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사건
작성자명 [김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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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1.03.12
민 7:1~11
며칠 전,
아침에 일어나니 오른쪽에 담이 들었습니다.
일어나거나 앉을 때 마다 허리가 아프고,
고개 돌리기도 힘들고, 팔 다리까지 저렸습니다.
그러자니 앉고 일어설 때 마다 신경이 예민해졌고,
움직일 일이 있으면 몇번 생각 한 후에야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제가 힘든 것을,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늘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니까,
또 그런가보다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 부부는 이런 상황이 많기 때문에 저도 그런가보다 했는데,
저녁 식사를 하며 결국 제가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저녁 반찬으로 야채와 쌈장이 있었고,
난 그날은 앉아서 식사하는 것 조차 힘들었는데,
남편은 가만히 앉아,
식사하는 저에게 쌈장이 있는데도 고추장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남편의 그 소리에 확 열을 받았습니다.
그럴 때는,
남편에게 얼마나 아픈지 설명해 주고,
당신이 찾아 먹으라고 하면 될텐데..
그런 말하는 것 조차 구차해지는 것 같아,
일어나 고추장을 찾아줬기에 더 생색이 났습니다.
그랬는데도 남편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제가 설거지를 하는 것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거의 그릇을 깰 수준의 설겆이를 하며,
남편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렇지..나 아픈 것 하나도 모르지..
내가 완전 누워 버리지 않으면 살만하다고 생각하지..
아니, 그렇게 허리 아프다는데 고추장까지 달래..?”
그리고 그 때서야,
남편은 분위기를 알아차렸습니다.
남편과 32년을 살았는데,
저도 남편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나이 들어가며..
서로 원하는 것만 많아지고, 서로 자기만 편하려 하고,
서로 뭘 원하는지 알아도 적당히 모른 척하고,
그러다 한계상황이 되면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 합니다.
남편에게 소리를 지른 후,
여전히 남편과의 관계에서 합격하지 못하는 내 모습과,
내가 참을걸...하는 생각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오늘,
족장들에게 하루 한 사람씩 예물을 드리라는 말씀을 묵상하며.
작은 사건 조차 예물이 되지 못했던 그 날이 떠올랐습니다.
남편에게 조차 예물이 되지 못하는데..
하나님께, 그리고 윗 질서와 지체들에게는 어찌 예물이 되겠는지요..
때론 수레가 되어주고.
때론 소가 되어 주고.
때론 메고 가고.
때론 각 마음에 필요한 기름을 발라주어야 하는데..
가정에서 부터 합당한 예물이 되어야 하는데..
말씀은 이렇게 깨달으면서,
제 현실은 아직 예물이 되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저를 영적 레위인으로 세우기 위해,
예물이 되어 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를 다시금 새깁니다.
오늘은,
초원지기에 합당한 예물을 드리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누군가 예물이 되어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처럼,
저도 순종함으로 예물이 되길 간구드립니다.