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의 하나님
작성자명 [김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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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8.04
욥 21:17~34
친정엄마가 며칠 동안 다녀가셨습니다.
엄마는 내일 모레로 80번째의 생신을 맞이 하시는데,
아마 믿음의 연륜은 40년 정도 되신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바람으로 교회에 나가게 된 엄마는,
그 때나 지금이나 믿음의 열심이 대단하십니다.
큰 수술 후 몸이 불편하지만 혼자 사시기에 부축해 줄 사람이 없어도,
수요예배는 물론 금요철야까지 꼭 참석하시고...
아침에 중보기도를 2~3시간씩 하신 후,
성경을 2~3장씩 읽으십니다.
그만큼,
엄마 인생에 있어서 하나님은 절대적입니다.
엄마의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고,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언제나 100%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엄마는 집안의 장손을 하루 아침에 데려 가셨을 때도,
심장 혈관을 이식하는 큰 수술을 하셨을 때도,
아버지가 교회에서 내침을 당하셨을 때도,
하나님을 향해 차마 원망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내가 죄인 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십니다.
그런데 엄마를 가끔 만날 때나, 이번에 함께 있으면서 느낀 것은,
엄마에게 남편은 여전히 악인 으로 남아있다는 겁니다.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짓밟은,
원수로 남아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엄마는 돌아가시면 아버지와 합장을 하려고 사 놓은 묘에,
절대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십니다.
이 땅에서 어쩔 수 없이 함께 산 것도 억울한데,
거기까지 가서 합장을 하는 것은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 하며,
자신은 꼭 화장을 해서 아무데나 뿌려 달라고 하십니다.
일생을 매여 살았기 때문에,
죽어서라도 자유롭게 되고 싶다고...
그래서 이번에 며칠 모시고 있으면서,
아버지가 그렇게 수고하지 않았으면 우리 가족은 절대로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을거라고..
엄마는 그래도 외증조할머니와 외할머니의 기도가 있으셨던 분인데,
하나님과 담을 쌓고 점보고, 굿하고, 제사드리고 우상을 섬기니 하나님께서 그리 하신거라고..
아버지가 엄마를 그만큼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내 남편이 세상에서 최고로 잘난 줄 알았다는 엄마가 하나님 앞에 나갔겠느냐고..
잠시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다 지옥가는 것 보다,
힘들고 어려웠어도 하나님을 만났으니 그게 전부 아니겠냐고..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엄마는 아주 간신히,
그럴까... 하는 짧은 대답을 하셨습니다.
저의 엄마는 평생 갖은 욕설과, 매맞음과, 내어 쫓길 위기를 견디며 가정을 지켜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자식들은 그 엄마에게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엄마가 그렇게 하지 않으셨으면,
지금쯤 저희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그러나...그랬기 때문에,
입으로는 죄인이라고 하지만 속은 너무 너무 의인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악을 저지르다,
천국 가신 아버지를 엄마는 지금도 해석할 수 없는 겁니다.
그 아버지를 구원해 주시고, 인도해 주시며, 천국 가게 하시는 하나님을,
죄인의 하나님을,
엄마의 구원을 위해 악역을(?) 맡으신 아버지를,
이해 할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입으로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다 옳다고 하면서,
아버지는 아직도 원수로 남아있는 겁니다.
엄마의 고정관념과 가치관을 몇 마디의 설명으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엄마의 인생을 해석해 드리기엔 너무 연로하셨지만,
그래도 남은 시간 악인 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도록 애써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욥은,
자기를 악인으로 몰아세우며,
그래서 자식들이 죽고 멸망했다는 친구들에게 악인에 대한 재해석을 해 줍니다.
그들의 고정관념과, 가치관에 가두어 놓은 하나님에 대해,
그들이 생각하는 멸망의 가치관에 대해,
그들이 생각하는 이론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욥을 악인으로 몰아 세우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해 줍니다.
저의 엄마는 이 정도로 유식하거나,
아버지에 관한 일이 아니면 이정도로 주장이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엄마에게,
죄인 의 하나님에 대해 설명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스스로 의인인 엄마가 아직 모르는 하나님,
죄인인 아버지를 인도해 오신 하나님을,
정죄하는 자가, 스스로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자가,
더 악인이라는 것을 설명해 드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