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별되지 않는 사람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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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1.30
11/30(목), 여호수아 9:16-27 구별되지 않는 사람
기브온 거민들은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자신과 가족의 목숨만 구하려 했다면 라합처럼 하나님의 백성에게 투항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들은 종족의 보전을 위하여 그들이 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지시한 명령, 즉 자신들을 진멸하라는 말씀의 권위를 알기에 그들이 목숨을 이어가는 길을 택해, 맹세를 꼭 지키라는 하나님의 율법을 역 이용, 그들을 속여서라도 맹세를 받아냄으로써 멸족의 화를 피한 일은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브온이 진멸을 면한 사건은 이스라엘의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하지 못한 직무유기에 해당되겠지만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종살이의 치욕을 당하더라도 일단 죽음을 면하고 훗날을 기약할 수 있는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호수아는 속아서 맹세를 했지만 나는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속지 않는 방법을 알면서도 스스로 속기를 자처하곤 한다. 나의 열심이 앞서, 죄의 싹을 보지 못하여 세상적인 가치관에 따르거나, 분별력이 없어 영원히 사는 길보다 썩어질 육체를 보전하기 위하여 잠시 사는 길을 택하는 인본주의의 산물이, 세상에서 나를 ‘구별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드는 주범임을 요즘 절실히 느낀다.
얼마 전부터 새로운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업무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아 시간이 많은 편이다. 남는 시간에 양육 숙제도 하고 게시판에 글도 올리는데 하나 밖에 없는 상사이자 오너의 눈치를 보며 마치 죄 짓듯이 이 일을 하는 나를 발견한다. 떳떳이 해도 되는데 마치 기브온 거민처럼, 은밀히 하는 차원을 넘어 업무에 열심인 것처럼 위장을 한다. 하나님에 관한 일을 할 때면 항상 업무 관련 창을 하나 더 띄워 놓고 그가 근처에 오기 무섭게 순식간에 창을 바꾼다, 그러면 그가 옆에 와서 머리 허연 내가 열심히 업무에 열중하는 모습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 나를 칭찬한다. “박 이사는 참 착하고 일도 잘해”
세상에는 착한 것 같은 사람도 많고 나처럼 일 잘 한다고 칭찬만 받는 사람도 많다. 그냥 자기 일에 충실한 사람, 그런 사람 중의 하나로 분류되는 나... 그런데 나는 이제 그런 사람으로 분류되거나 세상의 칭찬을 듣는 일에 연연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자녀 된 사람으로 세상과 구별되는 사람이 되어 그 능력이 돋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함이 안타깝다. 우리 교회 지체들 중에는 직장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구별되는 삶을 살면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세상과 교회의 모범이 되는 사람이 참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