
그 순간에 내게 무엇이 필요하랴
신발 두쪽..걸칠 웃옷 하나..
날 거룩으로 삼아 주신
주님 그 사랑이
날 부활시키시었다
뼈까지 다 녹아 내린다
할 말을..들려줄 말을
만들어 주신
나의 주인..예수님
그 주님을
사랑하고 찬양합니다
아주 많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