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을 나오며...
작성자명 [박성원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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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1.14
쌀쌀한 날씨입니다.
어제 하루 종일 시어머니는 응급실에 계셨고
결국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 어머니’라고 부르면 눈만 한 번 뜨고
이내 눈을 감아버립니다.
오늘 중환자실에서 바라본
어머니의 모습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실까.
그 영혼의 버림 받고 상처 받은 모습이
이제야 보임은 심한 폭풍 속을
지나오며 많은 세월을 보내야 했던
저의 사랑 없는 이기심이었습니다.
결혼 당시 조금은 이상하게 보였던
어머니의 모습이 세상 속에서 살고 있었던
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고
저렇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천국을 갈 수 있냐고 정죄하였습니다.
남편 고난 자식 고난 힘든 시집살이를
통해 안으로 안으로 숨어버린 어머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꽁꽁 닫아 버린 채
세상과 식구들에게 그리도 무관심을 보였던
어머니.
그냥 그렇게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너무 버거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던 어머니
하나 밖에 없는 며느리는 공부 좀 했다고
무시하고 쳐다보지도 않았으니.
이렇게 몸에 주렁 주렁 달고
몸 안의 피를 밖으로 빼내어 깨끗하게 한 후
다시 몸으로 넣고 있는 그 육신을 보면서
죄인인 저의 모습을 봅니다.
말씀이 없었기에 교회를 다녀도 혼자만의
신앙생활을 했던 어머니였기에 곤고하셨습니다.
이제 먼저 말씀을 들은
내가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에게 고난이 없었다면
어머니를 평생 이해하지 못했을 텐데
그래서 고난은 축복인가 봅니다.
시집와서 한번도 따뜻하게 대해주지 않았던
어머니였고 나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얼굴 쳐다보는 것도 싫어했던 나의 못된 마음.
정말 너무도 무시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외에는 결코 자랑할 것이 없다고 했는데
그 십자가는 사랑인데 나는 너무도 이기적이었습니다.
사랑으로 내 옆의 힘든 사람을 보듬어야 하는데
너무 힘듭니다.
어머니 옆에서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들려주고
기도를 했습니다. 듣든지 아니 듣든지 전하려고 합니다.
중환자실을 나오며
오늘 갈라디아서가 끝나는 날인데
마지막에 바울은 예수의 흔적을 가졌다 라는
구절이 기억이 났습니다.
나의 몸에 그 흔적을 남기시기 위해
하나님은 지금도 역사하시고 있고
내 옆의 식구들이 수고하고 있는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을 바라봅니다.
‘아버지!’ 라고 불러봅니다.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이 전해옵니다.
그 사랑을 이제는 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