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건함과 담대함(Ⅱ)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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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1.16
11/16(목), 수 1:10-18 (strong and courageousⅡ)
여호수아에게 요단강을 건너라고 명하시는 여호와는 여호수아에게 ‘강건함과 담대함’을 주문하셨는데 여호와의 명을 따라 강을 건너기 위해 백성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여호수아에게 백성들은 절대 복종할 것을 스스로 다짐하며 생사를 책임질 백성의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조건으로 역시 ‘강건함과 담대함’을 갖기를 부탁하고 있다.
오늘 아침 재형이의 수능을 위해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아침밥을 준비했다. 재형이가 좋아하는 고등어구이(정세윤 형제가 고향에서 갖다 준 안동 간고등어)와 비엔나 소세지, 참치 김치찌개, 계란말이, 멸치볶음, 김치전, 김구이 등을 준비하고 상희가 2년 전 수능 볼 때 사용했던 보온 도시락에 점심을 준비했다. 상희 수능 볼 때는 온 집안이 북새통이었다. 첫째인 이유도 있었지만 세상적 가치관으로 보면 수능은 아이의 인생을 좌우하는 집안의 중대사였다. 수능 성적으로 대학 입시가 좌우되고 그 후의 인생에서 성공과 실패의 분수령이 수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양육을 통해 가치관에 변화가 생기고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깨닫기 시작하니 수능은 그저 인간이 정한 공정한 경쟁의 룰에 따라 참여하는 통과의례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마 전 라디오 칼럼에서 어떤 여류 인사가 자기는 공부 잘해서 세상에 아부하는 사람이 싫어서 아들에게 공부도, 심지어는 학교에 다니는 것도 권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 사람이 성경적 가치관으로 한 말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세상적 가치관을 버릴 때 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재형이가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갖도록 강요할 생각도 없으며 그의 자유 의지에 소극적인 간섭도 하고 싶지 않아서 수능을 앞둔 고 3의 기간 내내 예배 참석 잘하고 밥 잘 먹도록 권한 것 외에는 특별히 권면한 일이 없다. 그렇지만 나의 작은 변화가 녀석에게 감지되었는지 나를 대하는 눈빛이 예전과 달라졌음을 은연중에 느낄 수 있었다.
수능이 끝나면 제도권 교육은 끝이 나고, 사람이 처 놓은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에 나가게 된다. 이제 당장 오늘 오후부터는 더 큰 세상을 향한 영적 전투가 시작되는 것이다. 나도 해방이다. 유치원 소풍 김밥부터 오늘 아침 밥까지 육신의 부모로서 내가 할 최소한의 의무는 다했으니 당장 내일 아침부터는 조금 더 잘 수 있을 것 같다. 수능 장으로 가는 재형이의 손을 잡고 기도했다. “하나님, 뿌린 대로 거두게 하여 주옵시고 요단강을 건너는 여호수아처럼 강건함과 담대함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게 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