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지만 한마음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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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1.07
2007-01-07 마가복음 (Mark) 2:18~2:28 ‘두 개지만 한 마음’
우리 집은 모든 게 두 개다. 출입문, 화장실, 주방, 식탁...
4년 전 부도나고 누님의 도움으로 이곳 원 룸을 얻어
고 3, 고 1 짜리 애들과 4식구가 한 방에서 복구전을 시작했는데
형편이 나아져 바로 앞의 원 룸을 하나 더 얻어 살고 있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원룸으로 왔을 때
한 방에서 자는 일이 낯설어 많이 불편했겠지만 다들 잘 참아주어
가장으로서 살림살이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에 대한
죄책감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각자의 취향대로 잠자리를 정하다 보니
아늑한 곳을 좋아하는 딸은 2단식 행거 밑에 있는 침대에서
여름에도 뜨뜻한 방을 좋아하는 아내는 그 옆 바닥에서
나보다 엄마를 더 좋아하는 아들은 엄마 옆에서,
할 수 없이 나는 남는 침대에서 잠을 자야 했다.
방을 하나 더 얻었을 때 아들부터 잠자리를 옮겨 주었는데
같이 자는 일에 익숙해진 녀석은 며칠 만에 이불 싸들고 들어왔다.
이 아침, 항상 먼저 일어나는 습관대로 눈을 뜨니 긴 녀석이 널브러져 있다.
평소 같으면 가장 먼저 교회에 가는 녀석이지만
오늘부터 청년부로 승격되어 오후 예배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몸은 어른인데 아직도 엄마를 칭칭 감고 자다니... 쯧쯧
자는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 주었다.
무서운 아빠, 무시하는 누나, 누나 편만 드는 엄마 때문에
외로웠다며 흐느낀 적이 있다는 얘기를 아내에게 전해 들어 알고 있기에,
나는 가장 자상하고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었는데
나의 낡은 가치관으로 재고, 따지고, 교육하려 했던 나의 모습이 있었음을 회개했고,
이제 청년부에서 그동안의 좌절을 털어내고
하나님의 신실한 킹카로 매일 성숙해지기를....
그 애비로서 나도 낡은 가치관을 버리고
매일 얻어먹는 말씀에 헌 부대가 터지지 않도록
영육을 새롭게 하고 단련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모든 게 두 개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그래서 그 마음의 크기만큼 하나님께 사랑 받는 가족이 되게 해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