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동안의 미국 광야 생활을 겪으며...
작성자명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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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0.10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온 선영이에요.
제가 다시 미국에 들어갈 날자 (16일)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미국 가기 전에 그렇게 주님의 소리를 듣게 해달라고, 주님의 뜻을 알게 하시고, 깨닫게 하시어 순종케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오늘 말씀에 (히 3:7-8) “오늘날 너희가 그의 음성을 듣거든 … 마음을 강퍅하게 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껏 내가 듣지 못했던 이유가 내가 강퍅했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내가 그렇게 듣게 해달라고 그래서 이제는 정말 주님을 위해 일하고, 주님을 위해 먹고, 주님을 위해 살고 싶다고 고백했지만 나의 12년 동안의 미국 광야 생활이 너무 익숙해지고, 당연해져 예수님이 내게 오셔서 얘기 하시는데도 들어도 듣지 못하고 보아도 보지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세상적인 것에 가치를 두고, 개인주의적인 것에 물들어 나도 모르게 강퍅해져 갔나 봅니다.
하나님이 제게 너무 많은 것을 주셨는데 정말 모든 것으로 다 채워주시고 거기다 나를 옆에 가까이 두고 싶으셔서 철저하게 당하는 고난까지 더해주시어 깊이를 더해주시고 낮아지는 마음을 주셨는데도 내 마음이 세상 것에 미혹되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잘 포장된 남편 그늘에서 어쩜 평생 미워하고, 억울해하고, 질투하며 끝마쳤을 나를, 남편으로부터 출애굽 시키시는 은혜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은혜를 잊은 듯 미국 가서 여기가 좋사오니 하며 초막지고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당했으면서도, 그리고 지금은 내게 주신 사건이 내게 꼭 필요한 소중한 사건이었음을 알면서도 문득문득 나는 예수님과 목사님의 인터넷 주일 설교와 함께 초막 짓고 미국에 살고 싶다고 합니다. 고백하건대 아마 수요예배 설교를 인터넷으로 만드셨다면 저는 뒤도 안 돌아보고 미국에서 초막 짓겠다고 했을 겁니다.
그런데 내가 하나님의 은혜를 저버리고 내 욕심대로 하면 결국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무섭게 말씀하십니다. 혹 내가 침 삼킬 시간에도 예수님이 얼굴 돌리실까 걱정되는데… 내게 안식을 빼앗아 가신다니 미국 가서 정리하고 돌아와 한국에서 우리들 교회에 초막 짓고 살아야 될 것 같습니다.
유혹에 약한 내가 실족할까 걱정하시고, 기도해 주시는 목장식구들, 그리고 여러 목자님들과 집사님들, 그리고 말씀으로 콕콕 찌르시는 사랑하는 목사님과 나의 출애굽의 삶을 시작하며 우리들 교회에 초막 짓기 원합니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하고 싶어 주의 음성을 듣기 원하는데 이제껏 말씀하셨어도 내 귀가 막히어 듣지 못했고, 소경이 되어 확인할 수 없었고, 마음이 강퍅하니 12년의 미국 광야생활에도 나는 아직도 베드로처럼 졸고 있습니다. 그러나 눈 비비며 예수님 쫓아가는 베드로처럼 이렇게 둔하고, 분별력 없는 나도 그냥 순종하며 돌아오겠습니다.
아무리 이곳 생활이 답답하고, 숨막히고, 불편하고, 내 입에 맞는 것 하나도 없더라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목사님의 수요예배 설교 듣기 위해, 사랑하는 우리들 교회 지체들 만나기 위해 돌아오겠습니다. 설사 내가 돌아와서 당장 할 일을 찾지 못하더라도 담대히 돌아오기 바랍니다.
다만 내가 너무 연약하기에 미국에 있는 동안 유혹 받지 말고, 시험에 들지 말고, 너무 시간 지체하지 말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합니다. 이제는 순종하는 믿음의 자녀가 되기를 원합니다. 혹이나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미국 가서 시험 들어, 거기가 좋사오니 돌아가지 않겠다고 할까 하는 두려움에 오픈 합니다.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나는 한국에 아무 인맥도, 학연도, 지연도 없지만 하나님의 끈만 붙들고 끝까지 견고히 잡고 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