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쌓은 단이 패역의 단이면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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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2.20
12/20(수) 여호수아 22:1-20 ‘네가 쌓은 단이 패역의 단이면’
피천득 선생은 그의 수필에서, 덕수궁 박물관에 있는 청자연적의 연 꽃잎 하나가 옆으로 꼬부라진 것을 ‘눈에 거슬리지 않은 파격’이라고 하며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연 꽃잎을 꼬부라지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정말 그 연적을 만든 도공은 일부러 꼬부렸을까? 도공이 삐침의 미학을 알아서 일부러 꼬부렸든 실수로 꼬부라졌든 중요한 건, 누군가 그 도자기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들에 의해 오늘에까지 전해져 보물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 연적의 가치를 알아보고 현재의 영광이 있게 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오늘의 본문에서, 요단 동편의 지파가 약속의 땅을 정복하기 전에 미리 땅을 분배받는 조건으로, 민족 전체의 전쟁에 참여하여 그들의 의무를 다하고 이제 자신들의 땅으로 돌아가자마자 단을 쌓았는데, 그 것을 여호와께 패역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서쪽의 지파는 민족 전체에 미칠 여호와의 진노에 정신이 아득하다.
힘든 전쟁을 끝내고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간 그들은 왜 단을 쌓았을까? 이제 편히 잘 살 수 있는 미래가 보장되었는데 하나님의 진노를 살지도 모르는 일을 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가 있다 해도, 바알브올 사건을 들어서 알고, 아간의 처벌을 직접 경험한 그들이 굳이 오해 살 일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들을 징벌하자는 의견에 따라 진상조사단이 파견된다.
요즘 술잔으로 나만의 단을 쌓아 왔다. 하나님 품으로 돌아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목장 지체들도 다 알도록 내놓고 마셔댔다. 아들이 내 대신 고모의 진상조사를 받고 그 일이 얼마나 패역한 일인지 훈계를 들었다. 누님의 훈계보다 힘든 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다 이겨 놓고, 단 하나 쌓음으로써, 변명할 기회도 없이 모든 것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러나 잎 하나 꼬부라졌어도 그 연적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처럼 하나님은 나에게 매일 용기와 경고를 함께 주신다. 혀는 꼬부라져 있어도 네 시선이 나를 향하는 한 너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단을 쌓은 이유가 있다면 변명할 기회를 얼마든지 주겠지만 네가 쌓은 단이 패역의 단이면 너를 진멸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