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에서 하신일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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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2.13
12/13(수) 여호수아 18:1-10 실로에서 하신 일
정복 전쟁의 거점인 길갈에서는 요단강의 돌멩이를 가져다가 기념물을 세우게 하심으로 과거의 교훈을 잊지 말 것을 주문하신 하나님이 정복한 땅 실로에서는 회막을 세우심으로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신다. 각 지파 중 아직 영토를 분배 받지 못한 지파에게 땅을 나누어 주신 일인데 굳이 지파별로 나누어 주신 이유가 무엇일까?
한 민족을 지파별로 나누신 하나님의 계획은 무엇일까? 남북으로 나뉘어 전쟁을 하며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우리의 처지로 볼 때 12지파로 나눈 하나님의 섭리는, 경쟁과 그로인한 시련 속에서 강해지고 순종하는 믿음을 갖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어쨌든 그 이후 이스라엘 민족에게 장밋빛 미래가 전개된 것은 아니니 회막의 건립은 내면의 성숙을 위해 거쳐야 하는 성장통의 시작이 아닐까?
성장통을 줄이기 위해 하나님은 땅을 나누는 방법으로 제비뽑기를 택하신다. 그리고 제비뽑기를 하는 땅의 분배 지도를 각 지파 대표에게 그려오라고 하신다. 이렇게 하면 어느 지파가 순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믿음이 담대한 자손들은 미리 나누어 주고 연약한 자손들에게는 그들의 연약함에서 오는 불신과 불만을 없애기 위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택하신 것이다.
요단강을 간신히 건너 길갈에서나 실로에서나 허덕이며 쫓아온 나는 이제 제비뽑기에라도 참가해서 영토를 받아야 하는데 내가 받고 싶은 영토, 희망 사항을 아뢰기도 송구스럽다. 지금까지 살아 온 내 삶의 결론이다. 지금 못 받으면 그저 남의 지파에 빌붙어 살아야 하는데 지도 그려낼 시간, 제비 뽑을 시간은 너무나 촉박하다.
어제 목장 예배에서 그렇게 회개하고 다짐하고도 하루도 못 되어 내가 다짐한 약속을 어기고 말았다. 술 좋아하고 인색한 자의 식탁에 앉기 싫어 가능하면 윗분과 식사를 안 하려고 노력하다가 아침부터 기분이 좋은 그에게 맛있는 것 기대하고 따라가 점심 식사하다가 말도 안 되는 억지소리에 반주로 나온 술을 연거푸 두 잔 마시고 말았다.
그런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 그의 말을 탓하기 전에 그런 상황을 만든 것 자체가 나의 지혜 없음의 결과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를 위해 침 튀기며 수고해 준 사람을 위해 기도는 못할망정 미워하지는 말아야지... 그 시간에 지도 그리고 내 몸을 성결케 하여 제비뽑기에 나서, 나에게 합당한 기업을 받아야 하는데, 할례를 받고도 수없이 주님의 몸된 전을 더럽힌 나의 죄로 인해 제비뽑기 자격을 박탈당하지나 않을 지 그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