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 사랑에 반응하다
작성자명 [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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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2.21
헤어진 남편과 아프리카 비전트립을 다녀오고
이제 2주가 지나고 있습니다.
1월 초 남편이 집을 나가고 난 후에 갖가지 이유를 들며
비전트립을 가지 못하겠다는 핑계로 저를 힘들게 하였었으나
“그의 구원을 위해 필요하다면” 허락해 달라는 저의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무사히 검은대륙 남아공에서의 10박 11일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 곳에 있는 동안 함께 갔던 팀원들에 대한 우려와 사역 내용에 대한 불안감을
하나님께서는 하나도 빼 놓지 않고 전부 해결해 주셨으며
부족한 우리 팀과 선교사님 가정을 통해
왜 하나님께서 우리처럼 연약한 사람들을 한 팀으로 만들어 주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믿지 않는 친구들이 같은 팀에 있었던 것도 우리 남편 혼자 마음 불편할까봐 그렇게 해 주셨고
나이 어린 친구들과 같이 갔던 것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 남편에게
그 친구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기 위해 그렇게 해 주셨고
우리에게 어린이 사역을 하도록 해 주신 것도 아이들을 좋아하는 남편이
그 일을 통해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도착 예배 말씀부터 “사랑과 영혼 구원”에 대해서
절절히 말씀해 주시는 선교사님을 통해 저에게는 다시 한번 남편을 끝까지 사랑할 것과
그의 영혼 구원에 대한 애통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걱정이 많았던 남편의 회사 문제 조차도 주님께서는 너무나 완벽하게
우리가 돌아오는 날까지 일이 중단되도록 조치를 취해주셔서
이 모든 것이 얼마나 하나님의 완벽한 세팅 아래 이루어진 건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 믿는 이들이 함께 있었기에 많은 시간을 기도와 예배에 할애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 팀은 날마다 큐티 (부족한 제가 그 곳에서 큐티 인도를 하게 되었답니다….^^)를 통해 하루를 시작하고 사역지로 이동할 때마다 찬양을 부르고 기도회를 하며 서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 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도회 시간에 돌아가면서 가장 큰 기도제목을 나누는데 저는 남편의 반응이 두렵긴 했지만 믿음으로 남편의 구원 을 놓고 기도해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공개적으로 그런 얘기를 오픈하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남편이 너무나 뜻밖에 화도 내지 않고 그저 묵묵히 있어주었습니다. 우리들은 사역지에서도 아이들과 에이즈 환자들에게 “Jesus loves you” 를 외치며 그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섬기었습니다.
처음에는 경계의 눈빛을 보이던 아이들과 에이즈 환자들이
우리가 그들에게 해 준 음식과 노래와 사랑의 표현에 조금씩 반응하며
그들의 눈빛이 변하고 표정이 바뀌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남편과 함께 그렇게 기도하고, 찬양하고, 말씀을 읽고 봉사를 한다는 것이
기적 같기만 했고 남편이 결코 저에게 친절히 대해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신혼여행이나 그 어떤 즐거웠던 기억보다도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그저 남편을 위해 내가 죽어지는 시간이 되기 원하는 마음으로 지냈던 시간들이었기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10박 11일동안 날마다 남편은 무엇인가 느끼는 것 같았고
함께 간 모두와 그 곳에서 만난 이들과 즐겁게 지냈습니다.
남편은 그림을 그리는 재주가 뛰어나 그 곳 선교사님께서 섬기는
에이즈 환자와 장애인들을 위한 센터 내의 교회 벽면에
예수님과 십자가가 그려진 멋진 벽화까지 그려주어 모든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칭찬과 인정까지 한 몸에 받게 되어 스스로 매우 뿌듯해하고 기뻐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막연하게나마 아프리카에 가면
남편이 기적적으로 하나님을 영접하고 구원의 확신을 얻게 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기대…는 물론 끝까지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루 이틀….
남편이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주기는 하였지만
마지막 날까지 그런 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모든 팀원들에게 돌아가면서 롤링 페이퍼 (남기는 글을 종이에 써서 주는 것)를 썼는데
다른 이들에게는 좋은 추억 만들어주어 고맙다, 수고했다…이런 말을 해 주었지만
저에게는 그저 “행복하길…” 이란 말을 남겨주었습니다.
