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국부터 준비하는 나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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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2.27
2007-02-27 요한일서 (1 John) 5:1~5:12 김치국부터 준비하는 나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자마다 하나님께로서 난 자니
또한 내신 이를 사랑하는 자마다 그에게서 난 자를 사랑하느니라‘
나는 분명히 신앙고백을 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라고
또한 나는 하나님께로서 난 자임을 선언했고 나의 정체성에 대해 조금의 의심도 없다.
그리고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매일 고백했고 조금 전에도 고백하며 하루를 열었다.
그러면 내 마음속에 그에게서 난 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해야 한다.
그런데 요즘, 하필이면 사랑에 대해 줄기차게 말씀하시는 요즘
세상 사람이 아닌, 그에게서 난 자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를 본다.
목장 개편 시즌이 돌아왔다.
작년까지 어떤 목장에 속하느냐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목자 후보인 나로서는 내가 어떤 목장에 편성될까보다
목자가 된다면 어떤 목원들을 만나게 될까를 신경 쓰며,
떡도 나오기 전에 김치국부터 준비하는 나를 보면서
오늘 말씀을 주신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목장에서 나를 내놓지 못했고 남의 아픔을 체휼하여 같이 울어 주지도 못 한 내가
부목자가 되어 목사님 모시고 모임을 갖던 날, 이제 목자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선언한 후
교회에서 가장 폼나는 감투라 생각해서 목자가 되기를 바라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졌던 욕심들을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자랑의 무대만 교회로 옮긴 것이었다.
목자 임명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목장 운영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착각 속에
미리 부탁해서, 목자가 되면 나와 잘 맞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로 목장 구성하고
원만히 교제하여 단합이 잘 되는, 그래서 온 교회 성도들의 부러움 받는 목장을 만들어
능력 있는 목자로 인정받고 싶은 안목의 정욕이 내 마음에 가득했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사랑으로 찾아오신 하나님은,
누구에게 인정받아야 하는 지도 모르는 나를 꾸짖으시며
‘나를 사랑하려면 나에게서 난 자를 사랑하라’는 말씀의 침을
내 영의 분별 중추에 사정없이 꽂으신다.
진정 하나님의 자녀라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믿음의 바탕 위에서
형제를 사랑하고 계명을 지켜 나갈 때, 그렇게도 이기고 싶었던 세상,
매일 넘어지게 하여 상처를 안겨준 세상을 이길 수 있다는 말씀에
형제를 내 마음대로 평가하고 하나님 일을 사람의 일로 착각한 나를 회개했지만
이미 이긴 세상을 또 이기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은 것은
내가 생각하는, 세상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세상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이며
나는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는 또 다른 착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섭지만 한없이 인자히신 하나님은,
조금 된 듯 보이지만 언제라도 다시 세상으로 달려갈 수 있는 나를
너무나 잘 아시기에 오늘도 침과 안수로 만져주시며
먼저 공동체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시고
목자로서 형제를 섬기든, 목원으로 섬김을 받든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고 진정 중요한 일은, 공동체 말뚝에 스스로 매여
무겁지 않은 멍에를 잘 감당하는 일임을 깨닫게 해주시니
오늘도 말씀 안에 거하며 형제의 아픔을 체휼하는 일부터
실천할 수 있기를 결단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