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措置, 後報告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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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1.29
11/29(수), 여호수아 9:1-15 先措置, 後報告
바둑 용어 중 ‘덜컥 수’라는 말이 있다. 상대의 손길 따라 두다가 느닷없이 나오는 실수의 한 수를 말한다. 덜컥 수는 형세가 유리한 국면에서만 나온다. 왜냐하면 불리한 국면에서 나오는 실수는 그렇게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 덜컥 수가 나오면 대개는 형세가 역전되거나 미세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덜컥 수가 나오기 전, 상대의 속수(일종의 속임 수)가 등장한다. 조금만 주의하면 알 수 있지만 형세가 유리할 때는 방심하기 쉬워 상대의 속임수에 말려들기 쉬운 것이다.
적들은 연합하여 속임수를 구사한다. 옷차림과 소품까지... 승리에 고무된 여호수아는 그들이 제시하는 증거를 꼼꼼히 살피지 않았다. 본문의 내용처럼 샘플링하여 살피니 그들의 주장에 들어맞았다. 그래서 덜 컥 수를 둔 것이다. 여호수아와 족장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나도 “혼자 잘 살려고 그랬냐? 당신 호강시키려고 기를 쓰다가 그리 된 것인데 나만 몰아붙이면 폭폭해서 어떻게 사냐?”라며 나의 잘못을 회피하려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한 말이 면책 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 일을 하기 전 아내와 상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듯이 여호수아의 결정이 잘못 된 것은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전략으로 여리고성을 정복하고 아간의 죄로 좌절했다가 아이성 전투로 회복한 여호수아가 하나님께 모든 일을 아뢰지 않고 자신의 판단대로 처리함으로써 일을 그르치는 장면이다.
군대에서는 효율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 부작용을 감수하고 선조치 후보고 체계를 정착시켰으나 우리 군대가 처음부터 그리했던 것은 아니다. 첫 직장에서 펜으로 품의서 쓰는 일이 업무의 중요한 일과였다가 새 직장으로 옮기니 펜글씨 대신 볼펜으로, 메모지든 어디든 내용만 정확히 보고하면 되는 시스템이 좋았다. 효율성을 최우선하는 경영 전략에 힘입어 그 회사는 단기간에 정상 가까이 갔다가 순식간에 무너졌으나 첫 작장은 지금도 정상 부근에 남아있다. 그러나 요즘 대부분의 회사는 선조치 후보고 시스템을 보완하여 실시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 보험의 보상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세상은 개인의 능력과 효율성을 중시하여 의사 결정 체계를 바꾸고 있지만 하나님은 지금도 예외 없이 모든 일에 선보고 후조치를 우리에게 주문하신다. 그런데 그 일이 하나도 어렵지 않으니 안 지킬 이유가 없는데 나는 왜 그리 힘든지... 그저 감사함으로 아뢰라고 하시는데 나는 늘 나의 의를 앞세워 행동하는 걸 자랑하여 열심을 다한다. 그러나 열심이 특심이 되어 나도 속고 남도 속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