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알패오의 아들이기를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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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1.06
2007-01-06 마가복음 (Mark) 2:13~2:17 ‘그가 알패오의 아들이기를..’
그는 바람처럼 왔다.
견인차를 끌고 올 줄 알았는데 쬐그만 스쿠터를 타고..
아내에게 그 날의 큐티 본문을 인쇄해주니 틈틈이 보기에 좋다고 하여
오늘도 한 장 인쇄해서 집을 나서, 양재역까지 본문을 읽게 하고 요약을 권했더니
“오늘은 짧아서 요약할 것도 없어”.... 머쓱하여 느낌을 물었더니
“당신이 느끼는 것과 똑 같아”.... 어제 일로 심통이 나 있다.
마음을 풀어주려는데 뒷바퀴에서 덜덜거리는 소리가 났다. 펑크였다.
아내를 택시 태워 보내고 보험사 콜 센터에 전화했더니 그가 온 것이다.
그 작은 스쿠터에서 공구를 꺼내어 바퀴를 빼내길래
“가지고 가서 때워 올 거예요?” “아니요, 여기서요”
싣고 온 배터리에 소형 공기 충진기를 연결, 공기를 넣더니 구멍 난 부위를 정확히 찾아낸다.
“잘 하시네요” “제가 빵꾸 때우는 데는 귀신입니다”
“왜 하필 귀신입니까? 전문가라는 말도 있는데”
“하하하, 그러네요..그런데 이 타이어 갈아야 되겠어요. 타이어 하나 믿고 운전하는 건데..”
“저는 믿는 분이 따로 있지만 아저씨 말은 듣는 게 좋겠군요.
그런데 헬멧 좀 벗어 보세요. 잘 생긴 얼굴 좀 보게요”
“푸하하하 재밌는 분이군요”
“아니요 저는 쟤 믿는 사람이 아니고 하나님 믿는 사람인데요”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그가 펑크 난 곳에 찐득한 노끈 같은 것을 쑤셔 넣고, 공기를 채우고
다시 제자리에 끼우고 하는 동안 계속되었다. 다 고친 그가 5천원을 요구했다.
“5천원은 나중에 한 번 더 때워주세요”
그 5천원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
갑자기 내리는 눈발을 맞으며 대화를 더 이어갔다.
그는 양재동에 살고 있고 몇 군데 교회를 다닌 적이 있다고 했다..
“제가 한 번만 전화 할 테니 꼭 받아주세요” “왜요?”
“오늘 하던 얘기... 세상에는 돈만 밝히는 교회,
이상한 교인들만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드리게요”
“어떻게 증명하실 건데요?”
“이 근처 왜, 구역이라고 하죠. 우리는 목장이라고 하는데,
목장 모임에 한 번만 초대하려고요”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오늘 읽은 건데요..한번 읽어 보시겟습니까?”
그에게 오늘 본문을 주고 오면서
신형 렉서스를 부러워하던 마음을 고물차도 감사하도록 만들어주신 하나님께
그가 알패오의 아들이기를, 그래서 벌떡 일어나게 해달라고기도했다.
갑자기 눈발이 거세어져 앞이 안 보였다.
그래도 마음 편히 운전할 수 있었던 건
나를 항상 지켜주시는 분이 계시고
운전하는 나를 지켜주는 바퀴가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