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일을 쉬느니라
작성자명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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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0.11
나는 쉬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즉 일하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는 뜻)
내가 쉬는 것은 책을 읽는 것이다.
소파에 푹 파묻혀서 책읽기... 그러다가 잠시 달콤한 잠자기...
그의 안식에 들어간 자는 하나님이 자기 일을 쉬심과 같이 자기 일을 쉬느니라
오늘 말씀에 진정한 안식에 들어간 자는 자기 일을 쉰다고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경우처럼 책만 마냥 읽고 있으라는 말씀은 아닌 것 같다.
친정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셨는데 책이나 신문이나 잡지나 무엇이든지 손에 잡히는 대로
읽으시고, 사다 읽으시고, 따라서 교양이나 상식도 풍부하셔서 남들에게 가르쳐줄 것도 많고
생기있게 사셨다. 덕분에 나도 책읽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난 지금 친정 어머니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글을 읽을 염려가 전혀 없는 어머니에 대한 성토를 하려고 한다.
너무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짚고 넘어가야 겠다.
친정어머니는 항상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집안일은 전부 가정부가 했었다.
집안 일에는 손도 대지 않으셨다는 말이다.
본인이 집안 일을 하지 않으니 자연히 딸들에게도 집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다만 책 읽고, 신문 읽고, 아니면 주무시는 모습이 기억 난다.
그래서 청소 빨래 걸레질 같은 것은 아무나 때우면 되는 하찮은 일이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후에 일을 놓으시고 가정주부로 살림을 하실 때는
맏며느리로써 제사를 지내야 하는 날이면 정말 열심히 일하셨다.
그러나 그 외의 날, 집에 아무도 안오는 날, 아무 일도 없는 날이면
집안 일을 다 쌓아두셨다가 밤에 다 해치우셨다. 아침에 일어나면 남이 다 해준 것 같다고...
설거지감도, 빨래감도, 청소도 다 미루셨다가 이틀 삼일만에 한꺼번에 해치우신다.
그러자니 너무 힘드셔서 우리들에게 야단치고 짜증을 내셨다.
그러나 언니와 나는 집안 일을 하찮게 여기며 오직 공부, 공부에만 매달렸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CCC 활동하랴 공부하랴 연애하랴...
너무 바빠 내 방 청소조차도 못하고 다녔다.
어머니도 집안 일 외에 너무 할 일이 많으셨다.
아버지 사업의 중요한 파트너...
영어회화 공부(이민준비 하시느라)
내 동생(청각장애인) 공부 도와주시기...
고등학생이었던 우리들 입시전략 분석하기
신문도 앞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정독하기
내가 보려고 빌려다놓은 책은 먼저 독파하기
의미있고 중요한 일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집안 일은 최하순위로 항상 밀려나 있었다.
캐나다에 이민 가 살고 계시는 지금도
어머니는 집안 일보다는 바깥일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그 나이에 돈도 잘 버신다.
대신 빨래와 요리는 어머니가, 청소와 설겆이는 아버지가 각각 분담하신다.
집안 살림도 적성이나 유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나도 친정어머니랑 똑같기 때문이다. ㅜㅜ!
다만 나는 가정부가 없고 남편이 가사일을 전- 혀 분담해주지 않는 것이 다르다
돌아가며 어지르는 아이들이 셋이나 있으며,
또 아이들의 독서지도를 가르치는 일을 집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읽을 책은 많고, 수업 준비도 해야 하는데
우리 애들 빼고도 공부하러 온 아이들은 더 어지른다.
게다가 강아지와 고양이와 햄스터까지 한 가족이다보니...
남편이 일찍 들어와주지 않는 것이 고맙기만 하다.ㅋㅋㅋ
어머니처럼 책읽고 공부하는 일만 하라고 하면 정말 신나게 할 것인데...
밥 해먹고 치우고 빨고 개고 닦고... 하는 일은
결혼 12년차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힘들고 귀찮기만 하다.
그래서 나는 틈틈히 정리정돈하며 교회일이며, 학교 따라다니는 등, 자기 할일 다 하는 사람이 너무 부럽다.
집안 일 좋아서 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마는...
집안 일을 하는 동안에는 괜히 불안하고 다른 중요한 일들이 생각나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도우미 아주머니는 불러 봤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ㅋㅋ
그런데 집안 일들을 하기 싫다고 생각하며 씨름을 하다보니
안식할 수가 없는 거였다.
쌓인 설거지감을 보면 회개해야 할 죄가 쌓여있는 것 같고
뽀얗게 쌓인 먼지를 보면 그동안 둘러댄 하얀 거짓말들이 생각나고...
무질서한 책장을 보면 뒤죽박죽인 내 머리속이 보이는 것 같고..
아이들의 어지러운 옷장을 보면 내가 기도해주지 못해서 세상적 관심들로 가득
채워진 아이들의 마음 속을 보는 것 같고...
소돔과 고모라같은 죄악의 현장이 적나라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오전 내내 청소만 하며 황금같은 오전시간을 다 보내 버린다.
지금도 여전히 시간이 아깝지만... 영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내공을 쌓는 시간으로 바꾸려 한다.
그래서 김양재 목사님 설교를 크게 틀어놓는다.
그의 안식에 들어간 자는 하나님이 자기의 일을 쉬심과 같이 자기 일을 쉬느니라
하나님의 일과 나의 일,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과 내가 기뻐하는 일을 구분해 놓지 않는 것이
진정한 안식인 것 같다.
내가 공부나 독서만 열-쒸미 하고 집안 일 안하는 것은
말씀 묵상 신-나게 하고 적용하지 않는 것과 같다.
내 일들을 모두 하나님께 드린다.
내 삶의 어느 것 하나도 주님의 일이 아닌 것이 없기 때문이다.
주님,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청소도 깨끗하게 못합니다.
음식도 맛있게 못합니다.
정리정돈도 깔끔하게 못합니다.
아이들을 잘 기르지도 못합니다.
남편 내조도 잘하지 못합니다.
저는 100% 죄인입니다.
주께 가오니 나를 사용하소서.
주부의 때를 충성되게 하소서.
이 가정을 아름답고 창조적이고 질서있는 주의 것으로 바꾸소서.
우리 가족 구성원이 각각 독특한 주님의 은사대로 충성하게 하소서.
우리 가족 모두가 주님의 가정에서 안식을 누리며 자기의 일을 쉬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