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내게 주신 고마운 십자가...
작성자명 [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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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1.27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 (마8:34,35)
수요일 밤 12시에
저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않겠다고 했던 남편에게서
목요일 밤 12시에 다시 전화가 옵니다.
어쩐 일일까...하는 마음에 전화를 받아보니
아프리카에 자기는 도저히 못 갈 것 같으니
저 혼자 가면 좋은 선물을 주겠다고 합니다.
(다시는 연락 안 한다더니
이 말 하려구 전화를 했나?)
선물은 #46124;고 난 아프리카를 같이 가면 더 좋겠다...
그런데 너무 부담 갖지는 말고
일 때문에 정 안되면 가지 않아도 돼요.
그대신 나도 당신이 가면 같이 가고
안 가면 같이 안 갈거예요.
남편은 끝내 자기는 가기 힘들 것 같노라고,
지금 한창 일을 진행하고 있는
고객사 사장에게 아직 얘기도 못 꺼냈는데
내일 해 보겠지만 가망은 없으니 기대하지도 말라고 합니다.
아니 될꺼야. 걱정하지 말고 얘기해 봐요.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죠.
그런데 갑자기 남편은 뜬금없는 얘기를 합니다.
너 우리 회사에 취직 시켜 줄께
취직? 왠 취직?
뭐...와서 잔 심부름도 하고
세무사 일도 좀 보고
전화도 받고 뭐 그런 일 좀 해라
(속으로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만 담담하게...)
어 좋지~~나 청소도 할 수 있어!!
청소? 그래 뭐 청소도 하면 좋겠다.
바닥이 좀 더럽네.
월급은 한 백만원 정도 주면 되지? 어떠냐?
너무 너무 고맙지~~
나 잘 할 수 있어~~~
정말 눈물이 나게 고맙습니다.
무슨 심리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
남편을 보면서
하나님은 장난꾸러기! 라는 생각에
혼자 울다 웃었습니다.
(이런 표현 하면 하나님한테 실례인가요....
그렇다면 죄송....)
수요일 밤에
최후 통첩 같은 통보를 받고는
정말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언가....
목요일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서
하나님한테 기도밖에 한 게 없는데.
전처럼 남편 마음 바꿔보겠다고
내 혈기로 훈계하는 것조차 할 수 없고
누구한테 도움을 청할 수도 없고
그냥 하나님이 하시리라는 것만 믿습니다...하고
기도밖에 안 했는데.
그런데 그동안 하나님께서
작업을 하셔서
남편 마음이 그렇게 변해
저에게 전화를 하고
자기 회사에 와서 일을 하라니....
그 말 뜻이
저와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고 싶다는,
나는 아직도 너와 같이 있는게 좋다는,
그런 말로 들려서 너무나 너무나 고맙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서 기도하는데
미국에 있는 언니한테 전화가 와서
너 도대체 언제까지
직장도 안 구하고
오피스텔에 틀어박혀서
그러고 있을거니?
엄마 아빠가 얼마나
속상해 하시는 지 알아?
너가 그런다고 김서방이
돌아올 것 같애? 하는 소리에
하나님이 하신다고 하셨어.
아무런 희망도 안 보일 때
그 때 나만 믿고 가라고 하셨어.
하나님이 이게 내 십자가라고
지고 가라 하시는데,
그 말씀을 나는 들어버렸는데,
어떻게 안 들은척, 못 들은척,
난 이 십자가가 너무 무거워서 싫다고
내던져 버려.
나도 너무너무 무겁고 싫지만
하나님이 명령 하시니까,
그냥 순종하라 하시니까,
믿고 가려는 거야.
우리 남편이 이래주지 않았으면
나는 십자가가 뭔지도 몰랐을 텐데.
이제야 알게 된게 너무 감사해...
하고 나도 모르게
십자가를 지겠노라고 말했던 게 문득 기억이 납니다.
그동안 말로만
하나님 믿고 갑니다...하고는
내 맘대로 갔었던 제가
이제서야 마음으로부터
하나님 믿고 갑니다...하고 손들고 나온 걸
주님은 아셨나 봅니다.
내 마음만 받아주신 것도 감사한데
하나님은 제 믿음이 연약한 걸 아시고
다신 안 바뀔 것 같던 남편의 마음도 바꿔 주십니다.
그동안 나는
뭐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건지
뭐가 예수님의 쓴잔을 같이 마시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고 말로만
그러겠노라고 했던 부끄러운 사람입니다.
이제서야
아주 쪼금.
정말 아주 쪼금.
하나님이 뭘 원하시는지
감이 올락말락 하는 것 같습니다.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 될 때
제 안에 계신 예수님,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제 이것이 저의 십자가인 줄 알고
이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 좇아 가겠습니다.
당신의 쓴 잔이 이것인 줄 알고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라고 고백하기를
주님은 기다리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끝도 없는 사랑에
목이 메입니다.
아프리카에 끝끝내
못 갈 것 같다던 남편이
출발을 20시간도 남겨두지 않은 시각에
전화를 합니다.
나 정말 힘들지만
가기로 했다. 내일 보자...
할렐루야!!
아프리카를 가고 안 가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제 믿음이 없는 것을 아시는 주님께서
그래도 쪼금 위로 받으라고 주시는
선물로 받습니다.
헤어진 남편과 함께
비젼트립을 떠난다는
이 말도 안되는 것 같은 기적은
하나님이 저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시는 게 아닐까.
그 곳에 있는 동안
내가 정말 십자가 안에서 죽어지고
예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남편을 섬기고
지체들을 섬기고
그 곳의 아이들을 잘 섬기면
남편이 구원받고
가정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것조차
하나님 뜻이 아니라
제 욕심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기만 하지만
이것이 우리 가정을 지키기 위한
허물 많고 믿음 없는
저의 작은 몸부림이라 생각하고
다녀오도록 하려고 합니다.
저의 더럽고 악한 자아가
불쑥 불쑥 튀어나와서
하나님의 일을 방해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죽어가던 저를 살려주시고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기쁨과 감사를 맛보게 도와주신
큐티 선생님 우리들교회 목사님과
제가 교만해질까 옆에서 초 쳐주시는 목자님,
함께 은혜 나누어 주시고 수고하시는 목장 식구들,
나를 위한 천사처럼 나타난 일대일 양육 선생님,
이해는 안된다고 하면서도 날 믿어주고 기도해 주는 우리 가족들,
집사님들, 지체들,
모두 너무 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참 좋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