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남겨두었을까?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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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2.11
12/10,11(주일, 월) 여호수아 15:21-16:10 왜 남겨 두었을까?
유다 지파는 자신들의 영토에서 예루살렘 거민 여부스 사람을 쫓아내지 못하였고 요셉 지파의 에브라임 자손은 거셀에 거하는 가나안 사람을 쫓아내지 아니하고 그들을 종으로 부렸다.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었을까? 약속의 땅을 차지하고 스스로 물러나지 않은 사람들은 진멸해야 하는 적들인데, 여부스 사람은 강해서 쫓아내지 못했을 테고 가나안 사람은 종으로 부리기 위해서였을까? 나중에 화근이 되지는 않았을까?
나는 직장 생활을 짧게 했는데, 그 이유는 얼른 독립해서 돈 많이 벌기 위해서였지만 그 시기는 우발적인 사건으로 결정되었다. 거래처 사장 생일 파티에 가면서 선물비로 10만원(당시는 큰 돈)을 받아서 갔는데 그 쪽의 요청으로 선물 대신 고스톱 밑천으로 쓰게 되었다. 경리과에 그대로 말하고 영수증 없이 처리하라고 했더니 경리과장이 영수증 없으면 처리가 안 된다며 급여에서 공제하였길래 월급봉투를 그 과장에게 집어던지고 비 오는 날 나와서 그 길로 내 일을 시작했다. 첫 사업은 직장에서 하던 가죽의류 수출업이었는데 욕심을 부려 제조 공장까지 갖추느라 직원이 70여명이나 되었다.
을에게는 앉아서 받고 갑에게는 서서 바치고...이게 뇌물 주는 관행임은 주지의 사실인데, 나는 갑에게 뇌물을 준 적이 없다. 꼭 줘야 될 일이 있으면 공개된 장소에서 부서회식비, 업무추진비.. 등의 명분을 붙여 공식적으로 주었으니 뇌물이 아니고 선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따라서 직원들에게도 뇌물은 절대 받지 못하게 했고, 명절 때 선물은 개인적으로 받은 것 까지 다 모아서 가장 나이 어린, 또는 낮은 직급의 직원부터 하나씩 골라 갖도록 했더니 거래처에서 선물이 더 많이 들어왔다.
다른 건 몰라도 돈 문제에서만큼은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했기에, 좋은 직장 좋은 자리에서 집칸이나 장만하는 동료도 있었지만 나는 월급도 제대로 갖다 주지 못하곤 했다. 이렇게 살아왔는데 며칠 전 공금을 유용하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 마지막 사업 부도로 포장마차를 하다가 아내에게 맡기고 직장에 다니는데, 포장마차 수입에서 갚기로 한 빚 중에 아내가 제 때에 못 보냈는지 빚쟁이가 나에게 독촉 전화를 걸어왔다. 그 사람은 원래의 빚쟁이로부터 채권을 인수한 사람인데 첫 만남 때, 손 씻고 착한 일 하며 살고 있으니, 돈 제때제때 잘 보내라며 손가락 하나가 잘린 손을 보여주었던 사람이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절차를 거친 합법적인 채권자였기에 당연히 갚아야 하기도 하고 “박선생, 점잖은 사람이 어찌 그라요, 실망시키지 마시요~잉”하는 껄쩍지근한 소리 듣기는 죽기보다 싫어서 업무비에서 바로 보내 버리고 아직 채워 넣지 못했으니 공금 횡령일 수밖에..
당장 갚을 수가 없어 나누어 갚기로 한 빚 때문에 다 목 밟아 죽였다고 생각한 알콜 대왕이 슬며시 머리를 처들더니 스트레스를 내 목에 감아온다. 그대로 패대기쳐 밟아버려야 하는데 연약한 나는 그 녀석 종이 되어 이 친구 저 친구 불러서, 없으면 혼자라도 며칠째 잔을 기울였다. 어제도 집에 와서 저녁을 먹으며 술병을 꺼냈더니 아내가 한마디 한다. “길가에 무화과 나무 같은 나도 견디는데 당신은 매일 큐티한다면서 이게 무슨 꼴이에요?” “어? 당신 오늘 설교 시간에 안 졸았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내 양육하시려고 나를 사용하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