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 치 치~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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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3.15
2007-03-15 시편 (Psalms) 38:1~38:22 치 치 치~
월요일, 이곳 나눔방에서
세상적인 사랑이 아니라 형제의 사랑을 나누던 집사님이
친구를 데리고 김떡순 포차를 찾아와서,
매일 업어줘도 아깝지 않을 사람이라며 아내를 칭찬했고,
다음날인 그제, 목장 예배에서 성령님의 인도로 은혜를 받고 돌아오니
어김없이 사단이 틈타, 지금은 생각도 나지 않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
아내와 티격태격하고 분위기가 어색했던 어제 아침
나는 말씀을 보았고 큐티 나눔에 글도 올렸지만
입이 쉽게 열리지 않아 매일 하던 말
기분 좋을 때 하는 읽으세요 기분 나쁠 때 하는 읊어 를 하지 않았더니
아내도 입을 닫고 앞에 놓여 있는 매일성경을 애써 외면한다.
어쭈구리! 일부러 운전을 천천히 하며 시간을 끌어도 요지부동이다.
서로 버티기를 하다가 운전은 끝났고 나도 짐만 내려주고 그냥 와버렸다.
저녁에 아내를 도와주면서도 말을 안하다가 아내의 신음에 고개를 돌리니
양파를 까다가 손을 베어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
한 손으로 밴드를 벗기려고 끙끙대고 있었다.
그 알량한 자존심과 고집이 기가 막혀 밴드를 껍질만 벗겨 주고 모른체 했더니
많이 아플텐데 참으며 일 마칠 때가지 약한 모습 안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집에 와서도 그 상태로 잠자리에 들어
오늘 아침을 맞으니 기도도 막히고 말씀도 안 들어왔다.
의무가 되어버린 묵상을 억지로 하면서 그러저럭 생각을 정리하여 적고
게시판에 올리려고 Ctrl + X 눌러 게시판 창에 Ctrl + V 명령을 내렸는데
글이 사라져 버렸다. 컴이야 기계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가만히 해석을 의뢰하니,
얼마 전 Anna 님의 경우처럼 우발적인 일이 아니라
성령의 감동으로 묵상하지 않은 글은 올리지 말라는 뜻으로 들려
프로세스 점검과 바이러스 찾던 작업을 중단하고 그냥 출근 준비를 했다.
아내는 역시 딴청이다.
천사도 마음이 꼬이면 그냥 평범한 아줌마가 되나보다.
버텨볼까 하다가 내가 힘들어 꼬리를 내렸다.
큐티 안해? ....... 당신이 안 했잖아?
어이가 없었다. 너무 약한 모습을 보이니...
그제서야 원래 하던대로 매일성경을 펴고 읽기 시작했다.
주의 진노로 인하여 내 살에 성한 곳이 없사오며..... 목소리에 물기가 배더니
내 죄악이 내 머리에 넘쳐서....내 상처가.....내가 아프고...내 살에 성한 곳이 없나이다
밴드 붙인 손을 쳐들어 보이며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Self control disclosure... 목사님의 설교가 생각났다.
자기 감정의 순간적인 폭발을 막기 위해 서서히 조절하며 치유해야 한다는 심리학 용어...
공동체에서 큐티하며 가장 더러운 것부터 하나씩 꺼내 놓음으로써
자신의 내면에 쌓여서 부패할 수 있는 악 감정과 죄의식으로부터 자유함을 얻고
공감하는 다른 사람에게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여 치유로 이끈다는
큐티해야 하는 이유의 심리학적 근거가 되는 이론...
뻥 하고 터지는 것을 막아주는 치 치 치~ 의 효과음(압력 밥솥 김빠지는 소리)
아마 오늘도 내가 먼저 말문을 열지 않았다면 아주 사소한 감정이 변질되어
부패 가스가 마음에 가득차 성령의 처소까지 점령하여 성령의 임재를 방해하고
그 지혜를 공급받지 못해 점점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꼬이고 뒤틀렸을 텐데
그래서 자신의 자존감도 모른 채,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성령이 함께 하시고 나에게 말씀으로부터 오는 감동을 느끼게 해주시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 채 또 하루를 보낼 뻔했다.
나의 사랑하는 자와 나의 친구들이 나의 상처를 멀리하고 나의 친척들도 멀리 섰나이다
세상 친구들을 멀리하고 포도 송이 같은 친척들을
오직 구원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며 그들을 떠나 살아가는 요즈음
나의 사랑하는 자마저 옆에 없으면
말씀 안에서 형제 된 사랑하는 지체들이 아무리 많아도
내 옆구리가 얼마나 허전하겠는가?
나는 귀먹은 자 같이 듣지 아니하고 벙어리 같이 입을 열지 아니 하오니
지혜로 찾아오시는 성령의 인도를 거부하여
들어야 할 때 듣지 못하고 입을 열어야 할 때 열지 않은
내 죄를 슬퍼하며 내 죄악을 만천하에, 주님께 고하오니
성령으로 오신 주여, 불쌍한 나를 떠나지 마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