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경이 된 저를 주께서는!
작성자명 [정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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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1.27
넉 달이 가까워온다.
가족들과 친구가 들이닥쳐
근처의 음식점에 두어 번 가보고
스웨덴 갔다 돌아온 조카 보러 한번 가고
누이 회갑연에 한번 참석하고
마을버스로 세 정류장 지나서
누이 집 한번 들려보고,
주일예배 여섯 번 참석하고
그만큼 목장예배서 나눔 하고
수요예배 때 세 번 깨어지고
그 말고는
아직 바깥 출입을 한차례도 못했다.
오늘 오후에
나가 가르쳐 보겠다고 약속했었다.
내가 과연 나가게 될까?
겁이 난다.
“예수께서 소경의 손을 붙드시고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사….. 무엇이 보이느냐 물으시니 우러러보며 가로되 사람들이 보이나이다 나무 같은 것들의 걸어 가는 것을 보나이다 하거늘 (막 8:23-24)”
그날 강의중에, 하바드 대학 들어간
Deanna Barkett 의 에세이를 읽고있었다.
When I was young, I used to silently pray that I was nothing like my father. His eye brow was always knit… He was too perfect. I felt timid and self-conscious around him. My father was always offering advice by which he swore… They were always “Daddy originals” to me…
As I have grown older, however, I have realized that Dad#8212;in his own way#8212;has these many years been trying to guide me…
Communication with my father consisted of more e-mail messages than telephone conversations. My father corresponded with me more than anyone else. He always returned my e-mails promptly and tried in his own silly way (he signed one of his e-mails “love ya!” which is not at all like my father) to make me laugh…
Near the end of summer school, Mom told me that Dad had printed all of my e-mails and was planning to take them to the family reunion. “You have pleased him so much, Dee. He is so proud of you and loves you so much,” she told me…
Then I remembered another of his saying, “The apple doesn’t fall far from the tree.” And I cried.
어렸을 때 나는 “제발 자라서 아빠처럼 되지 않게” 해주시라고 몰래 기도하곤 했었다. 아빤 언제나 근엄하고 완벽하기만 하셨고, 나는 그런 아빠 곁에만 있어도 괜스레 주눅이 들어 싫었다. 아빠는 내게 늘 충고하시기 바빴지만 그 충고가 내게는 “지겨운 우리 아빠 잔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중략)
하지만 나는 커가면서, 아빠가 자신의 방식대로 나를 옳게 키우시려 애쓰신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중략)
(내가 장애자를 위한 여름캠프에서 봉사하고 있을 때 아빠는) 내게 전화 보다는 이메일 보내기를 좋아하셨다. 아빤 내게 매일처럼 이메일을 쓰셨고, 내가 보내드린 이메일엔 언제나 번개같이 답글을 보내셨다. 근엄의 표상인 아빠의 “야 임마, 나 너 사랑해!” 하는 어린애 같은 문구에 난 낄낄대며 웃었다. (중략)
여름캠프가 막 끝나가는 날, 엄마가 내게 말해주셨다. 아빠가 그 동안 내게서 받은 이메일을 전부 프린트해서 친척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에 가지고 가신다는 것이었다. “Dee야, 넌 네 아빠가 널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지 아니? 넌 아빠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상상도 못 할거야.” (중략)
아빠가 하신 말씀이 하나 생각났다. “사과는 떨어져도 항상 사과나무 곁에 떨어지지.”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한 문단 읽고는 숨이 막혔다.
한 문단 읽고는 목이 막혔다.
한 문단 읽고는 눈이 캄캄해졌다.
표 내지 않으려고 일어섰다 앉았다 했다.
왔다 갔다 하며 머리를 비우려 애를 써봤다.
후들거리는 가슴과
후들거리는 다리로
간신히 강의를 끝내고
집에 들어와 쓰러졌다.
그리고 나는 죽음을 노래하며
대낮에도 깜깜한 어둠을 동경하며
눈 먼 소경이 되어가고 있었다.
“예수께서 소경의 손을 붙드시고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사 눈에 침을 뱉으시며 그에게 안수하시고 무엇이 보이느냐 물으시니 우러러보며 가로되 사람들이 보이나이다 나무 같은 것들의 걸어 가는 것을 보나이다 하거늘 (막 8:23-24)”
(약속한 시간이 다가옵니다. 주께서 힘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거의 넉 달만에 가르치러 나갈 겁니다. 다녀와서 계속 쓸게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