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에서 말씀으로
작성자명 [박종열]
댓글 0
날짜 2007.02.01
2007-02-01 마가복음 (Mark) 10:1~10:12 교양에서 말씀으로
강퍅한 성격을 가진 내가 부부 싸움을 하게 되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스스로 무너질 때 가끔 나오는 행동이
무언가 집어던지는 것이다. 결혼 후 핸드폰, 전화기를 몇 대 부순 기억이 난다.
그냥 그 정도에서 그치고 나의 잘못을 깨닫지만 바로 사과하지 못한다.
그리고 점잖게 따진다. “당신이 이러이러하게 말 했으면 좋았잖아?”
아내의 말도 똑 같다. “당신은 왜 그렇게 안했는데?”
말씀은 모르지만 교양은 조금 있는 부부의 모습이다.
요즘은 더 힘들어졌다. 나는 거듭났다고 천명한 터라
구별되는 사람으로 보여져야 한다는 생각에, 말이라도 가려 쓰려고 애쓰다보니
거침없이 내뱉음으로써 느끼던 카타르시스도 못 느끼는데
아내는 자신이 믿음 없는 사람임을 전제하고
믿음 있는 사람이 왜 그러냐고 빈정대기까지 하니
둘 다 자기 죄 못 보는 건 매 한가지지만
이제야 아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까 조금은 느껴진다.
새벽에 일마치고 들어와,
문자로 연락 온, 인간극장 신 PD가 오픈했다는 인터넷 쇼핑몰에 들러 보니,
애인으로 추정되는 여자가 모델로 나왔기에, 아내에게 보여주려고 불렀는데,
샤워하고 옷 입느라 지체하는 사이에, 별 것도 아닌데 괜히 불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는 순간 아내가 옆에 와서
“당신 참 이상하다, 내가 늦게 왔다고 화난 거지?”........아니라고 했더니
“내가 20년 넘게 살았는데 모를 줄 알고?” 빈정대며 가버린다.
어제 수요 큐티 때 말씀하신 목사님의 밍크코트가 생각났다.
내가 그랬으면, 아내의 한 마디로 시작된 싸움 끝에 난로가 엎어졌을 것이다.
아내에게 데이트 신청하여 세 번째 만나던 날 사랑 고백하고 6개월 만에 결혼했다.
당시 나는 ‘무늬만 크리스챤’이었고 아내는 나보다 더했다..
신혼 초 오늘 본문의 죄를 지었지만 아내가 참아준 건, 말씀 때문이 아니라
내려놓지 못한 이생의 자랑과 교양 때문임을 잘 안다.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지금의 내 소망은 아내와 말씀 안에서 사는 것이다.
내 믿음이 연약한 대로 큐티로 인도하며 말씀 보기에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말씀 없이 20년 가까이 살다가 이제야 둘 사이를 말씀으로 얽으려니 힘이 든다.
잘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잘 살아온 게 아님을 말씀을 통해 깨닫고 있다.
교양에서 오는 인내심이 아니라 말씀에서 배우는 온유함의 배지가 있어야
부부 사이에 진정한 사랑이 싹 트고 자랄 수 있음을 배우고 있다.
오늘 본문대로 우리가 부부의 연을 맺은 게 내 의지가 아니고 하나님의 계획일진대
처음부터 말씀으로 살게 해주시지 왜 이제야 말씀을 쥐어주시느냐고 원망도 해보았다.
재물을 거둔 후에 말씀 주시지 말고, 처음부터 말씀으로 살게 해주셨으면
재물에 소망 두지 않는 꽤 쓸만한 두 자녀를 더 일찍 얻으셨을 텐데...
깨달음은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믿음은 은혜를 인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니
늦게 깨달은 것도 내 탓이요, 연약한 믿음도 내 탓이다.
말씀 보기를 게을리 하고 기도 없이 산 내 삶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