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닭없이 그를 치게 하였어도
작성자명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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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7.11
며칠 전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무거운 짐을 든 분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고 했습니다.
저는 ‘오픈’ 버튼을 눌러주려고
얼른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지요.
그랬더니 저보고 “내린 다음에 타지 왜 그렇게 서두르느냐”고
인상을 찌푸리며 한 마디 하시더군요.
실은 그 엘리베이터가 밖에서 누르면 문이 닫히는 경우가 있어서
안에 들어가 ‘오픈’을 눌러줄 생각이었는데...
저는 뭐라고 말도 못한 채 어색(?)해졌습니다.
살다 보면 가끔 까닭없이 오해 받는 일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약간 억울한 기분이 듭니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생각하지만
오해를 풀길이 없어서 막막하기도 합니다.
작은 오해만 받아도 억울한데 욥은 얼마나 억울했을까요?
그는 이해되지 않은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을 겁니다.
저는 제가 감당하기 힘든 아픔을 느꼈을 때 많이 절망했습니다.
도저히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지요.
그때 제가 한 생각들은 너무나 복잡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떻게든 제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힘을 빌지 않고 저 스스로 그 문제를 떨치고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 인내심과 의지를 시험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풀어야할지 방법을 모르는 저에게
하나님은 그 방법을 가르쳐주셨던 것 같습니다.
욥은 아들딸을 잃고 몸에 부스럼이 나서 힘든 상황입니다.
그의 가슴은 갈갈이 찢기는 듯 아팠겠지요.
누가 그 심정을 이해할까요? 오직 그밖에는 모를 아픔입니다.
정상적으로 그가 살아갈 수 있을까요?
사람에게 위로와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는 스스로 오직 하나님 앞에서 그 상황을 극복해야 할 겁니다.
하나님이 그를 일으켜 세워주실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겁니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언가를 잃게 되면 허전해하고 아파하는 것은 우리의 공통된 마음인 듯합니다.
아픔이 찾아올 때... 우리는 빛 쪽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
어둠 쪽으로 뒷걸음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아픔을 주시고
어느 쪽으로 가는지 지켜보는 분이십니다.
약속을 믿는다면, 하나님을 믿는다면
아픔은 얼마든지 넘어설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아픔을 겪는다고 해도
시간 속에서 하나님은 천천히 길을 열어 주시니까요.
절망의 깊이가 아득할지라도
아픔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깨우침을
하나님은 꺼내 보여 주시니까요.
억울하게 느끼는 것을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는
순전히 우리의 몫이고 우리의 선택이지요.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나타날 겁니다.
스스로 알 수 있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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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하나님, 아무 까닭없이
고통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욥을 통해 봅니다
헌 신문지 같이 지친 몸으로
땅바닥에 주저앉아 눈물 흘리면서도
그는 믿음의 심지를 돋구어둡니다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때로 아픔을 주시는 주님,
어려운 처지에서도
절망에 빠지지 않게 하십시오
당신의 크고 밝은 사랑을
찾게 하십시오
당신은 어둠 속에 빛을 쟁이고
한 겹 한 겹 보게 하십니다
상상 못할 깊은
기쁨을 맛보여 주십니다
저를 넘어뜨린 돌멩이들이
하나님 집을 짓는
주춧돌로 언젠가 쓰임 받을 것을 저는 믿습니다
발부리에 걸린 돌멩이들에
오히려 감사하면서
날마다 하얗게
빛 쪽으로 건너가게 하십시오 (2006/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