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익은 무화과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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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2.16
2007-02-16 미가 (Micah) 7:1~7:6 ‘처음 익은 무화과’
‘나는 여름 실과를 딴 후와 포도를 거둔 후 같아서 먹을 송이가 없으며
내 마음에 사모하는 처음 익은 무화과가 없도다’
이게 마지막 추위이기를 빌며 문을 닫고 새벽에 돌아와 보니
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의 밀가루 범벅 옷은 목욕탕 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딸래미는 같은 학번 MT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젖먹이 적 모습이 엊그제인데 품 안에 안고 있을 날도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아내는 목용탕에서 등 밀어달라며 컴 앞에 앉은 나를 부른다.
왜 여자들은 목욕할 때마다 그 억센 이태리타올로 박박 밀어야 직성이 풀리는지..
강퍅한 남편에게 단련되는 건 마음만이 아닌가보다.
오늘 본문의 처음 익은 무화과를 묵상하며
사모하는 마음으로 아내를 만나서 연애 걸던 시절이 떠올랐다.
싱싱한 모습은 어디 가고 파리한 얼굴에, 안 보이는 곳만 살이 붙은 아줌마가 되어버렸는지..
몸매 가꾸고 피부 손질할 시간 없는 지금이 오히려 축복이라 생각되는데
아내는 아직도 세상의 귀부인이 부러운가 보다.
우리 둘이 맺은 세상 열매는 못 된 나무에서도 아름다운 열매로 자라주었는데
길가 밭, 돌짝 밭 같은 아내와 나는 말씀 싹 틔우기가 여전히 힘들다.
세상에서 우상으로 섬기던 재물의 열매는 훼파되었고
내 마음에 사모해온 모든 세상 것은 이제 하나도 남지 않았다.
나무 뿌리까지 송두리째 뽑아 버리심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축복을 받았다.
이제 사모하는 대상을 말씀으로 바꾸고
아내가 열매 없는 육의 무화과에서 순결한 영의 무화과로 거듭나기를 원하는데
끌어줄 내 믿음이 연약하여 내가 먼저 넘어진다.
그게 내 삶의 결론이라며 회개도 기도도 부족함을 알게 해주심으로
항상 감사할 수 있게 해주신다.
‘선인이 세상에서 끊쳤고 정직자가 인간에 없도다 ’
소돔에 열 명의 의인이 없어 멸망을 면할 수 없었는데
오늘 본문의 이스라엘도 똑 같은 운명이고
내 마음의 선과 정직도 강퍅과 외식에 자리를 내주었다.
그래도 주님은 700년 전에 예수 탄생을 예언하시고
그 예언의 실현을 역사에 남기심으로
너는 기록된 역사를 믿기만 하면 된다고 위로하시며
지금은 뿌리도 남지 않았지만 내 열심이 아닌 겸손한 순종만 있으면
처음 익은 무화과 열매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씀 해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