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는 남자/롬16장때 아닌 모기와의 한판을 치르라고 9시까지 늦잠을 잤는데
어머니께서 전화로 불호령을 하시는 바람에 부랴부랴 2006년 추석 채비에 들어갔습니다.
우리 집은 제사도 지내지 않으면서 음식은 다 장만하기 때문에
확실히 다른 집에 비해 며느리들이 고생을 많이 합니다.
추석 상차림 중에 모시 잎으로 만드는 송편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드만
이것을 꼭 해야 하는지 심부름하는 입장에서는 번번이 입이 나옵니다.
하지만 어머니 생전에는 별수 없는 일이라
아직까지는 입을 꼬옥 잠그고 시키는 일 죄다 하고 있습니다.
모시 잎이 장운동과 이뇨작용, 당료, 여성의 하혈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웰빙메니아들에게 인기가 있는 모양인데 우리 가문에선 적어도 40년 동안
해마다 모시 잎으로 송편을 만들어 먹었다는 것이 아닙니까,
제가 운전하고 예주, 각시, 어머니 네 명 이서 장(Shopping)을 보는데
어머니께서 일일이 계산을 하였습니다.
고사리, 토란, 도라지,당근, 모두 국산이랍니다.
방앗간은 예년에 비해 한산했습니다.
송편1kg에 6000원 이라고 써 붙인 글귀가 눈에 확 들어 왔지만
입도 벙긋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잘 손질해 놓은 모시 잎이랑 모 쌀을 곱게 빻아서
익반죽을 한 후에 본격적으로 손 반죽을 하는 것이 가장 큰 일입니다.
아~
모시 잎 반죽 다섯 뭉치를 한 시간 동안 으깨는데 이것은 결코 장난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 예주를 비롯해서 온 식구가 밤이 맞도록 송편을 빚으면
여수,포천,군산,불광동에서 사위 놈들이 올 것이고
옆구리 터진 송편부터 예쁜 초승달 송편이 김을 모락모락 내겠지요.
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그믐날 밤 주 안에서 나의 뵈뵈와 루포에게
거룩한 입맞춤으로 문안합니다.
메리추석

주님, 한가위를 주시어 교제하게 하시고 쉼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제가 휴무 기간을 통하여 동역자들의 사정을 살피고 돌아보겠습니다.
특별히 흩어져 있다가 만나는 가족들을 주 안에서 합당한 예절로 영접하고
필요를 채울 수 있도록 서포터가 되게 하옵소서.
복음을 주셔서 성도를 능히 견고케 하시는 주님,
제가 선한데 지혜롭고 악한데 미련하므로 좋은 성도가 되게 하옵소서.
2006.10.6/헤세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