남편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 무엇을 느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런 것조차 묻기가 조심스러워 그의 눈치만 살피던 중…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그가 말합니다.
“나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정말 힘들었다.
맨날 큐티하고 뭐 하고…난 그런 단체 생활 정말 적응 안돼.
다시는 이런 거 안 간다….”
그 말 한마디에 저는 또 무너져 버렸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이런 좋은 경험 하게 되서 좋았다. 고맙다….
뭐 이런 말을 은근히 기대했던 저는 순식간에 서운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슬쩍 팔짱을 끼었더니 한 5번은 뿌리치면서 그럽니다.
사람들이 보잖아. 왜 이래...
‘하나님. 어쩌라구요….
이 사람이 다시는 이런 데 안 간데요.
저를 받아들일 마음이 없나봐요....
마음이 바뀌었나 했는데 하나도 안 바뀌었나봐요…’
비행기에 올라타서 남편에게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이제 영혼이 있다는 거하고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게 믿어져?”
“또 시작이다…. 천국에 가는 건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야.”
“흠....그럼 나랑 같이 사는 거에 대해서는?”
“내가 말했잖아. 내 생각은 변함 없어. 넌 그냥 너랑 맞는 남자 만나서 사는 게 좋아.”
남편은 여전히 변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기도를 합니다.
‘하나님,
이번 비전트립을 통해 남편이 구원의 확신을 얻기를 바랬지만
아직 주님의 때가 되지 않았나 봅니다.
그렇지만 저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신뢰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제가 알지 못하는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이시기 때문에…
비록 지금은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저는 주님을 끝까지 신뢰합니다….”
감사하게도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고
결국 인천 공항에 내려 각자의 집으로 헤어져 가는 데
남편이 말해 줍니다.
“수고 많았다. 너가 이번 비전트립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애….”
내가 너무 상심해할까봐 하나님이 위로해 주시는 음성으로 들렸습니다.
날 위로해 주시는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2주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남편이 집으로 다시 돌아오거나 뭔가 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기대하시며 저에게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어 오시지만 그런 일은 없었기에 특별히 해 드릴 말씀은 없었습니다. 그저 잘 다녀왔노라고, 남편이 즐거워 했노라고만 얘기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뒤에 조금씩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조금씩 더 챙겨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짜증을 냈다가도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하기도 하고
날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말을 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감사 란 걸 모르던 사람이었는데
주님께 감사 란 말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모태 신앙의 힘이지요...)
저도 계속 남편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기 위해
하나님께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며 노력을 했는데
그러던 중 제가 어제 남편의 화를 돋구는 일을 저질렀습니다.
구정 연휴 기간동안 함께 놀러갔다 오게 되었는데
(시댁이 미국이고 남편이 한국에 연고가 없어서 저와 함께 스키장엘 다녀오자고 해서)
우리 집으로 같이 돌아왔을 때 제가 남편에게 현재 연락하고 지내는 여자와 연락을 끊으라고
다그친 것입니다. 남편이 정말 싫어하는 얘기인데 저는 그것이 너무나 마음에 걸리고
자꾸만 저를 시험에 들게하기 때문에 남편에게 다가가려다가도
그 둘이 연락하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싫어하는 줄 알면서도 유부녀이면서 제 남편을 사랑한다고 하는
그 여자와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 고 얘기를 했고
남편은 결국 자기는 그 여자와 관계를 끊을 생각이 전혀 없고
이래서 나와 이혼하고 싶은 거라고 하며,
그동안 내가 불쌍해서 연락해 주었었는데
다시는 나와 연락하지 않겠다고 화를 내고는 가 버렸습니다.
저는 왠 용기가 나서인지 단호하게
불쌍해서 연락하는 거면 앞으로는 연락하지 말라 고
문을 꽝 닫고 나가는 그의 등 뒤에 얘기를 해 버렸습니다.
혼자 침대 위에 누워 하나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나님…나 그 여자 때문에 정말 시험에 들어요. 어떻게 하죠….
어느정도 넘어섰다고 생각되다가도 자꾸 시험에 드네요...
하나님, 오늘 저녁까지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지혜를 주세요.
이 사람이 계속 그 여자와 관계를 끊지 못한다면 저도 더이상 연락하고 싶지 않습니다.
