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에 키워온 사람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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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1.03
2007-01-03 마가복음 (Mark) 1:21~1:34 ‘내 마음속에 키워온 사람’
오늘 본문의 ‘귀신들린 사람’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결혼 당시 다니던 교회의, 같은 구역 교우였던 김신조라는 분인데
68년 1월 21일, 121 사태 때 청와대를 폭파하기 위해 내려왔다가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지금은 하나님의 종(목사님)이 된 분이다.
그 분은 죽은 동료 30명, 북에서 총살당한 가족들 때문에
살았어도 지옥을 살다가 예수님을 영접하고서야 세상에 안길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분의 인상은 순박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
나도 인상 좋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군 생활 때 담 밑 구멍가게 할머니한테 잘 보여
늦은 밤 담 넘어 부식 추진하는(안주 사오는) 일은 언제나 내 차지였다.
결혼할 때도 인상 덕을 본 게 사실이다.
아내와 강퍅한 말로 싸운 후 화해 할 때면 아내가 늘 하는 말이
“저 인상에 어떻게 저런 사람이 숨어 있었나? 당신 화낼 때 눈빛은 당신이 아냐”
아내가 본 것은 내가 아니었다.
아내 몰래 내 마음속에 키워온 사람
남에게, 아내에게 들키지 않았어도 나는 그 사람을 안다.
강퍅한 말을 할 때 내 눈빛을 변하게 하는 바로 그 사람이다.
내속에 키워 왔으니, 남은 몰라도 나는 잘 알지만 내 쫓지 못한 사람.
내 쫓지 못했다기보다는 내쫓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들을 진작에 내쫓지 않은 것은
세상과 연합할 때는 그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을 속이거나 힘 있는 사람에게 아첨할 때,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술에, 쾌락에 몸을 내맡길 때,
선한 이웃을, 착한 아내를 무시하거나 핍박할 때
그들의 힘을 빌어 용감해지고 뻔뻔해지고 강퍅해지곤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전지하시고 영원하셔서 매일의 일을 다 아시기에
전능하신 권세로 그들을 물리쳐 주시겠다고 벌써부터 손 내밀고 계셨는데
나의 연약한 믿음은 나의 눈을 멀게 하고, 마음 문 여는 일도 부끄럽게 만들어
진작에 그 권세를 힘입어 그들을 물리치지 못했으나
이제 그들의 힘을 빌지 않고 살기로 하였으니
그들과 헤어질, 아니 내쫓을 그 날이 바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