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삶, 미친 믿음
작성자명 [정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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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2.08
[I]
인연의 끈은 한 순간의 광채
주연의 끈은 영원한 불꽃
“예수님이 늘 나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은 약한 믿음”
아주 낮은 소리로
노도처럼 쏟아내는 말씀의 환희
나는 늘 내가
그들 옆에 묶여진 끈처럼
존재해야 하노라는
미친 믿음으로
그들을 속박하고 나를 속박하는
미친 삶을 숨쉬며 살아왔다
나의 미친 믿음 속에 음흉한 미소를 박고
귀신같이
들어붙은 반백 년의 회한
아,
이제 나는
“예수에 미친 아비” 이고 싶다
“예수에 미친 이웃” 이고 싶다
예수에 미친 믿음으로
“거품을 쏟으며”
성령으로
번쩍이는 영원한 광채이고 싶다
[II]
포트 스티븐스 (Fort Stevens, OR) 의
밤 하늘
안개처럼 그 하늘에
하얗게 깔린
별들에 취해
아이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검지를 치켜들고
별 몇 개만 찍어 보았다.
이제
나는 눈을 감고
별 안개처럼 깔린
내 죄를 하나씩 세어간다.
[III]
여름에 내리는 비
가을에 내리는 비
내리는 소리가 다르다
해가 막 떨어지는
저녁에
후두득 후두득
내리는 소리는
여름의 비다
낮 동안 갈라진 논바닥을
적셔주는
시원한 비다
그렇게 떨어지는 빗속에
신발까지 벗어 내던지고
논둑을 뛰어가는
여름날 저녁에는
성령도 뛴다
밤 사이에
새벽에
차르륵 차르륵
내리는 소리는
가을의 비다
막 잠이 깨어
조금 밝아진 창문을
한 뼘쯤 열고
매봉산 산자락에 떨어지는
새벽비를 바라다 보다가
슬며시 눈 감고
동 트는 초목을 노래하는
가을 새벽의 성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