서로 결혼한 두 사람이 다른 사람의 배우자를 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셨잖아요.
그렇지만 주님은 의로우시고 주님께서 하시는 일은 불공평하거나 부당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셨으니 저는 주님의 의로우심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힘들긴 하지만 주님께서 ‘그래도 참고 견뎌라. 그게 너의 할 일이다.’ 라고 하신다면
참고 기다리겠습니다. 남편의 구원을 위해 제가 도구로 쓰여야 한다면 참겠습니다.
단지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하고는 잠이 들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나자 여전히 불편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이번에는 제가 단순한 저의 혈기로 그런 이야기를 한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남편이 듣기 싫어하더라도 해야 할 이야기는 하라고 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마음을 굳게 먹어야 겠노라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 전화를 했나 싶었는데 의외의 이야기를 합니다.
“미안하다. 화 내서.
내가 회사 일로 머리 아픈데 너까지 그러니까 화가 났던 거야.
그리고 나 그 여자랑 인제 관계 끊었다.
맨날 그것 때문에 너랑 싸우고 이게 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출장 가는 날 빼놓구는 너한테 가서 잘게…………..”
저한테 와서 잔다니요……….
순간 저의 귀를 의심했지만 너무 기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정말이야? 너무 고마워….”
나도 자신은 없으니까 앞으로 한달간만 그렇게 노력해 보고
너가 하는 거 봐서.....
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그래도 이게 왠 주님의 은혜입니까...
그동안 제가 제 혈기로 남편을 훈계하고 가르치려 들었을 때는
눈과 입에 독기를 품고 저를 아프게 했던 남편이
이제 주님의 사랑으로 훈계하는 말에는
착한 양처럼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전화를 끊고 제가
“고마워………사랑해………” 라고 문자를 보내니 곧이어
“그래 이게 주님의 뜻인가보다. 남들이 부러워하게 열심히 살아보자…….”
라는 너무너무 기특한 답변이 왔습니다.
하나님은 정말 아십니다.
우리가 말로만 하나님께 맡긴다고 하는 건지
정말 내 힘 빼고 하나님께 내려 놓는 다고 하는 건지…
오늘 남편을 위해 저녁을 차려 놓고 집에 오라고 하니 집에 와서는 저를 꼭 안아 줍니다.
“앞으로는 하루에 한번씩 안아줄께………”
드디어 사랑에 반응하여 굳게 닫혀 있던 마음 문이 열리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 보입니다.
결혼 후 제가 사랑도 없이 의무적으로, 하나도 기쁘지 않은 마음으로 남편을 섬겼을 때는
하나도 고마워 하지 않고 점점 더 저와 멀어져 가기만 했는데
제가 하나님 안에서 그의 영혼을 사랑하며 기쁜 마음으로 그를 섬기기 시작하게 되니
자기도 주체할 수 없는 힘으로 저에게 다시 다가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좋은 직장을 내려놓고
저를 떠난 남편이 돌아올까 집을 새로 구해 혼자 강아지를 키우며
일대일 양육을 받고 목장예배를 나가고 수요예배를 나가며
말씀 안에서 하나님을 신뢰하기 시작하니
하나님께서 나머지를 책임져 주십니다.
저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넘어야 할 산지가 많이 남아 있는 줄 아나
이제 저의 죽어지고 낮아짐으로
내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남편에게 나타내어
제 남편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함께 예배드리고, 목장예배 나오고, 말씀 묵상하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마음 깊이 느끼고
그의 안에 있는 상처들이 모두 치유받고
그의 영혼이 주 안에서 자유로와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도대체 얼마만인지...
남편이 방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아침에 나갔다 밤에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아내를 사랑하는 줄 알라...고 말씀하신 김양재 목사님...
저희 남편이 저를 많이 사랑하나 봅니다....
이제 어두움이 지나가고 참빛이
우리 가정에 비취기 시작함 (요한1서 2:8) 에 감사드리며
주님께 모든 영광 돌립니다.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남편이 아프리카에서 그리고 온 벽화 그림을 방문해 주시고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실 수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남편이 매일 매일 그걸 보면서 누군가 와서 봐 주길 기대하고 있는데...
우리들 교회 분들이 와서 격려해 주시면 너무너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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