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월 29일 주일설교] 내가 생명이라 (마가복음 14:53-62) - 이성은F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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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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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명
[송명숙]
댓글
0
날짜
2007.04.06
하나. 홍수
장마 걷힌 냇가
큰 저수지로 흘러드는 세찬 물줄기가
외줄기 다리를 다 덮어 숨기우고
어른들은 맞은 편 자기 논에 물꼬 보려고
조심조심 한걸음씩 어쩌다 건너고
이쪽 둑에서
마을 남자들은 나와서 다들 구경하는데
어린 숙녀는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깨복장구 친구의 놀람을 뒤로하며
살금살금 어른들의 발걸음을 의지삼아
신발을 벗어들고 맨발에 스치는 물살을 놀이삼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다
얼마 못가 물 속에 미끄러졌다
속수무책으로 밀려 떠 내려갔다
뒷꿈치의 모래톱이 급히 빠져나가며
세찬 여울목까지 미끄러져 내려가고
장성한 어른들은 정적에 휩싸였다
한 동안을 그렇게 떠밀려갔다.
울부짖었다 어찌하여 나를 버리느냐고 앙~ 앙~ 앙~,
세찬 소용돌이 물살 앞에서 울음을 멈추었다
작은 전신을 강타하던 죽음의 공포, 죽는구나!
하나 ; 번개
장성하여 서울에 있을 적
뉴우스를 들었다
나의 고향에 번개가 있어 김 매다 한 사람 살고
두사람은 죽었다고? 뉴스에? 내 고향이? 잘못들었을거야 ...
몇 달 후 고향집에 내려갔을 적 생각이 나서 물었다
그랬더니 맞다고,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
하나 ; 교통사고
고향 길 접어드는 국도에서 대형사고가 있었다
차를 한대 뽑은 춘만이가 성일이를 태우고 달리던
첫 시승식에서 둘은 급사했다
초등학교만 간신히 마친 그 둘은 내 동창들었고,
초등학교 졸업하도록 책을 못읽은 잘 생긴 성일이랑 이십대 중반이었다.
어제는 남편과 통화하며
교통 사고로 다친 무릅에 장애진단이 안 나올수있으니
돈을 절약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 아니 왜?
; 무릅 관절의 운동성으로 장애 진단을 내리면 굽혀지는 내 무릅은
장애가 없단 말이지!... 관절이 없어지고 아프고 뛰지 못해도
그건 의미가 없다고 해
그러니 장애가 안 나올 수도 있다고... 돈 절약해서 써야 된다고
; 아니 그럼..... 장애 진단이 안 나오는 상황을 기뻐해야 하는거야?...
장애 진단도 안 나오는 상황을 속상해야 하는거야?
: 글쎄 ㅎㅎㅎㅎ.. 우히히히.. 크르르르~ㄱ 우린 웃었다....
아주 가까운 나의 남편 형제 자매 가족들과, 지체들과
이번에 한 동료도 교통사고로 차를 폐차시켰다.
하나 ;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육의 성전이 무너져야 영의 성전이 세워진다
조롱당하고 침뱉음을 당하고 저주를 받아
육신이 찢기고 피와 진액을 다 쏟는 육적인 성전이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김없이 무너져야 비로소 세워지는 영의 성전
육의 성전이 강건할 적에 철저히 외면하며
헌신짝 취급했던 영의 성전이 세워진다
호기심과 열정과 성취욕구로 피를 끊이며 세상을 사모하던 내게,
배추절이듯 온 몸이 뻐근하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석양이 깃들면
하나 밖에 없는 아들도 밥을 못 차려주며
침상에 뻗어 눕는 것을 최고의 안식으로 삼지만,
기세좋게 정장입고 멋지게 출발한 신학기도
한 달을 간신히 넘기고 머리 안 감고 손질 못해서
모자를 뒤집어쓰고 어제 입은 바지
오늘 도로 두 다리에 꿰어 입고도
도무지 체력을 감당키가 어려워
다들 가는 봄맞이 석모도에 못 따라가고
개교기념일에 아침큐티로
동네에 있는 신선한 새벽의 선유도 공원도 놓치는 것을
거부할 수있지만
내려 올 수있지만
피할 수있지만
건강을 버려주시고
내 열심을 버려주시고
나를 버려주시는 주님의 형벌을 달게 지겠다고
오늘도 입술에 금테를 두르고 장담하며
김 이 박 황 윤 ...여러분에게 전할 수 있는 것은
여섯시간 십자가고통 지우시고
세세무궁토록 그의 뜻을 전하시는 아들을 보낸 그 분의 뜻은 남는 장사니까
십자가를 피하라, 십자가를 부인하라, 십자가는 힘들다, 십자가 내려오라
는 사탄의 유혹과 속임수에 속지말고, 그런 즉 깨어서
십자가를 지는 것은
월급도 없이 자기 직업에 충실한 하나님 구속 사업에
하나님의 아들임을 기뻐하며 예수님도 육체로 순종하듯이
나 좋아서 기꺼이 가는 십자가 길은 남는 장사이니까
깊은 소용돌이 죽음 앞에서 나를 건져준 이는
아들과 아내를 뒤따라 간암으로 죽으신 이웃동네 성일이의 아버지셨고
밭에서 김을 매다가
벼락을 맞아 급사한 여인네는 성일이의 어머니셨다.
나는 오늘 골수이식 이후 13주년하고도 6일을 살고 있다
히스기야의 기도로 태어난 므낫세처럼
무리들의 살려주라는 외침에 내려오는 바라바로
오래오래도록 부끄러운 세월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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