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가서 속에서 살아 춤추는 우리말의 춤사위
작성자명 [정우석]
댓글 0
날짜 2007.02.17
한글 성경은
쓸데없이 난해하게 적혀있어서
도대체 알아 먹기가 힘들다고
푸념하며
내 말씀의 무지를 용렬하게 포장하며 살아왔다.
그나마
영어로 읽으면 이해가 좀 간다며
유식깨나 한 척, 누가 보누나
영어 성경 한 두 장
잘 읽는 시늉만 하며 살아왔다.
그나마 NIV (New International Version)처럼
쉬운 버전이 있어 다행이지
킹 제임스 버전 (King James Version) 만 해도
낯 설은 고어가 툭툭 튀어나와
읽기가 꽤 힘들었다.
첫날 미가서 QT 시작하며 걱정이 태산 만 했다.
생전 처음 들여다 보는 말씀이라
(‘마가서’ 겨우 마친 내게 이젠 ‘미가서’라…)
내용은 고사하고
그 생경한 언어부터 나를 압도했다.
“여호와께서 그 처소에서 나오시고 강림하사 땅의 높은 곳을 밟으실 것이라 그 아래서 산들이 녹고 골짜기들이 갈라지기를 불 앞의 밀 같고 비탈로 쏟아지는 물 같을 것이니 (미가 1:3-4)”
원, 도무지…
쉬운 NIV로 들여다 보았다.
“Look! The Lord is coming from his dwelling place; he comes down and treads the high places of the earth. The mountains melt beneath him and the valleys split apart, like wax before the fire, like water rushing down a slope. (Micah 1:3-4)”
휴우, 한결 이해하기 수월했다.
.
.
.
이제,
미가서 QT 들어 간지 일주일이 지나서
펼친 7장 말씀이
심령에 꼭꼭 박혀옴은 둘째 치고라도
지금 내가 펼쳐 든 한글 성경 속에서는
우리말의 시가
살아 덩실덩실 춤추는 언어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그가
거리의 진흙같이 밟히리니
그것을 내가 목도하리로다
네 성벽을 건축하는 날
곧 그날에는
지경이 넓혀질 것이라
그 날에는
앗스르에서 애굽 성읍들에까지,
애굽에서 하수까지,
이 바다에서 저 바다까지,
이 산에서
저 산까지의 사람들이
네게로 돌아올 것이나
그 땅은
그 거민의
행위의 열매로 인하여
황무하리로다 (미가 7:10-13)”
하아, 도대체 어느 양반들이
이리도 멋들어진 우리말의 유희로
성경을 이처럼 멋지게 번역해 놓았는지
숨이 막힐 지경이다.
“…even now she will be trampled underfoot like mire in the streets. The day for building your walls will come, the day for extending your boundaries. In that day people will come to you from Assyria and the cities of Egypt, even from Egypt to the Euphrates and from sea to sea and from mountain to mountain. The earth will become desolate because of its inhabitants, as the result of their deeds. (Micah 7:10-13)”
도통 밋밋하다.
우리말 성경에서 살아 튀어나오는
맛깔스런 언어의 춤사위를 느낄 수 없다.
.
.
.
.
이효석 선생과
그 선생이 쓰셨던 언어의 유희가 생각났다.
영문학 전공한 선생이시라
그래서 더
우리말의 멋을 아끼시는 모양이었다.
“메밀 꽃 필 무렵”
ㄹ, ㅁ, ㅂ, ㅍ 을 ㅊ과 쌍기역으로 엮어
제목 하나만으로도
걸쭉한 한국인의 정서를 시처럼 창조해낸
선생의 재능에 탄복하였다.
철저하게 토속적인 우리말로 꾸며진
언어 예술 속에
너무도 “우리들”적이고 변두리적인
서 생원이나, 조 선달이나, 미혼모나 사생아들을 등장시켜
인간적이고 물질적인 세계관을 잘라내고
자연 친화적인 “우리들”의 얼을 심어 놓은
선생의 언어에 감복해 왔건만
이제 내가
주님 말씀의 폭포 속에서 혼절하여
그 말씀에 하루씩 하루씩 더 젖어 있어보니
이효석 선생의 언어의 유희라 함이
한글 성경 미가서 한 장에
온통 널리어 깔려있는
말씀의 축제와는 비교할 바도 못 되는구나.
시대의 절망과 낙망과 아픔을 노래하며
칠 백 년 후에 오실 희망과 소망의
메시야를 찬양하는 미가서를 QT하며
한글 성경 속에서 살아 춤추는
우리말의 춤사위 하나 만으로도
나를 이리 감복 시키시고
은혜를 폭포수처럼 쏟아 부어주시는 하나님은
살아계신
나의 하나님 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