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시장조사
작성자명 [박종열]
댓글 0
날짜 2006.11.17
수 2:1-14
오늘 여호수아는 정복할 땅을 공격하기에 앞서 두 명의 스파이를 보낸다.
스파이, 요즘도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데, 산업 스파이, 상대 후보 진영에 파견된 위장 지지자, 흥신소... 그러나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 꼭 필요한 존재이듯이 시장 개척을 위해 필요한 것이 시장조사라 할 수 있다. 직장을 선택할 때, 유망한 분야에 대해 탐색하는 것도 자기의 능력을 팔 시장에 대한 조사가 될 것이고 점포를 계약할 때도 감이 아닌 철저한 조사(입지분석, 상세력 분석 등)가 선행 되어야 실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첫 직장을 구할 때, 당시 최고의 그룹에 공채로 입사하였는데, 500여명이 한 달 간의 교육을 받고 20여 개 계열사에 배치되는 과정에서 본인의 희망을 묻는 면접에 90%이상이 가장 인기 업종이던 무역업을 하는 한 회사에 지원했다. 지금은 최고의 기업이 되었지만 당시 ‘전자’는 제품 자체가 TV, 세탁기 등이었고 인문계 출신이 지원하면 대리점 관리가 주된 업무여서 지원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운 좋게도(실은 운 나쁜 것이었는데) 내가 지원한 회사에 배치되었지만 그 회사는 무역업의 쇠퇴로 점점 쇠락의 길을 걸어 지금은 정체성도 모호한 이름뿐인 그룹 간판사가 되고, 전자에 배치된 입사 동기 중에는 얼마 전 만나보니 준공 당시 타워팰리스를 몇 백 만원에 강제로 떠맡다시피 분양받고...지금은 연봉이 20억이라든가?
직장 생활 후 사업에 일찍 뛰어들어 이것저것 참으로 많은 업종을 경험했지만 초기에 잘 나가다가 엎어진 것은, 나의 불성실 외에도 업종 자체에 대한 시장조사의 오류가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요즘 사무실 주변에서 사람이 줄서는 점포를 몇 군데 발견했다. 낙원상가 옆 소문난 해장국, 종로3가 할머니 칼국수, 인사동 옥수수 호떡... 칼국수 집은 엊그제 15분 서 있다가 먹어봤고, 호떡은 30분 줄 선 게 아까워 4개(2000원) 사서 집에까지 가지고 왔다(인터넷 검색해 보면 사진까지 나옴)
그런데 이런 집들의 공통점은 우연일 수도 있지만 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짚은 메뉴와 가격 전략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이것을 뒤집어 말하면 누구라도 시장조사만 철저히 하면 대박이 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예를 들어 그 호떡이 바로 옆의 점포에서 편히 앉아 먹을 수 있도록 했으면 안 됐을 것이다. 왜냐, 그 호떡은 인사동에 놀러온 연인들이 줄서서 사랑을 나누는 재미를 안겨주는 곳이니까. 그럼 근처의 똑 같은 호떡 마차에는 줄을 안서는 이유는? 그 답은 맛이었다. 소문난 해장국은 가격(1,500원)대비 맛, 할머니 칼국수는 20년 전통과 맛. 앞서는 사람은 분명히 앞서는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