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이는(?) 마음으로...
작성자명 [정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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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0.04
상담 학교, 매 주 숙제가
다음 주 공부 할 교과서 요약 정리와, 나만의 행복 지수를 적어내는 것이다.
매 주, 제자반 숙제도 있고, 한어부 숙제도 있고…
숙제는 밀리면 힘들어지니까 바로바로 해야하는 오늘은 10월 3일,
큰 녀석의 18번째 생일이다.
아침에 ‘로마서 15:14~21’ 내게 베푸신 은혜를 찬양하면서,
나의 블루오션은 어디인가 생각한다.
(하도 잘 쓰이는 말이라 흉내내며 나도 써 보았더니, 내 말이 아닌 듯 어색하다.)
‘나로 인하여 주의 소식을 받지 못한 자들이 볼 것이요,
듣지 못한 자들이 깨달으리라.’
여전한 일상,
새벽 6시 40분에는 나가는 두 아이들, 아침은 학교에서 먹는다고 샌드위치 싸 달란다.
6년째, 늘 거의 같은 방법의 빵을 싸가는 남편 도시락,
처음에 한 동안 날마다 도시락 편지를 썼더니,
매일 똑같은 얘기, 쓸데없는 짓, 하지 말래서 그만 두었지만,
먹는 메뉴는 거의 같다…. 늘 투정없는 남편이 고맙다.
8시도 못되어 아이들이 오고,
집 앞에서 타는 막내의 학교 버스에, 손 흔들어 준다.
(이것도 나만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큰 역할을 한다.
막내는 버스 기다리는 곳에 함께 나가는 것은
5학년인데요…하면서 혼자 나가지만, 버스가 다시 집 앞을 지날 때,
손 흔들어 주면 무지 좋아하면서 손을 계속 흔든다.)
또 다섯인 날이다.
그네와 미끄럼…밖에서 많이 놀아도 여전히 낮잠은 한 녀석만 1시간 정도 잤다.
컴 앞에 앉거나, 다른 여유의 시간은 조금도 없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지낸 행복한 시간들, 감사하다..
오늘부터 주기도문을 외웠다.
집에 갈 때쯤에는 두 녀석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는 다 외웠다.
그 중에 한 녀석은 아예 따라 할 생각도 않으니, 더욱 많이 안아 주면서 마음을 열게 해야지…
큰 아이 생일이지만, 축구 시합이 있어서 함께 저녁도 못 먹고,
남은 식구들, 급히 간단한 저녁식사를 차려 주고, 상담학교 공부하고 왔다..
강의를 들으면서 숨겨진 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행복하다.
늘 나를 물가에 세워 놓은 어린 아이 취급 하는 교장 선생님(?) 같은 남편을
이해하게 되어서도 좋았다.
좋아서 몇 번 읽은 데이빗 A 씨멘스 목사님 책들의 어떤 귀절들도,
정태기 교수님, 양은순 교수님의 말씀들도 생각나고…
믿음인지, 성품인지, 이미 준비되어 있는 듯한 내 마음가짐에도 감사하다.
들어오자 마자,
생일 맞은 녀석이 “아빠, 엄마 절 받으세요” 하면서,
잘 키워주셔서 고맙다고 큰 절을 했다.
나도, 남편도, 안아주면서 고맙다고 했다. 참 뭉클하다.
8~9년 전부터 아이들의 생일날에는 선물을 주는것이 아니고,
세 아이들 모두에게 큰 절을 받도록 교육했다.
처음에는 엎드려서 절 받기였지만, 이제는 시키지 않아도 하는 것인 줄 안다.
그리고는 서로 감격해한다... 때로는 형식도 꼭 필요한 교육이 된다.
18년 동안, 키워 주신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당신 것입니다!!!
상담 학교 숙제 중에 제일 힘든 숙제가 있다.
3달 동안, 하루에 3번, 남편에게
“나는 당신을 존경해요.
당신 만나서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예요. 감사해요. ” 하라신다.
다 아신다고 하시면서...
읽고 쓰는 숙제는 오히려 재미있고 쉽다.
이유나 토, 달지 말고 석 달씩이나... 하루 세 번씩이나...!
진심으로 해야하는 숙제는 생각만 해도 버겁다.
하지만, 왠일인지 생각만해도 행복해지는 기분 좋은 숙제이다.
분명히 “ 쓸데없는 짓~~~~ 이라고 절대로 예쁘게 말할 줄 모르는 남편을
과연 석달이나 약 먹이는(?) 마음으로 참아낼 수 있을까?
(2006.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