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기일
작성자명 [박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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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1.16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 (갈 6:17)
11월 14일은 저의 아버지 기일이었습니다. 화요일이라 목자로서 목장 예배를 인도해야 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제사 보다는 예배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친가에 가지 않기로 결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14일 당일, 큰 형님께 전화를 드려 못 가겠다는 말씀을 해야 했습니다. 저는 3남 2녀 중의 막내로서 눌리는 분위기에 커 왔습니다. 큰 형님은 집에서 굿판을 벌릴 정도로 미신을 믿는 분으로 성격이 아주 급하신 분입니다. 막상 전화를 하려 하니 제 얼굴이 굳어지고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역사하여 주실 것을 믿고 전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형, 저예요. 오늘 교회 예배로 인해 제사는 참석을 못할 것 같습니다.
네가 어떤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상관하지 않겠다. 하지만 오늘은 아버지 제사날이니 와야 하지 않겠니?
저는 교회에서 예배드리면서 제사지내는 것으로 생각하겠습니다.
뭐라고? 아니, 이 xx가 뭐라는거야. 너 이제부터는 형이라고 부르지도마, 이 xx야. 뚝...
두 가지의 감정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두려움이었고, 다른 하나님 평강이었습니다. 두려움은 세상적인 생각이었고, 평강은 주님의 마음이었습니다. 큐티 책을 봤습니다. “이스라엘에게 평강과 긍휼이 있을 지어다. 이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 (갈 6:16-17)
주님이 역사하시면 형님은 고분 고분, 그래 알았다 다음에는 꼭 와라, 이렇게 말할 줄 알았습니다. 너무나 예기치 않은 답을 들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여쭙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는 집사님이 생각나 전화를 걸었습니다. 불통... 다른 분께 전화했습니다. 회의중... 주님이 생각나게 해 주신 또 다른 분께 전화했습니다.
집사님, 제가 이러 이런 상황입니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요...
제가 몇 년 전에 똑 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집사님, 잘 하셨습니다. 주님이 믿지 않는 형님을 크게 한번 흔드신 겁니다. 그 정도면 되었으니, 목장 예배는 부목자님께 부탁하시고, 친가에 가셔서 형님께 복음의 씨앗을 뿌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주님이 더 아름답게 보실 것 입니다.
부목자님께 목장 예배를 부탁하고, 아내와 함께 친가로 향했습니다. 욕하면 먹고, 때리면 맞으러 가리라.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는 바울 사도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차 안에서 아내와 함께 기도하고 들어가려는데 형님과 마주쳤습니다. 전화를 안하고 간 터라, 형님이 내심 놀랐나 봅니다. 그래, 들어가 있어라... 의외의 부드러운 말투. 제사 후에 식구들 모인 자리에서 말씀을 전하고 싶었지만 못했습니다. 조만간 큰 형님과 만나 복음을 전하려고 합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주님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