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먹기만 하는 사람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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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1.20
2007-01-20 마가복음 (Mark) 6:30~6:44 ‘받아먹기만 하는 사람’
어제는 제대로 바빴다. 아침부터 스케줄이 빡빡했는데,
예정에 없던 새 가족 인터뷰 땜빵을 맡게 되었고, 이미 10시가 넘었는데
5시까지 기사 올리란다. 인터뷰 대상은 평택에 있고, 떡볶이 소스는 바닥을 보이는데
마침 숭실대 편입시험 날이라 5 천명도 넘을 것 같은 사람이 아침부터 북적댔다.
소스는 집에서 만들어야 하고, 인터뷰는 평택, 시간은 둘 다 급하다.
해는 기우는데 꼴지게는 넘어가고, 소나기는 내리는데 고무신은 떠내려 가고
X은 마려운데 허리끈은 안 풀어지고...그래도 무사히 끝내고 나니 해 넘어 갈 시간.
마침 누님이 전화를 했길래 오늘 일 좀 했다고 자랑했더니
세상에서는 수고만 하고 하늘나라 가서 쉬란다.
예수님은 일하느라 굶은 제자들에게 한적한 곳에 가서 좀 쉬라고 하시는데
한적한 곳이 하늘나라? 그럼 그 때까지........
오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말씀을 들기 위해 모였다.
빈들에서 날은 저무는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양식이다.
미리 식사 대책을 세워 놓았어야 할 제자들은 이런 대규모 집회 경험이 없다.
제자들이 우왕좌왕 하고 있으니 예수님이 나선다.
오천 명이 넘는 사람에게서 음식을 모아 보니 떡 5개, 물고기 2 마리..
그러나 예수님은 음식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고 언짢아하지도,
혼자 먹으려고 내놓지 않은 사람을 탓하지도 않으시고
다만 그 음식을 내놓은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셨기에
음식을 앞에 놓고 하늘을 우러러 이렇게 기도하시지 않았을까?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 음식을 우리에게 허락하심을....
이 음식을 내 놓은 갸륵한 손길을 인하여 모두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하옵소서”
오병이어의 기적은 5000명의 무리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을 감동시킨 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30년 전 훈련소 생활 6개월 중 전반기 6주는 배고픔을 참는 것도 하나의 훈련이었다.
정신무장 시킨다고 15초로 제한한 식사시간에 한 숟갈이라도 더 넘기려고
허기진 돼지처럼 식판에 얼굴을 파묻어 보지만 항상 반도 못 먹는다.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PX 빵 당번 차례가 오면 남는 빵을 혼자 먹기 위해
화장실로 숨어들었고, 언젠가는 보름달 빵 12개를 순식간에 먹어치운 적도 있다.
그 마음이 지금도 남아, 경건하게 살지 못하고 경건한 척 살아간다.
남의 떡 먹기는 좋아하면서, 내 떡 내 놓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다.
달라고만 하였지, 주신 것에 대한 감사가 없다.
그래도 5천명에 섞여 경건한 척 살아간다.
감사한 마음도 없이 잘 받아먹기만 한다.
말씀도, 칭찬도, 떡도, 물고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