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항구, 남편이란 이름의 배
작성자명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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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1.10.19
결혼이란 항구, 남편이란 이름의 배
행27장6절 알렉산드리아 배를 만나
10대
제 남편감은 확고했습니다
잘 생기고 부자이고
당연히 모든 것에 뛰어난 사람
아빠처럼 잘생기고
할아버지처럼 돈 잘 벌고
삼촌처럼 공부 잘하는 남자
그렇게 완벽한 사람을 만날 줄 알았습니다
손 벌리면
언제나 나오는 용돈처럼
그렇게 남편은 오는 줄 알았고
당연히 남편은 그런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는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던 용감한 시절
친구들의 가난이 얼마나 힘든 건지
감히 생각도 못하고 지나던 시절
일찍 철 든 친구들과는 달리
저는 응석받이에
철부지에
참 헛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20대
제가 생각하는 남편상은 이랬습니다
부모님을 대신해서
날 보살펴주고 용돈주고 생활전부를 책임져 줄 사람
가끔은 아빠노릇도
때로는 친구같이 쿨 하게 지내며
마르지 않는 샘같이
늘 친절함이 배여 있는 그런 사람
언제나 든든한 내편이 되고
내 입장에서만 나를 생각해 주며
서로가 서로에게
윈윈하는 그런 정당한 거래가 있는 관계
그런데
막상 결혼을 앞에 두고
그런 사랑을 꿈꾸던 제겐
백마 탄 왕자는 결코 오지 않았습니다
이 남자인가
저 사람인가
잴 겨를도 없이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한 어설픈 결혼
30대
저랑 사는 남편에게 날마다 요구했습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내게 최고로 대접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결혼한 남편도 결혼하기 전부터 꿈꾸던
아내에게 바라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더 크게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서로를 알아간다는 미명아래
침묵으로 싸우고
책장에 꽂혀있던 책들을 던지면서
우린 그렇게 서로를 상처주며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태어나고
아무 준비 없이 부모가 덜컥되고는
또 다시 육아전쟁이란 걸 치루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키우고
공부를 끝마치며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세상과는 또 다른 삶을 준비했던 시절
40대
평생 할 쓴 소리를
이 시기에 다 하고 산듯 합니다
내 딴에는 탄탄한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서 라고 했지만
결국은 나를 위해서
내 아이들을 위해서
내 미래를 위해서였던 걸
요즘에야 깊이 깨닫고 느낍니다
이뤄놓은 업적도 없이
모아놓은 재산도 없는
덜렁 받은 목사란 직함
오직 그 하나만으로
자존심 지키며
양심을 지키며
성결함을 지키려고
애써온 나의 남편
온갖 역풍을 맞으며
인생의 위태함을 건네던 시절조차도
그저 침묵함으로 기도함으로
고비를 넘겼던 순간들
그렇게 남편은
무지했던 제게 소리 없는 학대와 말없는 고문을 당하며
잔소리에 지치면서도
가족의 삶을 책임지며 이 땅을 살아왔습니다
석 달이 지나면
50대
저는 남편에게 요구사항이 없어집니다
다만
지금보다 더 활기찼으면 더 건강했으면 바랩니다
그 흔한 집 한 채
적금통장 하나 없어도
믿음으로 그 모든 걸 감수하며
살아온 처절했던 시간들
우리는 함께
하늘을 보고
지는 노을도 보며
반짝이는 별도 바라 봅니다
말하지 않아도
잔잔한 미소만 있어도
바라만 봐도
행복이 뭔지 알아갑니다
적어도 이것만은 압니다
자랑스러운 업적도
흔한 방송출연도
이름을 날린 유명한 목회자도
자기이름으로 책 한권도 내지 못했지만
많은 시간들을
말씀과 씨름하며 살았고
보이지 않는 많은 믿음의 씨앗들을
뿌리고 살아왔음을
목회자의 가난을 마땅히 여기며
자식들에게
늘 미안한 맘으로
한평생 살아왔음을
자기세대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믿음의 세대를
언제나
영원히 꿈꾸며 살아온 세대임을
훌륭한 목사
부자인 아빠는 되지 못했지만
자랑스런 주님의 아들이 되기 위해
무진장 애쓰고 힘써왔음을 알게 됩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단한 삶
나실인으로
구별되어 살아야했던 남편의 직임
코골며
피곤하게
먼저 잠자리에 든
남편의 귀에 가만히 속삭입니다
여보
당신이 내 희망이야
당신이 내 소망이구
당신은 내 전부야..................라구요
코고는 소리에 묻혀버린
저의 고백을
아마
하나님도 같이 하지 않으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